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 개편안에서 방송통신 진흥 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에 맡기고 현행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규제 업무만을 담당케 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17일 “발상 자체가 뜬구름 잡기 식”이라고 비판했다.
양 위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일례로 정부가 ‘2015년까지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을 하라’고 하면 규제이지만, 이를 위한 지원책은 진흥으로 하나의 정책이 통으로 해결돼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규제와 진흥을 분리하겠다는 건 탁상공론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은 방송통신 진흥 업무를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에 맡기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미래창조과학부는 기본적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진흥을 염두에 둔 부서로, 육상경기에 비유할 때 장거리나 마라톤에 해당한다. 반면 ICT(정보통신기술)와 방송 영역은 단거리에 비유할 수 있다”며 “100미터 선수와 마라톤 선수를 같은 부처에, 같은 콘셉트로 집어넣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방통위 위상이 작아지는 데 대한 반발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양 위원은 “ICT 경쟁력이 세계 3위 수준에서 16~17위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현 정부 출범 이후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 방통위 등 네 곳에서 ICT 관련 업무를 했는데 앞으로 (미래창조과학부를 더한) 다섯 곳으로 (업무를) 찢어놓을 경우 ICT 경쟁력이 살아나겠냐”고 반박, ICT 경쟁력 강화를 위한 문제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양 위원은 지난 15일 MBC가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외압으로 특별대담 <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을 긴급 편성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방문진이 외부 압력에 대한 보호막이 돼야 하는데 오히려 지금의 논란을 일으키고 본분을 망각한 행동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방문진에서 한 마디 했다고 그 다음날 바로 제작지시를 하는 MBC 경영진 또한 방송제작 환경에서 엄청나게 벗어난 탈선 행위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