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표적인 ‘폴리널리스트’이자 막말 수준의 표현으로 정치 분열과 편 가르기에 앞장서온 <문화일보> 논설위원 출신의 윤창중 수석 대변인을 인선한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야당과의 ‘허니문’도 당선 일주일 만에 깨졌다.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26일자 조선·중앙·동아일보 등은 박 당선인이 MB(이명박)정부의 ‘낙하산 인사’ 관행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을 앞세웠다. 박 당선인 ‘인사 스타일’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나선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조중동 1면은 박근혜 당선인의 MB ‘낙하산’ 인사 비판…차별화 ‘주력’
26일자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각각 <朴 “공기업 낙하산 안돼” 현정부에 경고>, <박근혜 “공기업 낙하산은 잘못”>를 뽑았다. 그리고 <조선일보>도 1면에 <“공기업,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는 안돼”>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박 당선인의 첫 인사, 즉 윤창중 수석 대변인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당선인은 정작 자신의 인사를 둘러싼 논란엔 침묵하며 MB 인사의 잘못을 지적하고 나섰다. 윤 수석 대변인을 둘러싼 논란에도 ‘전문성’에 우선 가치를 뒀다고 강조하는 박 당선인이 MB정부와의 ‘차별화’를 앞세우고 나선 것으로, 이들 신문 역시 박 당선인의 ‘뜻에 맞춰’ 움직인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들 신문 외에도 <국민일보>, <세계일보> 등도 MB정부의 공기업 낙하산을 비판하는 박 당선인의 말을 1면 머리에 실었다.
<한겨레> 1면 기사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5일 윤창중 수석대변인 임명에 대해 “전문성이 중요하고, 그 외 여러 가지 생각해서 인선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추모 인파를 ‘황위병이 벌인 거리의 환각파티’라고 매도하는 등 막말 수준의 표현을 쓰며 분열과 편가르기에 앞장서온 윤 수석대변인을 첫 인사로 단행한 데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윤 수석대변인은 2009년 6월5일치 <문화일보> 칼럼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를 두고 “6월이 끝날 때쯤이면 대한민국은 황위병 세상으로 뒤집어질 것”이라며 ‘저 벌떼 같은 황위병들’, ‘황위병 광기를 또 눈 뜨고 지겨봐야 하는 것보다’, ‘황위병이 벌인 거리의 환각파티’ 등의 표현을 동원해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권력에 줄을 대 정치권과 언론을 거듭 넘나든 그의 행보를 두고서도 대국민 소통과 언론을 담당하는 수석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태우 정부 청와대 행정관으로 옮겼다가 언론계로 되돌아왔던 그는 1997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보좌역으로 있던 중 김대중 정부의 실세였던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에게 청탁해 <문화일보> 논설위원으로 입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권 고문은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세계일보> 정치부장과 이회창 후보 특보를 했던 그가 나와 함께 일본 게이오대 연수를 했다. 그 인연 때문에 당시 <문화일보> 사장한테 추천했다”고 말했다.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첫번째부터 국민과의 약속을 위반했다. 추가 설명을 하거나 실수였다면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말로만 대통합이고 분열을 확대·극대화할 소지가 커 대단히 우려스럽고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윤창중 “제 글과 방송으로 상처 입은 분들께 송구”
이런 가운데 윤 수석 대변인은 25일 “제가 쓴 글과 방송에 의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많은 분들에게 깊이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경향신문> 3면 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윤 수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첫 인사차 박선규·조윤선 대변인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박근혜 정부를 바로 세워 가장 성공한 정부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책무의식을 절감해 박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출발하는 데 작은 밀알이나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극우 편향성 논란을 의식해 “언론인 윤창중에서 벗어나 박 당선인 국정철학과 대한민국 국가 청사진을 제시하는 위치에서 달라질 것”이라며 “제가 쓴 글과 방송에 의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많은 분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진다”고 말했다.
