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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MB 언론장악 반성에서 출발해야”

[인터뷰] 강성남 신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방연주 기자l승인2013.02.25 13:2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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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진행하는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에도 위원장의 전화는 쉼 없이 울렸다. 미안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는 그의 통화 내용을 들어보니 언론 인터뷰부터 위원장이 참여해야만 하는 갖가지 회의 등의 일정표가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였다. 그를 찾는 전화만큼이나 많은 책임감이 어깨 위에 얹혀있는 듯했다.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어요.” 위원장으로 선출되고 사흘째 날이었던 지난 22일 서울 태평로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강성남 전국언론노조 신임 위원장은 마주앉은 기자에게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 2011년부터 2년 동안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한 만큼 낯선 위치는 아니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는 또 다른 출발선에 서있는 듯 보였다. ‘불통의 정부’라는 꼬리표를 달았던 이명박 정권에서는 KBS·MBC·YTN노조 등의 초유의 연대 파업을 이끌며 뚜렷한 전선을 형성했다면, 박근혜 정권에서는 퇴보한 언론의 제 역할을 되찾아야 하는 만만찮은 숙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 강성남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언론노조
그래서인지 강 위원장은 임기동안 ‘언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을 선결과제로 꼽았다. ‘상식’을 복원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언론 장악으로 비롯된 부도덕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며 “언론 정의를 세우기 위해 해직 언론인에 대한 명예회복을 시키는 것과 더불어 언론 장악에 일조한 부역자에게 마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보여주듯 언론노조는 지난 14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회와의 회동에서 △해고자 복직 등 언론인 원상회복 △부적격 낙하산 인사 퇴출 △언론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 마련 △정부조직 개편 시 방송의 공공성 및 독립성 보장 등을 요구했고, 강 위원장도 실무 협상팀을 꾸려 물밑 작업을 벌이는데 첫 발을 뗐다.

강 위원장은 또 언론장악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공영방송 사장 선임 과정에 정치권의 입김이 반영되고 있다. 여당 측 이사들이 KBS·MBC·EBS 이사회가 수적 우위를 이용해 낙하산 사장을 앉히다보니 언론노동자도 ‘권력에 대한 감시’라는 본연의 임무보다는 정치권에 기웃거리는 데 정신을 뺏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언론 장악의 악순환에 대한 언론인들의 저항은 지난 2012년 KBS·MBC·YTN 등 언론사들의 대대적인 총파업에서 두드러졌다. 언론노조는 낙하산 사장의 퇴진을 위해 총파업을 진두지휘했으나 결과적으로 손에 쥔 성과는 없다. 이런 냉정한 평가에 당시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이었던 강 위원장은 답답한 속내와 함께 나섰던 조합원들을 추스르고자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강 위원장은 “파업 종료 이후 정치권과 여러 가지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사문화될 때 큰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며 “조합원들도 우리의 의지가 정치권에 반영이 됐다고 여겨 많은 상처에도 ‘복귀’라는 결단을 내렸지만 결과적으로는 정치적 장벽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합원들이 격변기를 보내며 정신적 피로가 쌓인 상태”라며 “조합원의 상처를 다독이고 치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잃은 게 있지만 얻은 것도 있다. 강 위원장은 언론노조의 대대적인 연쇄파업을 통해서 공영방송에 대한 시민들의 사회적 공감대를 넓힌 것을 성과로 꼽았다. 그는 “국민들은 방송이 장악됐을 때와 장악되지 않았을 때를 크게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 당시 연대 파업으로 인해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그들은 지금도 언론노조의 완성되지 않은 투쟁에 대해 큰 성원을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의 말마따나 언론 정상화를 위한 언론노조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박근혜 정부의 언론관이 새 정부를 평가하는 시금석이 될 거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강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권의 잘못을 함께 반성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의 방향을 토론해 나가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가 MB정권에서 4대강 사업을 추진했던 것처럼 언론문제를 끌어간다면 새 정부의 상호간 대통합은 말뿐으로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정책을 독임제 기구인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시킨다는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서도 그는 “방송에서 정부의 미래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이유로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산업 영역으로 넘긴다면 언론의 피해는 상상 그 이상일 것”이라고 지적한 뒤 “합의제인 방송통신위원회를 존속시키되 ‘무늬만 합의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산업 논리에 입각해 출범한 종합편성채널을 언급하면서 “종편채널은 비정규직 위주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방송의 질도 전반적으로 하향 평준화하는데 일조했다”며 “결국 시장논리에 입각한 콘텐츠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고, 사회적, 역사적으로 지켜져야 할 소중한 가치들이 망가지고 있는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작했다.

강 위원장은 언론환경 개선 뿐 아니라 향후 언론노조의 내실을 기하는데도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언론노조의 시스템을 산별 노조답게 바꾸는 게 필요하다”며 “본부와 지부의 벽을 넘어서 산별 연대 활동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 위원장은 언론노조 조합원들에게 당부를 남겼다. “언론과 사회의 흐름은 서로 다르지 않다보니 조합원들도 시장논리에 젖어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럴수록 언론인들은 상식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과연 언론이 자본과 정권에 기대는 게 제 역할인지 잘 들여다 봐주길 바랍니다. 언론노동자로서 진영논리와 상관없이 권력에 대한 비판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역할에 대해 고민해주길 부탁드립니다.”
 


방연주 기자  nalav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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