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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된 KBS노조의 역할과 과제

|contsmark0|지난 1년은 언론노조 운동의 획을 그은 중요한 해였다. 언론노조와 시민언론운동 단체가 신문고시, 세무조사 등 언론개혁운동을 선도하여 역사적으로 중요한 성과를 남겼다. 언론개혁의 필요성은 민주당 경선을 둘러싼 조중동의 보도에서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다.
|contsmark1|이들 독과점 신문업자들이 음모론, 색깔론, 언론관을 줄기차게 제기하면서 노후보를 비판하고 있지만 별무효과인 듯 하다. 그만큼 세상이 바뀌었고, 시민 의식에서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일제식민지-독재정권-재벌경제의 잔재라 할 수 있는 언론권력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저앉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contsmark2|왜 뜬금 없이 가설을 읊조리고 있는가? 구태의연한 방송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언론권력의 초라함이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고 있는데 방송은 과연 얼마나 변하고 있을까? 아니 그 변화를 막고 있지는 않은가? bbc의 경우 원래 시민에게 정보를 전달하고(inform), 이들을 교육하며(educate), 즐거움을 주는(entertain) 기능을 해왔다.
|contsmark3|그러다 디지털 혁명과 방송시장의 세계화가 방송에 충격을 주자 bbc는 이를 간파하여 최근에 bbc의 정책 목표에 하나를 보탰다. 많은 수용자를 bbc와 ‘접속시킨다’(connect)는 것이다.
|contsmark4|이것은 인터넷 서비스, 디지털 위성방송, 디지털 지상파방송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흡수하여 국내외적으로 가능한 많은 수용자와 접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렇게 세계 초일류 방송도 변화에 적응하고자 몸부림치고 있다.
|contsmark5|그렇다고 kbs는 손놓고 있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그럼에도 공영방송의 이념을 제대로 실현하고 있는지, 디지털 다매체 구조에서 생존의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런 문제가 적극적으로 제기되지 않은 것은 강력한 사내 견제 세력이었던 노조의 무기력도 일조 했을 것이다. 노조의 감시와 견제가 없으면 공영방송은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가 될 수도 있다.
|contsmark6|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방송사 외부에서 방송사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압력은 거의 없어졌다. 그런데도 kbs의 편성, 프로그램 제작, 뉴미디어 채널 전략 등 많은 것들에서 정도를 벗어난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궤도 이탈된 것이 무엇인지 찾아 정상화시키는 것도 kbs노조의 역할이다.
|contsmark7|이제 비로소 kbs노조가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니 천만다행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kbs보도가 정치 개혁을 열망하고 언론개혁과 정치개혁을 염원하는 대다수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충분한 내부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contsmark8|국회의원들이 천신만고 끝에 내 놓은 친일파 명단 파동, 정간법 개정안, 그리고 조중동의 특정 후보 때리기, 특정 후보 훈수 두기 등 많은 문제가 있는데 kbs는 이런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주었는가?
|contsmark9|kbs의 과도한 상업주의와 시청률 지상주의가 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드라마 채널, 스포츠 채널 등 오락 채널 늘리기, 광고수입 늘리기를 위한 시청률 지상주의 등에 대하여 ‘상업주의 황사 경계령’이라도 내려야 할 판이다. 노조는 이런 문제를 원칙적인 각도에서 비판해야 한다.
|contsmark10|외주 편성 늘리기가 대책도 없이 이루어지고 있어 제작자의 불안감은 더해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 마련도 kbs노조가 해야할 일이다. 방송사에 많은 기자재와 장비가 있고, 우수한 제작 인력이 있는데 이를 사장하면서 외주 편성을 증대하는 것은 무모한 측면이 있다.
|contsmark11|그리고 kbs노조가 쌓아온 학계, 시민사회 단체 등과의 단절된 관계를 복원하여 이들의 의견을 듣고 kbs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생각하는 기회를 많이 갖기를 권고한다.
|contsmark12|kbs노조가 방송의 민주화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지만 지나친 자사 이기주의에 편승하여 국민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친 구석도 많다. 지난 1년간 급격히 변화된 방송환경을 면밀히 조사하고, 대안을 만드는 것도 kbs노조의 몫이다. kbs집행부의 분투를 기대하며 모름지기 kbs공익성의 사수대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contsmark13|김승수 전북대 신방과 교수|contsmark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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