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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쿠데타, 언론이 공범 돼선 안 돼”

[인터뷰]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 최영주 기자l승인2013.06.05 1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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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  
▲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
최근 ‘역사 흔들기’가 심상치 않다. 1차 검정을 통과한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를 비롯해 보수진영의 5·18 망언까지…. ‘잃어버린 10년을 찾겠다’며 이명박 정부 때부터 시작된 이런 움직임은 박근혜 정부 출범에 이르자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언론들까지 이 같은 흐름에 편승하는 분위기다.

지난 3일 서울 청량리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난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최근의 역사 왜곡 분위기에 대해 “역사 쿠데타”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5·18은 부정적, 유신체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특정 정치세력이 자기 입맛에 맞게 역사를 재단하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의 지배계층과 일부 언론은 친일에 뿌리가 있죠. 이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역사에 개입하고 이데올로기 공세를 펼치고 있어요.”

그러나 이런 역사 흔들기는 지난 MB(이명박) 정권만이 아니라 100년의 역사 속에서 계속됐다는 게 박 실장의 설명이다. 역사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독립운동에 대응한 친일 행위, 극단적 반공주의, 독재에 대한 찬양 등 ‘역사 쿠데타’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왜곡된 역사를 제대로 알리고자 근현대사 진실 찾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역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을 제작했다.

<백년전쟁>은 총 6편으로 기획됐으며 지난해 11월 유튜브를 통해 2편이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공개된 2편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제강점기 시절 행적을 비판적으로 다룬 ‘두 얼굴의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개발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 ‘프레이저 보고서’다. 현재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가 “인격 살인을 했다”며 민족문제연구소를 고소한 상태다.

박 실장은 “정권의 움직임에 맞춰 일부 신문과 방송도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건국의 아버지, 친일파 백선엽 씨를 호국영웅으로 둔갑시키고 있다”며 “총체적인 역사 왜곡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박 실장은 현재 KBS에서 방송되고 있는 현대사 다큐멘터리 <다큐극장>의 경우 역사적 사실에 많이 구애받지 않는 일화 중심으로 구성됐다고 분석했다. 현대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박정희 독재 정권의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해 인간적이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만나 눈물을 흘리는 장면과 함께 광부와 간호사들의 회고담이 나오는 거죠. 위대한 지도자의 눈물이라는 게 어버이 세대에게 향수를 일으킬 거예요. 유신정권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는 대중과 함께 눈물 흘리고 국민을 사랑한 지도자로 기억에 남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현대사에 관한 연구와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대사는 한동안 ‘금단의 영역’으로 존재했어요. 현대사는 동시대인들의 산물이고 이해 당사자들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도 존재하죠. 독재, 분단, 민간인 학살 등 직접적 문제가 있다 보니 다루기 어렵지만 그래서 더 중요합니다.”

박 실장은 언론에서도 현대사를 다룰 때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실장은 “미리 정답을 정해놓고 방송을 만들어 사실 자체가 왜곡돼선 안 된다”며 “방송은 시청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매체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지 안 그러면 자칫 언론이 정권의 공범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앞으로 현대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친일인명사전의 추가 작업과 최근 검정을 통과된 뉴라이트 고교 역사교과서 채택을 막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언론 매체도 모두 장악당한 현실에서 역사가 설 공간은 더욱 줄었어요. 앞으로 시민역사관을 건립해 현대사의 상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시민이 역사의 진실을 찾길 바랍니다.”


최영주 기자  yj719@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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