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시즌3와 ‘국민TV’의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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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3·1절이 지나갔다. 94년 전 이날 조선 전역에서는 일제의 무단통치에 맞서 민족대표 33인이 서명한 ‘독립선언서’ 정신에 따라 무저항 비폭력으로 만세시위를 벌였다. 조선민중들의 태극기 만세시위에는 조선 반도는 물론 해외교포까지 가세해 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이를 계기로 중국 상해에서 임시정부가 구성돼 독립투쟁의 구심체가 마련됐다. 3·1만세항쟁은 민중이 주도한 항일투쟁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올 3·1절을 맞아 방송계에 두 개의 ‘사건’이 발생했다. 하나는 <뉴스타파>가 시즌3을 개시한 것이 그것이요, 다른 하나는 <국민TV>가 출범식을 진행하고 닻을 올린 일이다. 둘 다 한국의 방송현실에서 대안매체로 출범한 것으로 국민적 염원과 기대를 담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고 하겠다. 물론 향후 지속가능한 발전모델, 그리고 방송사로서의 틀을 갖추기에는 넘어야할 산이 아직은 많지만 기존 방송계는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는 셈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1일 녹화를 마치고 시즌3 첫 방송을 내보냈다. <뉴스타파>에 참여하고 있는 이근행 MBC PD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뉴스타파 시즌3를 3.1절에 녹화한 이유는 언론독립의 꿈을 상징적으로 기록하고 싶어서였습니다”라고 밝혀 독립언론의 꿈을 피력했다. 지난 12월 중순 시즌2를 마감한 후 시즌3을 준비해 왔는데 최승호 MBC 해직 PD가 앵커로, 김용진 전 KBS 탐사보도팀장은 데스크 겸 대표로 합류하면서 날개를 단 격이 됐다.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후원자도 급증해 현재 2만 7000명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출범 초기에 비하며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후원에 힘입어 <뉴스타파>는 최근 별도의 독립공간 마련에 이어 제작진을 두 배로 보강했다. 또 시즌3부터는 주 1회에서 주 2회로 방송을 확대할 계획인데 수요일에는 매거진 형태의 시사프로그램을 방송할 예정이다. 나름 안정적인 방송제작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 국민TV 홈페이지(http://kukmin.tv/) 화면캡쳐
한편, 지난해 방송3사 파업 이후 ‘새로운 방송’에 대한 기대감이 18대 대선을 거치면서 작은 싹을 틔우기 시작했고 최근 마침내 그 ‘움’이 터졌다. 지난 3일 서울시청 신청사에서는 <국민TV> 발기인 및 설립동의자 500여명이 모여 <국민TV> 출범식 및 창립총회를 가졌다. 일반 주식회사가 아닌 협동조합 형태로 출범한 <국민TV> 발기인은 100만원(20좌)을 출자해야 자격이 주어지는데 준비위측은 당초 400명 안팎을 예상했다. 그런데 예상치의 두 배가 넘는 1009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준비위측은 창립총회에서 과반수 성원을 채우느라 애를 먹는 등 ‘행복한 고민’을 겪었다고 한다.

1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쾌척한 이들이 갈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 마디로 압축하자면 제대로 된 방송, 즉 공정하고 정직한 방송이 아닐까. 미디어가 다양화된 지금에도 방송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가 지난달 7일 발표한 여론집중도조사 결과에 따르면 TV는 매체별 영향력 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우리 국민은 선거뉴스를 접하는 매체로는 TV가 1위(49.2%)로 나타났다. 그런 반면 ‘제대로 된 방송’은 찾아보기 어렵다. 공영은 정치권력에, 민영은 사주와 광고자본에 예속된 탓이 크다.

<국민TV>는 이상적인 모델이 아니라 조만간 현실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독립된 언론환경이 절실한데 협동조합이라는 울타리와 조합원 공동체가 그 기반이 될 것이다. <국민TV>는 조합원들의 출자와 월 조합비를 기본재원으로 삼는다. 따라서 조합원 상대의 폐쇄형 방식이므로 조합원 외의 다른 외부여건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국민TV>는 재벌광고를 싣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자본권력의 간섭 배제를 의미하는 것이다.

▲ 정운현 ‘진실의 길’ 편집장
전파는 공공재임에도 방송사들은 공적 역할의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특정 정치권력의 ‘나팔수’ 노릇을 하거나 사주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거나 혹은 언론권력으로 둔갑해 힘자랑이나 하고 있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우리 방송계는 <뉴스타파>와 <국민TV>에 거는 국민적 기대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봄의 새싹은 어느새 자라나 작년에 난 풀과 어깨를 겨루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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