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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말에야 4대강 비판한 언론들 반성해야”

[인터뷰]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박수선 기자l승인2013.02.22 17: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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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은 감사원으로부터 “총체적 부실”이라는 감사 결과가 나온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성공적이라는 입장을 끝까지 바꾸지 않았다.

수질오염과 보 안정성을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의 문제에 대해선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어느 누구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환경시민단체들은 4대강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여기에 협조했던 이들의 이름을 기록으로 남겨 역사의 평가를 받도록 했다. ‘4대강 인명록 편찬위원회’가 4대강 사업에 찬동한 인사들의 명단을 책으로 펴내기로 한 배경이다.

   
▲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PD저널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을 22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만나 ‘4대강 인명록을 남기기로 한 계기와 의미에 대해 물었다. 그는 “4대강 사업이 실패한 국책사업이라는 평가 속에서도 누구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고, 나쁜 짓을 하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은 사회 분위기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며 “시민단체가 중심이 됐지만 4대강의 실패를 기록해야 한다는 시대의 요구가 있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역대 정부에서 실패한 정책은 많았지만 4대강 인명록처럼 기록으로 남긴 사례는 없었다. 염 총장은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에 정책실명제 도입이 있는데, 4대강 사업으로 정책입안자들에게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염 사무총장은 지난 4대강 찬동 인사 4차 조사에 참여했다. 환경운동연합 등 단체들은 2009년부터 3차례에 걸쳐 4대강 사업을 주도하거나 적극적으로 찬성했던 인사 258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19일 발표한 4차 조사에선 사회적 영향력 등을 인사 선정 기준에 추가하고 인사 대상자들에게도 소명 기회를 줬다.

염 총장은 “사람을 평가해 어떤 딱지를 붙인다는 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다”며 “3차 조사까지는 ‘문제가 되는 발언을 했으니까 나쁘다’고 판단했다면 발언의 파급력과 인사의 영향력 등도 꼼꼼하게 따졌다”고 설명했다.

4대강 찬동 인사로 뽑힌 인사들 중에 명단에 빼달라고 호소하거나 협박을 한 이들도 있었다. “4대강 찬동 기관으로 선정된 곳의 노조위원장이라는 이는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을 점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하고, 한 교수는 4대강에 찬성한 게 아니라 자료를 인용했다는 해명을 보내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4대강 사업 찬동 인사 24명 명단이 발표됐다. 이번 명단엔 3차 조사에서 10여명에 달했던 언론인들은 없었다. 지난 19일 열린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막으면서 4대강 사업을 지원한 언론사 경영진은 왜 빠졌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염 총장은 “4대강 찬동 인사를 판단하는 기준이 언론에 글을 쓰거나 인터뷰를 한 이들로 한정하다 보니, 발언이 아닌 행위로 영향을 미쳤던 부분에 대해선 고려하지 못했다”며 “실질적으로 사회에 미쳤던 영향을 추가로 반영하면 언론사의 보도 책임자들의 이름이 명단에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이 실패한 데에는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언론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4대강 사업’ 홍보에 나선 방송과 일부신문들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염 사무총장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4대강 문제의 극히 일부분일 뿐인데, 이를 근거로 뒤늦게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언론의 행태는 비열하기까지 하다”며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왔을 때 4대강 사업은 이미 완료된 데다가 이명박 정권 말기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자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한 게 아니라 물러나는 대통령에게 향한 비난에 동참한 것에 불과하다”며 “사업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하고,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면 국가에 커다란 잘못을 한 것처럼 몰아세웠던 언론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4대강 찬동 인사 최종 인명록은 다가오는 여름에 발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에 따른 4대강의 변화도 지속적으로 관찰할 계획이다. 그는 “자연에 대한 범죄는 증거 인멸이 안된다”며 “‘녹차라떼’같은 녹조사태와 물고기 떼죽음은 어김없이 나타날 것이다. 4대강 사업의 실패를 통해 앞으로 자연을 거스르는 개발이 다시는 없도록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범을 앞두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는 “4대강 사업 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4대강 사업의 책임을 이명박 정부와 나눠가지게 된다”며 “4대강 사업 추진과정과 결과를 밝히기 위해 범국민적인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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