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없는 ‘시선집중’ 경쟁력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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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실종으로 내부 우려 팽배…국장 “특정 아이템 회피 안 해”

MBC의 대표적인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으로 꼽힌 <시선집중>이 손석희 전 교수가 하차한 이후로 민감한 아이템을 다루지 않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MBC는 손 교수 하차 이후로 두 달 여간 진행자 물색 끝에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을 지난 8일부터 투입시켜 안정화 궤도를 찾고 있다지만 MBC 안팎에서는 손 교수의 공백과 아이템 실종이 맞물리면서 <시선집중>이 과거의 명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 지난 8일부터 <시선집중>의 새 진행자로 나선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 ⓒMBC

언론노조 MBC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는 9일 보고서를 통해 <시선집중>이 동시간대 타사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들과 비교하면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다루는 횟수뿐만 아니라 논란의 당사자인 인터뷰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민실위는 지난 5월 12일부터 지난 6월말까지 7주간 MBC <시선집중>, SBS <서두원의 시사초점>, <한수진의 SBS 전망대>, CBS <김현정의 뉴스쇼> 등을 비교한 결과 <시선집중>에서는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던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진주의료원 사태, 조세피난처와 전두환 비자금 등의 아이템에 대한 심층 보도가 적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뜨거운 감자’인 국정원 대선 개입과 관련해 CBS<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12회, SBS<서두원의 시사초점>과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서는 10회를 다뤘다. 이에 반해 <시사집중>에서는 절반 수준인 6회를 다루는 데 그쳤다. ‘탈세의 온상’인 조세피난처와 전두환 비자금과 관련해서도 <시선집중>에서는 2회만 다뤘다.

민실위는 또 CBS와 SBS는 조세피난처를 단독 보도한 <뉴스타파>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내보내는 등 적극적인 보도 행태를 보였지만 <시선집중>에서는 당사자와의 심층 인터뷰 등이 이전에 비해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민실위는 “타사 라디오 매체들은 이 사실들을 독점 폭로한 <뉴스타파>제작진과의 직접 인터뷰를 통해 사실에 접근하려고 했지만, <시선집중>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이템 자체를 회피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민실위는 “<시선집중>의 위기가 단지 프로그램 하나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타사에 비해 압도적이었던 MBC 라디오의 공영성과 경쟁력은 지난 사장 시절 큰 상처를 입었고, 구성원들은 자괴감에 빠져있다”며 “<시선집중>의 표류는 자칫 MBC 라디오 전체를 한 순간에 위기로 빠져 들 수 있다는 점을 회사 측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실위의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김도인 라디오국 국장은 “균형있게, 객관적으로 보도하라고 지시했을 뿐 다른 지시를 하지 않았다”며 “방송제작가이드라인에 따라 방송하고 있으며, 특정 아이템을 회피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국장은 “국정원 아이템의 경우 7월부터 충분히 다루고 있으며, 시국선언 관련 인터뷰도 할 정도로 균형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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