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연출노트(42) 드라마 이종한 SBS 제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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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연출노트(42) 드라마 이종한 SBS 제작위원
서민의 진실을 가슴으로 그린다
  • 승인 2002.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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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이종한 pd는 인터뷰 내내 ‘인간애’, ‘사람의 진실’에 대해 얘기했다. 그가 연출한 작품 곳곳에 베어나는 사람냄새는 프로듀서 생활 20여 년 동안 고집한 연출철학에서 비롯된 것임을 금새 알아차릴 수 있었다.
|contsmark1|89년, 도시화가 몰아치는 농촌 마을의 얘기를 그린 <왕룽일가>가 그러했고, 요즘 주말 안방극장에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는 <화려한 시절>도 개성강한 주인공들의 면면에서 ‘가족애’를 엿볼 수 있다. 그가 향토성 짙은 드라마와 시대극을 주로 다루는 것도 드라마에서 ‘사람’을 그려내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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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내적갈등 잘 그리는게 우선
|contsmark5|<화려한 시절>은 가난이 모든 걸 지배하던 60·70년대, 그래도 희망과 가족이 있어 행복했던 사람들이 주인공들이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바로 그때가 ‘화려한 시절’인 것이다. 또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현대사회에 대한 역설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contsmark6|그는 삶의 긍정성과 진정성 속에 인간애가 녹아있다고 강조한다. 용기와 희망, 꿈을 심어주는 드라마는 그가 표방하는 ‘색깔’이다. 이 pd는 우리 드라마가 사람들의 ‘정서’를 흐려놓았다고 꼬집는다. 외적갈등에만 치중한 드라마들이 아이들의 정서까지 해치고 있다는 것.
|contsmark7|“요즘 드라마는 어른의 제대로 된 모습은 없다. 참지 못하고 소리지르고 치고 박고 싸우고… 인간의 갈등은 이런 외적 갈등만 있는게 아니다. 내재된 마음, 사람의 감정을 찾아내야 한다. 내적 갈등을 잘 그린 드라마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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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배역의 성격을 확실히 잡아라
|contsmark11|배역의 성격도 드라마 내적갈등 표현과 연결된다. 성격은 말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연기 속에 묻어나는 것. 누구나 들어도 당연한 얘기다. 비록 연기자들이 드라마 막바지에 들어서야 배역의 성격을 소화시키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결국 모든 책임은 pd에게 있다며 그는 후배들을 못마땅해한다.
|contsmark12|<화려한 시절>에 철진이(류승범)와 은실이(공효진)는 기획단계부터 공들인 인물. 그는 제작에 들어가기 6개월 전부터 류승범을 캐스팅해 공효진과 호흡을 맞췄다고 한다. 철진이와 은실이가 되기 위해 6개월 동안 준비를 한 셈이다.
|contsmark13|또 그는 얼굴이 알려진 배우보다 무명 배우를 캐스팅하기로 유명하다. <왕룽일가>의 ‘노랭이 영감’(박인환)과 ‘쿠웨이트 박’(최주봉)등을 섭외할 당시,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를 캐스팅해 결재가 나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contsmark14|“얼굴이 알려진 배우를 쓰면 드라마 인기상승에는 덕을 보지만 배역의 성격과 드라마의 전체적인 흐름을 시청자들에게 감정이입을 시키는데에는 어려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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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7|드라마는 리얼리티를 찾아야 한다
|contsmark18|<왕룽일가>가 소설을 드라마로 극화시킨 작품이지만 배역들의 면면은 현실에서 발견됐다. 이pd가 장소 헌팅을 하면서 작품의 주무대가 된 기와집의 주인영감이 주인공과 같은 ‘노랭이’였다며 주인공의 생활모습을 그려내는데 도움이 됐었다고 한다. 극중 왕룽영감(박인환)이 철사에 돌을 매달아 돌리며 운동하던 모습도 그대로 본따온 것이라며 시청자들에게 코믹스럽게 다가갔었다고 그는 옛기억을 더듬었다.
|contsmark19|이종한 pd는 <화려한 시절>에서 ‘향수’를 느끼고 있었다. 연출자가 과거에 갖는 그리움인 동시에 당시를 살아온 지금의 기성세대들에게 그 당시 어려웠던 생활을 되돌아보게하는 현실을 기반한 장이 바로 드라마 <화려한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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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1|감동은 기교로 얻어지지 않는다
|contsmark22|그는 외형적이고 아름다운 그림, 카메라 워킹도 중요하지만 감동은 기교로 얻어지지 않는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시청률을 의식해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드라마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나름의 공식이 있기 때문이다. 생생한 인간을, 서민들 속에 꿈틀되고 있는 ‘진실된 마음’을 그리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contsmark23|이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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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5|경력1981년 kbs 입사 1991년 sbs 차장1996년 sbs 부장 2001년 sbs 제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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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7|대표작품<왕룽일가> <왕룽의 대지> <구하리의 전쟁> <분내기> <관촌수필> <빗물처럼> <화려한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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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9|수상경력제2회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연출상, 제9회 한국방송프로듀서상 드라마부문 작품상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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