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사장, 광역화 진두지휘 이력에 지역사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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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MBC에선 “사추위 구성, 관계 개선 첫걸음” 강조

김종국 MBC 사장이 지역 계열사와의 관계 개선을 모색할 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MBC는 그동안 지역사의 광역화 기조를 유지해 지역 구성원의 원성을 샀다. 특히 2011년 진주·창원MBC 통폐합 과정에서 발생한 상처가 봉합되기도 전에 MBC가 지난해 지역사 대표이사의 권한 축소를 골자로 한 이사회 정관 변경을 추진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지역사에 대한 김 사장의 정책 기조는 지역사 사장 선임 과정에서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일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문환) 이사회에서 임원 및 이사 선임이 마무리되면 지역사 사장 선임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자사 출신으로만 사장을 배출해온 부산MBC를 비롯해 3년의 임기가 만료된 안동, 여수, 울산, 포항MBC 등 6곳은 지역사 사장 선임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사장의 기조에 따라 임기를 마치지 않은 지역MBC 사장도 대폭 물갈이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지역 구성원들은 김재철 사장 재임 기간 동안 유명무실해진 공모 절차 복원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김한광 언론노조 MBC본부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6일 “김재철 전 사장이 재임할 당시 사장추천위원회 없이 (사장을 내정해) 내려 보냈다”며 “사추위 도입은 사장 후보에 대한 공정한 검증이라는 점에서 김종국 사장의 의지를 가늠해볼 수 있고, 서울MBC와 지역MBC 관계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사 사장을 선임하면서 겸임사장을 내정할 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겸임사장 내정은 광역화 드라이브의 신호탄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더구나 김 사장은 진주·창원MBC 겸임사장으로 재임할 당시 MBC경남으로 통폐합을 주도한 행적으로 미뤄보아 그간 꾸준히 광역화 대상으로 거론됐던 강릉·삼척과 충주·청주MBC도 통폐합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김 사장이 7일자로 박상길 특보를 발령한 것과 관련해 지역사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 특보는 2000년 마산MBC PD로 입사해 김 사장이 MBC경남 통폐합을 이끌 당시에는 TF(태스크포스)팀에서 일하며 실무를 담당했다. 한 지역MBC 관계자는 “특보라면 지역 현안을 취합해 사장에게 전달·설득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과연 (박 특보가) 김 사장의 사람으로서 얼마나 대변인 역할을 해낼 수 있을 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상무이사제 도입도 뜨거운 감자다. 상무이사제는 지난 3월 김재철 전 사장이 자회사·계열사 임원급 인사와 함께 광주, 대구, 부산MBC 등 6곳에 상무이사를 내정한 것으로 사전협의 없이 이뤄져 결국 무산됐다. 현행 MBC정관에 따르면 상무이사 약간 명을 선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지역MBC 안팎에선 ‘옥상옥’(屋上屋)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지역MBC 관계자는 “(상무이사가) 사장을 견제해서 바른 방향으로 경영하면 좋겠지만 실상은 자리 만들어주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뒤 “더구나 지역사 상황을 감안하면 임원 한 사람을 모시면 1년 인건비만 해도 2~3억이 나갈 정도인데 지역사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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