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방송, 대주주 협력사 등 투자 펀드 15억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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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보고도 누락… 노조 “사측 전면 쇄신 필요”

지역민방인 UBC울산방송(대표이사 이상용)이 증권사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로 15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이사회 보고를 누락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울산방송은 지난 2010년 4월부터 2011년 6월까지 ELS 중에서도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고위험성 펀드인 개별종목형 펀드 6개에 회사 유보금 60억원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울산방송의 대주주 한국프렌지공업에서 파견된 경영담당 이사와 기획관리팀장이 대표이사 결재 없이 투자를 결정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6월에 10억원을 투자한 A증권사 펀드는 당시 해외 체류 중인 대표이사의 결재 없이 이들의 단독 결정으로 이뤄졌다.

또한 이번 펀드 투자 금액의 상당 부분이 범현대 기업인 대주주 한국프렌지공업(1999년 계열 분리)과 협력관계에 있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현대중공업, 현대모비스 등으로 구성된 종목에 투자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펀드 손실액은 평가손실액을 합쳐 약 15억원에 달한다고 울산방송 노조는 지난 14일 노보를 통해 밝혔다. 지난해 4월 만기된 2개 펀드에서 20억원의 투자액 중 13억 5000여만원만 상환돼 약 6억 5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나머지 4개 펀드 중 3개 펀드는 녹인배리어(Knock-in barrier, 주가연계증권에서 원금손실이 일어날 수 있는 주가 수준)가 설정된 상태에서 이미 녹인(Knock-in, 최저기준점)을 찍으며 원금 손실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울산방송이 최저기준점을 찍은 3개의 펀드의 예상손실액만 8억 4000여만원이다. 3개 펀드에서 손실을 피하려면 1월 13일 당시 주가보다 15~20만원 이상씩 올라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피해에 대한 책임은커녕 지난해 10월에 열린 이사회에서 손실액을 축소 보고했다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울산방송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해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회계연도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확정손실액 6억 5000여만원에 대한 보고를 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측은 2011년 12월 31일 총 평가 손실액이 22억 4000만원을 기록한 것에서 2012년 10월 총 평가 손실액이 20억 원으로 재책정된 것을 바탕으로 2억원의 평가 이익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평가 손실과 평가 이익을 구분하지 않고 평가 손실액이 줄어든 것을 평가 이익으로 보고한 것이다.

울산방송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는 조용히 내부적으로 해결했으면 하는 눈치”라며 “그러나 직원들은 이번 사태에서 보인 절차상의 큰 흠결을 들며 기획관리팀장과 경영담당 이사의 동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 울산방송지부(위원장 김영곤)는 오는 5일 비상총회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노조는 “공익성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방송사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라며 “회사 자금의 부당 투자 행위이다. (사측의) 전면적인 쇄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이강택)도 지난 29일 성명을 통해 “사회적 책임이 막중한 지상파 방송사가 결코 해서는 안되는 반사회적 행위”라며 “관련 당사자에게 명백한 책임을 물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모 기획관리팀장은 1일 <PD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대표이사 결재를 안 받은 건 1건인데 당시 대표이사가 해외 출장이라 결재를 놓쳤다”며 “(펀드도) 2건은 손실이 났지만 나머지는 만기가 돼야 손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서 징계를 내리면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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