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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비하’ 이채원 사장 퇴진 압력 커져 …28일 이사회 사장 해임안 상정 여부 촉각

불교방송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스님 7명의 방송 중단사태가 이채원 불교방송 사장의 거취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행복한 미소>를 진행하던 성전 스님과  <정안의 동행> 정안 스님, <마음으로 듣는 음악> 정목 스님, <함께하는 자비명상> 마가 스님, <룸비니동산> 자용 스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주석 스님, <거룩한 만남> 지현 스님 등 7명은  이채원 사장이 스님을 비하했다며 이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지난 14일 방송에서 하차했다.

방송 진행자 전원이 하차한 일은 방송계에서 유례없는 일이다. 불교방송은 하차한 스님들 대신 아나운서를 대체 투입해 방송 공백을 막고 있지만 방송 파행은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

▲ 자용 스님이 진행하던 불교방송 <룸비니 동산> 홈페이지
불교방송 한 PD는 “스님들이 문제제기를 해왔던 부분에 대해 사장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자 방송 중단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우선 아나운서들이 프로그램 진행을 대신 맡고 있지만 당장 다른 스님 진행자를 구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취자들도 오랫동안 방송포교에 대한 큰 뜻을 가지고 방송을 해오셨던 스님들이 다시 복귀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부에서는 스님들의 방송 하차가 그동안 이채원 사장에게 누적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또 다른 PD는 “불교방송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 스님들에게 사장이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사장 전횡에 대한 불만과 최근  제기된 ‘종교문제’등이 쌓여 스님들의 방송 하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방송 내부에선 이 사장의 월권과 전횡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이전부터 나왔다. 불교방송 희망노동조합은 지난해 내부 감사보고서 결과를 바탕으로 이 사장을 업무상 배임과 업무방해 혐의로 이 사장을 고발한 상태다.

이사회에선 지난해 12월 이 사장의 해임안이 상정되기도 했다. 이사회는 자체적으로 꾸린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사장 해임안을 다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사장의 배임 혐의 등이 사실로 드러나면 오는 28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 사장의 해임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손근선 불교방송 희망노동조합 위원장은 “이 사장이 지금까지 제기됐던 문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면 스님들이 방송을 떠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오는 3월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 사장의 거취 문제를 결정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래 불교방송 기획관리국장은 “사장이 받고 있는 의혹과 함께 (이사장 스님이 관련된) 뮤지컬 원효 문제 등에 대해서도 조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사장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더라도 내부에서 대화로 풀면 되는데 스님들이 이렇게 갑자기 방송을 거부한 데에 대해선 유감”이라며 말했다.

이 사장에 대한 퇴진 문제는 종단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최근 ‘불교방송 사장의 종교 정체성 의혹에 대한 공개검증 요구 결의문’을 발의하고 오는 21일에는 이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법회를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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