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MBC 임원급 인사 ‘기습’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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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사전협의’ 없이 내정 ‘논란’…김재철·김문환 별도 협의?

김재철 MBC 사장이 22일 자회사와 계열사의 임원급 인사를 내정했다. 김 사장의 이날 MBC 임원급 내정은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문환, 이하 방문진)과 제대로 사전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채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오며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또 지역MBC 안팎에서는 지역 자율성 훼손 논란과 함께 전형적인 ‘위인설관(爲人設官)’이라는 지적을 받아 온 ‘상무이사’도 이번 인사 내정에 포함됐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野측 방문진 이사들 “지역사 등 임원 선임은 방문진 사전 협의 사항” 반발

MBC는 이날 지역MBC 8개사와 자회사 여덟 곳에 대한 임원급 인사와 함께 부산, 대구, 광주 등 광역 단위 계열사 여섯 곳에 상무이사를 내정했다. 그러나 이날 MBC의 임원급 인사 내정을 두고 방문진 이사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당황스런 반응이다.

MBC 지역사와 계열사 임원 선임은 MBC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방문진과의 사전 협의 사항이다. 이사들은 MBC가 방문진의 MBC 관리지침에도 명시돼 있는 사항을 어긴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선 김재철 사장과 김문환 이사장이 이날 따로 만나 인사 내정을 공유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여당 측의 한 이사는 “지역사 임원 선임 등은 이사회 사전 협의 안건으로 (오늘(22일) 내정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만약 김문환 이사장이 김 사장과 만나 사전 협의를 했다면 이도 잘못된 행위로, 이사회의 위임을 받지 않은 권한 남용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야당 측의 또 다른 이사도 “지금껏 이사장과 사장이 단독으로 만나 (인사 내정을) 협의한 전례가 없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협의라기 보단 통보일 수도 있다”면서도 “이사장이 혼자 일을 처리하지 않고 이사들과 함께 의논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이사장이 어떤 판단을 내린 것인지 들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PD저널>은 사전 협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김문환 이사장과의 통화를 시도했으나, 그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만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지역MBC “비상식 인사” 반발…부산MBC 자사 출신 사장 선임 관례 깨져 ‘충격’

김 사장의 기습적인 인사 내정에 지역MBC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그간 자사 출신 사장만 선임됐던 부산MBC의 경우 이번 인사를 놓고 “낙하산 사장 투하”라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날 인사에서 부산MBC 사장으로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이 내정됐다.

이와 관련해 김홍식 부산MBC노조 위원장은 이날 저녁 <PD저널>과의 통화에서 “김재철 사장이 (지역사 장악) 프레임을 미리 짜놓고 낙하산 사장을 내려 보낸다는 얘기가 돌았는데 결국 사실이 됐다”며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노조가 성명을 연이어 내며 상식적인 인사를 요구했는데 결국 김 사장은 비상식적으로 지역MBC 사장을 내정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당초 김 사장이 안광한 부사장을 (부산MBC에) 보내려다가 오늘 오후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을 내려보내는 쪽으로 바꿨다고 한다”고 전하며 “이런 식으로 인사권을 마구 휘두르며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내려는 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부산MBC노조는 오는 25일 오후 6시부터 각 직능단체를 비롯해 전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긴급 총회를 열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의견을 공유하기로 했다.

한편 <PD저널>은 이번 임원 내정과 관련해 사측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과의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MBC 자회사 및 계열사 인사 내정 명단

△백종문 부산MBC 사장 △김재철 부산MBC 상무 △김종학 대구MBC 상무 △김휘 광주MBC 상무 △이우용 춘천MBC 사장 △윤정식 청주·충주MBC 사장 △정호식 울산MBC 사장 △황철순 울산MBC 상무 △이장석 강릉·삼척MBC 사장 △신종엽 강릉·삼척MBC 상무 △김남태 여수MBC 사장 △송재우 안동MBC 사장 △이우철 포항MBC 사장 △이보근 포항MBC 상무

△안광한 MBC C&I 사장 △이용석 MBC C&I 부사장 △이태술 MBC C&I 이사 △김성근 MBC C&I 파견 이사 △이상로 MBC 아카데미 이사 △윤길용 MBC 미술센터 사장 △박승규 iMBC 이사 △허연회 MBC플러스미디어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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