노태우 정부 청와대 행정관,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 보좌역 등 정치권을 오간 행보를 놓고 “30년 동안 파란만장한 언론계 생활이 있었다. 자발적으로 정치권에 들어온 것은 아니고 생활인이기 때문에 권부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라며 “언론계에서 활동하면서 청와대와 집권당이라는 권력의 심장에서 권력 메커니즘을 관찰한 경험은 언론인으로서 활동하는 데 자양분이었고, 개인적으로 결코 부끄러운 과거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은 “윤 수석 대변인은 그간 정치권에 조언을 하는 교수들에게 ‘권력의 강아지로 전락한 폴리페서들’이라고 비난해왔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인사를 두고 ‘철통 보안 인사’, ‘깜짝 인사’ 등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간 하마평에 오르지 않은 인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벌어지는 파워 게임이나 인사 로비 등의 잡음을 막기 위해서는 인사 과정의 보안이 어느 정도 필요한 측면이 있지만 지나친 비밀주의 인사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국일보> 3면 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박 당선인을 보좌할 신임 비서실장과 대변인들은 25일에도 인수위 후속 인사를 묻는 질문에 “딱히 언제라고 말할 수 없다”, “당선인의 별 다른 언급이 없어서 정말 알 수 없다”등의 ‘전망’만 내놓았다. 앞서 24일 오후 6시 인선을 발표한 이정현 최고위원조차 인선 절차에 대해 “5시 40분에 전화로 내용만 전달 받아 아는 바 없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가 갖는 파급력을 고려할 때 보안을 중시하는 스타일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문제는 인사가 지나치게 폐쇄주의로 치달을 경우 인재풀이 좁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 당선인이 다양한 채널로 의견을 듣지 못한다면 일반 여론과는 동떨어진 사람이 주요직에 진입할 수 있다.
‘깜깜이 인사’는 언론 등을 통한 사전 검증이 부실해질 소지를 늘 안고 있다. 지난 2월 허위 학력 사실이 드러나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에서 사퇴한 진영아씨가 대표적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인사에서 보안보다 중요한 것은 검증”이라며 “대선 수개월 전에 인수팀을 꾸리는 미국과 달리 우리는 인선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하므로 인사 과정이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MBC, 이근행·정대균 ‘특별채용’ 결정…박근혜 당선인에 대한 제스쳐?
MBC가 2년 6개월여 전에 해고한 이근행 전 노조 위원장과 정대균 노조 수석부위원장을 특별채용하기로 결정했다. 외견상으로는 해고자 복직을 주장해온 MBC 노조의 요구사항을 사측이 일부 들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해고 취소 후 복직이 아닌 특별채용이라는 형식과 나머지 해고자들과 차별적인 조처라는 점에서 의문을 낳고 있다. <경향신문> 12면 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MBC는 지난 24일 임원회의에서 다음달 1일자로 이 전 위원장과 정 부위원장의 특별채용을 결정하고 이들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다. 이 전 위원장은 2010년 3월 취임한 김재철 사장 선임을 반대하며 39일간의 파업을 이끌다 그해 6월 해고됐다. 정 부위원장은 진주·마산 MBC 통폐합을 반대하면서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주도했다가 같은 해 7월 해고됐다.
갑작스레 특별채용 대상이 된 당사자들은 노조와의 상의를 통해 사측 결정을 따를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MBC 노조는 26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확정 이후 처음 열리는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예상치 않았던 MBC 사측의 이번 특별채용 배경을 놓고 노조는 MBC 안팎에서 쏟아지는 사장 퇴진 요구를 완화하기 위해 김재철 사장이 박 당선인 측에 보여주는 일종의 제스처로 분석하고 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25일 “대통합을 내건 대통령 당선인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MBC 정상화가 대두된 상황”이라며 “이번 특별채용 조치는 김 사장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임기를 보장받기 위한 돌발 행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만기 출소 정봉주 “‘나꼼수’, 유통기한 끝나”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진행자였던 정봉주 민주통합당 전 의원이 25일 충남 홍성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하며 언론 인터뷰를 통해 “(더이상) <나꼼수> 안 한다. <나꼼수>는 한시적으로 묶인 하우스 밴드(특정 라이브 장소와 전속 계약을 맺은 밴드) 성격이었다. 이제 유통기한이 끝났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 등에 연루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죄 등으로 지난해 12월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중앙일보> 6면 기사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출소 직후 인터뷰에서 “우리(<나꼼수>)가 우리 얘기를 하는 데만 익숙하고 소통이 부족했다”며 “이번 대선 결과를 보니 많이 엇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국민들을 직접 만나는 토크콘서트에 주력하되 온라인 등에서 충분히 토론한 후 얘기하는 방식으로 쌍방향 소통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의 팬클럽인 미권스(정봉주와 미래권력들)가 그동안 정치에 많이 개입했다는 지적에 대해 “미권스는 제 든든한 원군인데 이 분들도 편 가르기나 쏠림 정치에 익숙한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어디로 쏠리거나 편을 가르고 싶어 한다. 그런 건 하지 말아야 한다. 토크콘서트를 하면 미권스 분들이랑 함께 공부한다는 자세로 멀리 보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출소 행사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국민을 생각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우리를 지지한 48%의 국민이 아파하거나 좌절하지 않길 바라고 나머지 51%의 국민께도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하지 말라. 좌절하지 말라. 좌절은 죄송하지만 개나 갖다줘라”고 했다.
