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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낮 방송, 그 와중의 PD들
  • 승인 2002.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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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지상파 낮 방송 허용에 따른 방송사들의 확대편성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속출하고 있다.얼마 전엔 kbs기자협회가 정오뉴스의 편성에 따른 인력충원을 요구했었고, 17일엔 kbs pd조합원 명의의 성명서가 발표되었다. 늘어난 방송시간을 채우기 위해 “땜질용”으로 동원되어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다.
|contsmark1|타방송사의 경우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산술적으로 1%만 넘어도 최소 10만명 이상이 시청한다는 지상파 tv에서, 프로그램 제작일선의 pd들로부터 제기되는 이러한 “땜질”논란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 폐혜는 결국 방송의 주인인 시청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contsmark2|우리는 방송사 경영진들의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안일한 인식이 오늘의 사태를 불러왔다고 본다. 방송 시간 연장을 위한 방송사들의 노력은 사실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문제는 그 준비기간 동안 방송사 경영진들은 어떤 비젼과 철학을 가지고 있었느냐는 것이다.
|contsmark3|방송위원회의 허가장만 나오면 당장이라도 늘어난 시간대를 때워줄 5분대기조라도 있었다는 말인가? 방송시간 연장에 앞서 당연히 준비되었어야할 적절한 제작인력과 장비의 충원 등 제작환경의 정비는 과연 누구의 몫인가? 편성·기획의 전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된 채 수동적으로 끌려와 급작스럽게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프로듀서들의 자괴감은 곧바로 그 프로그램의 완성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음이 자명하다.
|contsmark4|더구나 국가적 대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국민적 합의와 참여를 이끌내야 한다는 전제하에 허가가 난 방송연장이라면 더더욱 이러한 준비부실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프로그램 제작자인 프로듀서들은 방송이라는 매체을 통해 한시대를 그려내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프로그램 제작에 따른 동기부여는 필요조건이 아니라 존재의 이유이다.
|contsmark5|방송사와 같은 소위 문화산업 또는 콘텐츠산업에 있어서 구성원의 창의와 자발성은 절대적인 가치를 가진다. 만약 방송사 경영이 ‘상대사 눈치보며 편성표에 줄긋고 최대한 싼 노동력 닥달해서 최고의 시청’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 있어야 할 자리는 21세기의 방송사가 아니라 19세기의 매뉴팩추어이다.
|contsmark6|지난 세기 올림픽과 아시안게임때에는 나름대로의 인력충원과 준비가 이뤄졌다고들 한다. 그러나 월드컵 개막 한달여를 앞둔 지금 방송가를 배회하는 건 그저 ‘하면된다’는 개발연대의 유령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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