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자 기소, 언론 자유 위축시키는 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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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보도의 공익적 가치 인정해야”

정수장학회 소유의 MBC 지분 매각과 관련한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의 비밀회동을 보도한 최성진 <한겨레> 기자가 불구속 기소된 데 대해 한국기자협회 박종률 회장은 21일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중대한 과오”라고 비판했다.

21일 오전 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박 회장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일선 기자들이 사전에 자기 검열을 강화하게 된다면 언론 본연의 취재활동이 크게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미네르바 사건, KBS 정연주 사장 해임사건, <PD수첩> 사건 등이 모두 언론의 취재자유를 위축시켰던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비밀회동이 있었던 지난해 10월8일 최성진 기자는 최필립 이사장과 정수장학회 논란 등에 대해 통화했다. 이후 최 이사장은 통화종료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않은 채 MBC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이상옥 전략기획부장과 함께 정수장학회 소유의 언론사 지분매각에 대해 논의했다. 최 기자는 이 내용을 녹음해 같은해 10월 13일과 15일 <한겨레>에 보도했다.

이에 MBC 측은 도청 의혹을 제기하며 최 기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정수장학회를 압수수색하고 최 기자를 소환하는 등 여러 조사 끝에 최 기자에 대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며 지난 18일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박 회장은 “최 기자의 보도행위는 사회상규를 위반하지 않은 정상적인 취재로 위법성과 책임성 조각사유에 해당한다”며 지난 2005년 당시 이상호 MBC 기자가 보도한 ‘삼성 X파일’ 판례를 예로 들었다.

박 회장은 “이상호 기자의 경우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1심에서는 무죄판결을 받았고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대법관 13명 중 5명이 무죄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만큼 공익적 가치가 인정이 됐다”며 “공영방송사 지분 매각건도 공익적 가치가 사생활의 비밀보다 훨씬 크게 보도를 해야 된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 회장은 “최필립 이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 같은 경우 정수장학회 지분매각 논의와 관련해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이 됐었는데 무혐의 처리됐다”며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일단 법원의 판단을 지켜볼 것”이라며 “최 기자와 계속 대화하고 협의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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