2012년 예능의 큰 흐름 중 하나는 ‘정치풍자’였다. 내년에는 더욱 많은 프로그램들이 정치풍자에 나설 계획이다. 그 흐름의 선두에는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있다. <개콘>은 새해에는 더욱 많은 정치풍자 코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경향신문> 23면 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이미 <개콘>에는 사회의 모순을 다룬 두 코너가 방송 중이다. 허안나·이희경·송영길 등이 출연하는 ‘노애’는 조선시대 계급사회를 풍자하고, 김준호·홍인규·최효종 등이 출연하는 ‘갑을 컴퍼니’는 상관과 부하직원으로 대표되는 현대 계급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지난 방송분에서 대통령 당선인에게 따끔한 충고를 한 ‘용감한 녀석들’도 정치풍자를 코너 안 깊숙이 끌어들였다.
<개콘>의 박성호는 “지난해 ‘남성인권보호위원회’를 통해 강기갑 의원을 흉내내기도 했다”며 “내년에는 <개콘>에서 정치풍자 개그를 조금 더 수위를 높여서 했으면 좋겠다. 그 정도의 수위는 온 가족이 모두 부담없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수민 책임PD 역시 “새해에는 권력관계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보고 싶다”며 “정치풍자도 자연스럽게 많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지상파와 케이블도 마찬가지다. SBS는 대선주자들을 패러디한 ‘짝’에서 각각 박근혜 당선인, 문재인·안철수 전 후보 등을 패러디했다. MBC <코미디에 빠지다>의 김명진 PD는 최근 간담회에서 “나도 풍자를 좋아한다”며 “일단 프로그램이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패러디나 풍자보다는 공감을 얻는 코너로 먼저 접근하고 좋은 아이템이 있다면 풍자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은 케이블에서는 더욱 강한 풍자가 등장할 기세를 보이고 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tvN <SNL 코리아>는 대선정국의 각종 이슈를 패러디하며 시청률을 높였다. 대선주자들의 모습을 텔레토비 캐릭터에 빗댄 ‘여의도 텔레토비’와 정성호, 김민교, 김슬기 등의 연기자를 앞세운 ‘약심장’이나 ‘베이비시터 면접’ 등도 대선관련 토론과 이슈를 재빠르게 반영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기사에 따르면 내년 2월 중 시작하는 ‘SNL 코리아’ 시즌 4에서는 박근혜 당선인을 빗댄 ‘또’(김슬기)가 반장이 된 여의도 상황을 그릴 ‘여의도 텔레토비’ 후속편을 준비하고 있다. 한 주의 시사 이슈를 정리하는 ‘위켄드 업데이트’ 외에도 정치풍자 고정 코너를 하나 더 마련할 예정이다.
‘SNL 코리아’의 안상휘 책임PD는 “정치풍자는 ‘현실을 반영한다’는 방송의 순기능을 잘 이용한 사례 중 하나”라며 “1980년대에 풍자가 유행한 이후로 그동안 안방에서 정치풍자를 볼 수 없었던 것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겐 갈증을 일으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원 “MBC 드라마 ‘선덕여왕’ 표절”
<세계일보> 11면 기사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5부(부장판사 권택수)는 뮤지컬 제작사 ‘그레잇웍스’ 김지영 대표가 MBC 드라마 <선덕여왕>이 자신의 창작뮤지컬을 표절했다며 MBC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1000만원 등 2억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쓴 대본을 기초로 한 뮤지컬, 책이 드라마 관계자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대본과 드라마의 전체적인 줄거리나 등장인물 성격, 갈등이 상당히 동일해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