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정치 노조 이제는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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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김재철 전 MBC 사장 인터뷰…“명예 위해 사표냈다”

▲ <신동아> 5월호.
월간지 <신동아>가 5월호에서 MBC 김재철 전 사장과의 단독 인터뷰를 10쪽에 걸쳐 집중 게재했다. <신동아>는 김재철 전 사장 재임 당시 벌어진 MBC본부의 170일 파업과 후유증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또 김 전 사장을 둘러싸고 쏟아진 △공정 보도 논란 △법인카드 유용 의혹 △무용가 J씨 공연비 몰아주기 의혹 등과 함께 방문진의 해임 결정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김재철 전 사장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해고 등 징계, 인사 문제, 신천동 교육 조치, 노조 탄압 등이 가혹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나도 가슴이 아프다. 근데 김유신은 신라 장군, 계백은 백제 장군이다. 두 분이 잘 알더라도 이념 싸움 때문에 양보할 수 없는 거다”라며 “왜 후배들을 안 아끼겠냐. 난 어떤 후배에게도 한이 전혀 없다. 언젠가 후배들도 선배 마음을 이해할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언론노조 MBC본부가 지난해 170일 파업을 벌이던 와중에 사측이 투입한 대체 인력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전 사장은 “작년 1월 30일 파업이 시작되고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내가 그랬다. 기자들이 다 나가버렸는데 방송을 펑크낼 순 없고 기본적인 건 메워야 하는데 사람은 없고 그러면 부장들이 쓰러진다”고 당시 자신의 판단을 설명했다. 이어 “MBC는 50년이 돼서 너무 안정돼 있다. 때로는 밖에서 충격이 와야 회사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대체 인력 투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파업 장기화에도 노조와 타협점을 찾지 못한 이유에 대해 그는 “나름대로 타협점을 찾으려고 계속 노력했다”며 “공권력이 투입되면 불법 파업이니까 후배들을 잡아갈 텐데 그건 회사로서도 안 좋은 일이고 개인적으로도 내키지 않아서 한 달 반을 밖에서 업무를 봤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전 사장은 파업 도중 해고된 사람들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해고에 대한 무효소송 중이니 돌아올 거다. 시간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어떤 사유로든 후배들이 해고된 건 가슴이 아프고 말할 수 없이 힘들다. 그렇지만 이제 정치 노조는 끝나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신동아>는 이어 지난해 파업 도중 불거진 김 전 사장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무용가 J씨에게 공연비를 몰아줬다는 MBC본부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에 김 전 사장은 무용가 J씨와의 관계에서 대해서는 “비지니스 관계”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공연비 특혜 의혹에 대해선 “노조에서는 J씨한테 20억원을 공연비로 줬다고 하는데 그 중 10억~11억원은 뮤지컬 ‘이육사’에 들어간 비용이다. 그 뮤지컬도 내가 기획했는데 J씨가 출연하고 싶어했다”며 “다른 데 맡기면 돈이 더 드니까 안동MBC에 철저히 관리하게 하고 그 돈을 대부분 후원금으로 충당했다. 10억원 정도를 후원 받았는데 작품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선 2년 동안 7억원을 쓴 사실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MBC 직원을 독려하고, 협찬사들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한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사장은 “2년 동안 법인카드로 7억원을 쓴 건 사실이다. 근데 5억원은 비서실장과 비서실 차장, 수행비서가 갖고 다니며 계산한 거”라고 밝힌 뒤 “예를 들어 1년에 한 번 올해를 빛낸 MBC 50인을 뽑아서 호텔에서 상을 주는데 거기서 밥만 먹겠나. 사장이 성의를 보인다고 1인당 50만원 정도 하는 숙식권을 준다. 그럼 하루에 2800~3000만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물도 좀 많이 한다. 그럼 우리 MBC에 우호적이 되고 우리를 더 독특하게 생각한다. 협찬도 더 많이 들어오고 아마 내가 MBC 역사상 협찬을 가장 많이 받은 사장일 거다. 1년 에 한 80억원씩은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김 전 사장은 해임안 처리의 주요 원인이 된 자회사 및 계열사 임원급 인사 내정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김문환 새 방문진 이사장과 협의를 거쳤다고 주장했다.

김 전 사장은 “(김문환) 새 이사장이 선출된 날 밤 10시쯤 이진숙 본부장과 셋이 만났는데 그날은 명단만 보고 내일 얘기합시다라고 해서 다음 날 둘이 만났다”며 “우리 회사에는 지역사, 자회사 사장인사가 늦어질 거라고 보는 사람이 많았다. 시간을 자꾸 끌면 회사가 시끄러워지니까 이왕하는 거 빨리 하는 게 낫겠다 싶어 인사 명단을 이사장과 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C의 최대주주인 방문진은 김 전 사장이 지난 3월 22일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인사 내정한 것을 문제 삼으며 나흘 뒤인 같은달 26일 과반수 찬성으로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해임안 결의 사유는 △방문진의 임원 선임권 침해 △MBC이사회 구성 및 운영제도 위반과 공적 책임의 방기 △관리감독기관인 방문진에 대한 성실 의무 위반 △대표이사 직위를 이용한 MBC의 공적 지배제도 훼손 등이었다.

해임 의결 예상했냐는 질문에 대해 김 전 사장은 “못했다. 임기가 남아있고 인사 문제 아닌가. 지역사와 자회사 사장이나 임원 인사는 방문진과 협의 사항이지 합의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사장과 협의도 했다. 그래서 지금 소송까지 생각하고 있다. 지역사, 자회사의 대주주는 MBC다. 그럼 MBC 사장이 인사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방문진 해임 이튿 날 사표를 낸 이유와 관련해 그는 “내 명예가 있지 않나. 방문진의 의결을 존중한 거고 주총에서 의결하기 전까지는 사장이니까 내가 사직서를 쓸 수 있다. 경영본부장에게 물어보고 사표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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