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smark1|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국가적 과업이며 방송사로서도 다른 것에 우선해서 인력과 장비, 시간대를 할애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다.
|contsmark2|그러나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의 중요성을 백 번 인정한다하더라도 그것이 지역방송을 소홀히 해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며 지역사의 제작인력과 시간대를 줄여도 된다는 얘기는 더욱 아니다.
|contsmark3|작금의 편성정책의 근간에는 지역방송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우선 순위는 떨어지며 집중화된 중앙방송보다 그 효율성 면에서도 대단히 비경제적이라는 가정이 전제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contsmark4|따라서 국가적 대사인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을 종일방송의 모자란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서도 지역방송은 좀 참아달라는 뜻이 아닐까?
|contsmark5|지역방송은 지역의 현안을 공론화하고 환경감시기능과 지역문화의 배양처로도 그 역할을 해 왔고 또 해야 한다. 혹자는 지방의 일을 지방에서만 방송할 것이 아니라 전국에 방송하는 것이 방송효과 면이나 예산과 인력의 효율적운용에서 더 효과적이 아니냐는 관점도 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contsmark6|정치에서도 시의회가 할 일이 있고 국회가 할 일이 있듯이 지역방송이 할 일이 있고 중앙방송이 할 일이 있을 것이다. 산술적으로 10만이 보는 방송보다 100만이 보는 방송이 더 효율적이 아니냐는 생각은 지역의 의미에 대한 몰이해와 섣부른 상업논리만 살아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contsmark7|지역방송에서 할 얘기가 있고 중앙방송에서 할 얘기가 있다. 지역을 중앙화 한다는 것은 결국 중앙의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소재와 접근방법만이 요구될 것이며 지역민이 주인으로, 생산자이며 소비자로 참여하는 자치와 참여기능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contsmark8|이는 방송이 환경감시나 주민통합 등의 언론 본연의 기능보다는 단순히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할 때만 가능한 얘기다.
|contsmark9|지역방송은 단순히 재미있고 신기한 볼거리를 중앙에 보급하는 원료공급처는 아니다. 지역은 지역중심의 문화와 정치와 자율이 존재하고 있고 또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 지역방송이 있다. 더욱이 지역의 중요성은 시대적 요구이기도 하다.
|contsmark10|20세기가 중앙화, 획일화, 서구화, 대량화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지역화, 다원화, 그리고 토착화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많은 지식인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작금의 개편방향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contsmark11|그 분들이 지역의 중요성이나 지역방송의 역할, 공영방송의 책무 등을 모르고 있다는 얘기는 더욱 아니다. 본인이 지역에 속한 pd라고 해서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식의 지역주의나 집단이기주의도 아니다.
|contsmark12|다만 여러 가지 상황변화와 중요한 우선순위를 모두 인정한다 하더라도 지역방송은 그 자리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굳건히 지키고 오히려 강화되어야 한다는 명백한, 그러나 잠시 잊고 있는 사실을 말할 뿐이다.
|contsmark13|심웅섭kbs청주 편성제작국|contsmark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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