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 PD ‘표적 감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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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 PD ‘표적 감사’ 논란
신용섭 사장 ‘다큐프라임’ 폐지 발언 이어 감사까지 요청…노조 “재신임 물을 것”
  • 최영주 기자
  • 승인 2013.05.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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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섭 EBS 사장 ⓒEBS

EBS 신용섭 사장이 <다큐프라임> PD들에 대한 ‘복무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통보한 사실이 알려져 내부에서 ‘표적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다큐프라임> 폐지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에 대한 감사까지 통고해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언론노조 EBS지부(지부장 한송희, 이하 EBS지부)에 따르면 최근 열린 간부회의에서 신용섭 사장은 내부 구성원들의 외부 강연·근태 등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감사를 요청했다. 신 사장은 지난 10일 오전 한송희 언론노조 EBS지부장과의 면담에서 “다큐멘터리 제작 부서에 대한 복무 감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해 <다큐프라임> 제작을 담당하는 교육다큐부 소속 PD에 대한 감사임을 예고했다.  

‘표적 감사’ 의혹은 이미 지난 4월 초 ‘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 편의 제작 중단 사태 이후 내부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해방 정국 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를 소재로 한 ‘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편은 제작을 담당하던 김진혁 PD가 갑자기 수능교육팀으로 전보 조치되면서 불방 논란에 휩싸였는데 , 당시 사측이 김 PD의 트위터 발언 내용까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김 PD는 트위터 상에서 거침없는 발언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파워 트위터리언이다. 그는 자신의 발령 소식을 트위트를 통해 전하며 “제작 중단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어 방송 제작 중단을 비판하는 외부 기고를 쓴 PD도 감사 대상자 명단에 오른다는 이야기까지 거론되면서 ‘표적 감사’ 의혹은 증폭됐다. 

<다큐프라임> ‘문명과 수학’편을 제작한 김형준 PD는 지난 4월 11일 <한겨레>에 연재 중인 자신의 기명 칼럼 ‘김형준의 다큐 세상’에서 ‘빼앗긴 다큐에 ‘봄’은 오는가’라는 제목으로 <다큐프라임> 제작 중단을 비판했다.

▲ 신용섭 EBS 사장 ⓒEBS
김 PD는 이 글에서 “국영방송의 주인은 국가이고, 공영방송의 주인은 국민”이라며 “요 몇 년 사이 주인이 아닌데 주인 행세를 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주로 다큐멘터리를 두들겨 팼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PD는 “교육방송에서 한창 제작 중이던 다큐가 중단됐다. 제작 중이던 다큐멘터리는 ‘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였다”며 “공영방송사라면 주인인 국민을 위해 당연히 만들어야 할 다큐”라고 지적했다.

내부에서는 <다큐프라임> 불방 문제가 결국 이를 비판한 PD들의 감사로까지 이어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 사장은 방송 중단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 중이던 노조원들에게 “<다큐프라임> 폐지 확률이 90% 이상”이라는 등의 감정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감사 통보와 관련해 EBS홍보실은 “아직 명확하게 확인 되지 않았다. 확인 후 연락하겠다”고 밝혔다.

EBS지부는 최근 신 사장의 조치가 공영방송 EBS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고 투쟁의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지난 10일 오후 3시 EBS지부는 상임 집행위원회를 열어 그동안 진행한 피켓 시위를 중단하고 신 사장에 대한 재신임을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EBS지부는 13일 ‘MB정권의 마지막 낙하산, 신용섭 사장은 파국을 원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정권이 바뀐 뒤 불안해진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무지함을 숨기고 EBS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개인의 영달을 위해 EBS의 미래를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EBS지부는 “방송과 교육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조직을 이끌만한 비전과 역량이 있는지 묻고 또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송희 지부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사장은 EBS조직을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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