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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선미의 chat&책]

원소스멀티유즈(OSMU)의 메카, 웹툰 전성시대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원작으로 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관객수 600만명을 훌쩍 넘어 섰다. 주인공인 배우 김수현의 러닝개런티가 10억원을 넘어섰다는 기사가 포털검색 1위를 차지하며 웹툰의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영향력이 다시금 재조명 받고 있다.

웹툰은 ‘웹(web)’과 ‘카툰(cartoon)’의 합성어로 온라인 출판 만화를 말한다. 네이버에 연재되고 있는 작품은 약 120여 편이며, 매달 1700만명 이상이 다운을 받으며, 누적 조회수 만도 매월 16억 건에 이른다. 현재 웹툰은 약 1000억원에 육박하는 국내시장 규모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하듯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사이트들이 웹툰 작가들의 소득, 복지 등을 향상시키며 인기 웹툰 작가들을 둘러싼 이들의 영입, 유치 경쟁도 정점에 이르고 있다. 웹툰의 인기와 함께 작가들의 몸값 또한 올라가고 있다.

네이버(Naver)는 웹툰 작가들의 다양한 수익 창구 개발을 위해 수익모델 PPS(Page Profit Share)을 도입했다. 즉 작가들이 웹툰에 텍스트, 이미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광고를 게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네이버와 나눠 갖는 방식이다. 다음은 웹툰 작가를 대상으로 건강검진, 프로필 촬영 등 ‘힐링 프로그램’과 간접광고(PPL), 단행본 발간, 영상화 등 2차 저작권 개발 등의 자구책을 마련했다.

▲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다음(Daum)은 윤태호 작가의 작품, ‘미생’을 ‘모바일 무비’라는 신개념을 도입해 ‘웹툰-종이 만화책-모바일 무비’라는 독특한 콘텐츠 생태계에 도전했다. 네이트는 최근 연재를 시작한 윤태호 작가의 신작 ‘인천상륙작전’을 계기로 웹툰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웹툰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지원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1980년 광주학살의 주범을 피해자들이 응징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 ‘26년’은 일반인들의 소셜펀드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7억여원의 모급을 이끌어 낸바 있다. 이 영화는 유명한 웹툰 만화가, 강풀의 만화를 원작으로 개봉 2주만에 손익분기점인 관객수 200만명을 넘어서며 ‘웹툰-소셜 네트워크-영화-사회적 반향’ 이라는 특별한 콘텐츠 사이클 형태를 보였다. 영화 ‘26년’ 제작 펀드에 동참했던 시민들이 ‘전두환 추징법’의 국회 통과를 위한 지지선언을 하는 등의 모습은 웹툰의 문화적, 사회적 영향력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과거 만화 콘텐츠의 유통방식은 종이 만화책을 발간하면 대부분 총판을 거쳐 전국 만화책 대여점에 배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만화 콘텐츠가 문화 콘텐츠의 주류로 자리매김하기 보다는 주로 음지에서 즐기며, 엄마 아빠에게 혼쭐나면서 몰래 보던 유흥거리였다. 그러나 1980년대 이현세 화백의 ‘공포의 외인구단’이 만화로 성공하고,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 <공포의 외인구단>도 야구 신드롬을 일으키며 엄청난 흥행을 하게 되면서 드라마, 영화 제작사들은 만화의 원작을 탐내게 된다.

최근 영화 <비트>, <타짜>, <식객>의 원작자인 허영만 화백의 ‘제7 구단’을 원작으로,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 흥행불패를 이룬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미스터 고>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다시 한 번 허영만표 만화의 성공여부에 극장가, 출판계 등의 관심이 집중 되고 있다.

▲ 노진선미 마더커뮤니케이션 대표
분명 웹툰 시장은 팽창되고 있고, 웹툰 콘텐츠의 사회적 파장력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웹툰의 성공으로 포털사이트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고, 원석을 찾는 드라마와 영화계는 웹툰을 시나리오의 오하시스로 여기며 포털사이트와 손잡고 적극적인 콘텐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그렇다면 출판은? 화려한 웹툰의 성공 뒤에 종이 만화책이 서야할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원작 매니지먼트가 가능하지 못하다면 콘텐츠 개발이라는 파이가 아무리 커져도 출판계는 배고픈 배를 쥐어 잡고 있어야만 한다. 포털사이트의 웹툰 작가들에 대한 물량공세를 따라갈 수 없는 출판계는 새로운 시도를 모색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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