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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에서 다시 출발할거예요”

[인터뷰] 1년 여 만에 돌아온 MBC ‘무릎팍도사’ 박정규 PD 최영주 기자l승인2013.01.23 10: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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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무릎팍도사>의 MC들. 왼쪽부터 '야망동자' 광희, '무릎팍 도사' 강호동, '건방진 도사' 유세윤. ⓒMBC
2011년 9월 강호동의 연예계 잠정은퇴 선언과 함께 방송을 중단했던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가 2012년 11월 강호동의 복귀와 함께 부활했다.

그러나 1년여 만에 목요일 밤 시간대로 돌아온 <무릎팍도사>는 아직 예전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년간의 공백은 길었고 MC인 강호동에게도 자신의 페이스를 회복할 시간이 아직 더 필요해 보인다. 또 그동안 치고 올라온 경쟁작들도 만만치 않다.

지난 21일 고양 MBC드림센터에서 토크 프로그램의 범람 속에서 1년 여 만에 다시 돌아온 <무릎팍도사>를 맡게 된 박정규 PD를 만나 그의 고민과 계획을 들어봤다.

박 PD는 1995년 MBC에 입사해 <느낌표>, <전파견문록>, <일밤> 등을 연출하다 2008년 10월부터 <황금어장>을 맡으며 <무릎팍도사>와 3년의 시간을 함께 했다.

박 PD는 그만큼 <무릎팍도사>에 대한 애착도 컸지만 1년 만에 다시 하는 방송이라 걱정도 됐다. 언론에서는 <무릎팍도사>의 부활에 대한 기대와 함께 동시간대 프로그램인 <해피투게더3>와의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같은 시간대에 워낙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쟁쟁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힘들긴 하죠. 하지만 다시 시작한 만큼 우리는 도전자일 뿐이에요.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하고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자 마음먹고 있어요.”

   
▲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박정규 PD. ⓒPD저널
박 PD는 다른 프로그램과의 경쟁이 시청자에게 많은 웃음을 주기 위한 선의의 경쟁이라 생각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프로그램의 외형을 바꾼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 프로그램의 특성상 세트를 바꾼다고 새롭게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전통이죠. 미국 CNN의 간판 프로그램인 <래리 킹 라이브(Larry King Live)>도 세트는 똑같아요. 결국 프로그램에 담는 내용을 다르게 가져가는 게 중요하죠. 첫 번째가 출연자, 두 번째가 이야기에요. 그런 면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 PD는 당장 변화하기보다는 천천히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가기로 했다. 우선 보조 MC들의 캐릭터 변화를 통해 약간의 활력을 주기로 했다. 그렇게 올밴을 대신해 새로 들어온 멤버가 요즘 ‘예능대세’로 불리며 다양한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 광희다. 박 PD는 통통 튀는 에너지를 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광희를 투입했다. 그는 “아직 초반이라 힘들겠지만 나름대로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자리를 잡아가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무릎팍도사>가 시도한 변화 중 하나는 ‘출연자’다. 토크쇼 출연자의 폭을 넓혀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외국인 게스트 섭외다.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싸이가 외국에 나가 MC 해머와 같이 공연도 하고 토크쇼에도 출연하는데 반대로 외국 스타가 우리나라에 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할 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시도했죠. 물론 시행착오도 필요해요.”

지난 3일 방송에는 <무릎팍도사> 사상 최초의 외국인 게스트로 세계적인 영화감독인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남매가 출연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일단 외국인 게스트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언어가 제일 문제였다. 영어로 진행되니 게스트의 이야기를 자막으로 시청자에게 알려줘야 하는데 예능 프로그램에서 과연 재밌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또한 다른 언어와 문화를 지닌 만큼 농담이 제대로 통할지, 진심어린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다행히 이날 방송에서는 라나 워쇼스키의 아픈 과거와 성전환 수술을 결심한 계기, 수술 이후 달라진 마음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을 들을 수 있었다.

“초반 한 시간 정도는 사실 힘들었어요. 의사전달도 안 되고 어색했죠. 그런데 이야기하다 보니 서로의 진심이 전달되고 나중에는 농담도 주고받게 됐어요. 녹화 끝나고 강호동씨한테는 시카고에 놀러 오라고 하기도 했어요. 저한테 방송 DVD도 보내달라고 하던걸요.”

박 PD는 게스트와의 ‘접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게스트의 경우 너무 깊은 이야기를 하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며 “그렇다고 김치나 한국문화가 좋은지 등에 대해 얘기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섭외한 다음 외국인 게스트가 일본의 배우 겸 가수이자 친한파로도 알려진 초난강(일본명 쿠사나기 츠요시)이다. 박 PD는 한국에서도 유명하고 미국이나 유럽보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의 스타가 이야기의 접점이 더 많다고 판단했다. 또한 한일 예능 거물이 만난다는 상황이 재밌기도 하고 의미가 있을 것이라 보았다.

   
▲ 지난 3일 <무릎팍도사> 사상 최초의 외국인 게스트로 세계적인 영화감독인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남매가 출연했다. 사진의 왼쪽은 앤디 워쇼스키, 오른쪽은 라나 워쇼스키. ⓒMBC
그러나 박 PD는 “외국인 게스트도 <무릎팍도사>가 보여줄 새로운 시도 중 하나일 뿐”이라며 “모든 시도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있다. 결국 <무릎팍도사>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양한 콘셉트의 토크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1년의 공백을 하루아침에 메우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다시 시작한 지 두 달 째를 맞이하는 <무릎팍도사>가 가야 할 길은 만만치 않다.

“따지고 보면 예전 <무릎팍도사>도 시청자의 신뢰를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하루 아침에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누가 나오더라도 괜찮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재미를 드리는 게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방법이 아닐까요.”
 


최영주 기자  yj719@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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