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권하는 미디어, 부작용은 눈 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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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권하는 미디어, 부작용은 눈 감아”
한국 성형 실태 포럼…외모 지상주의 부추기기 자제해야
  • 방연주 기자
  • 승인 2013.07.11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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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과 ‘다이어트’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뜨거운 관심거리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외모 지상주의 열풍과 성형 의료 시장의 팽창과 맞물리면서 연예인을 비롯한 대중에게도 이른바 ‘외모 업그레이드’는 일상화된 지 오래다. 더구나 미디어에서 ‘미용 성형’을 부추기는 행태 또한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여성민우회와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은 공동주최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의 성형 실태 및 대안 모색을 위한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성형에 대한 광풍이 불고 있는 이유는 미용 산업과 성형에 대한 인식변화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미디어에서 조장하는 외모지상주의”라고 지적했다.

▲ 한국여성민우회와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 공동 주최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의 성형 실태 및 대안 모색을 위한 포럼을 열고 있다. ⓒPD저널

국제미용성형외과의사협회가 추계한 ‘2011년 성형시술·수술 건수’를 살펴보면 한국은 미국, 브라질, 중국, 일본, 멕시코, 이탈리아의 뒤를 이어 7위를 차지했다. 또 이상윤 건강과 대안 책임 연구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받는 성형은 지방 성형 수술과 보톡스 주사로 성형 수술이 치료 목적을 넘어 미용에 치우쳤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또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이 ‘다르니까 아름답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성형·다이어트 경험이 있는 22명 여성들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외모 관리는 노동 시장에서 자기관리 평가의 주요한 척도로 인식됐다. 또 의의료계가 여성들이 환자나 고객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부작용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처럼 대중의 성형 쏠림 현상은 성형 의료 산업에 대한 법적 규제의 미비도 그 원인으로 꼽을 수 있지만 미디어의 책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미디어에서 외모 지상주의를 확대 재생산하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성형수술을 권하는 광고, 기사 등이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물론 성형수술을 통해 의뢰인의 외모를 바꿔주는 메이크오버쇼 GTV <변정수의 룩앳미>, 스토리온 <렛미인 시즌3>등이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윤정주 소장은 “지상파 방송을 비롯한 오프라인 미디어와 인터넷 신문 등에서 성형수술을 한 연예인을 지속적으로 다루면서 보편적인 이슈로 만들었다”며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의 성형수술 전과 후를 비교 분석해 성형 불감증을 유발하는 등 그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김희영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장도 “성형 시장이 커질수록, 성형광고가 더 가까워질수록 성형수술 현장의 비윤리성의 문제는 점차 심화될 것”이라며 “성형이나 다이어트 시장은 필연적으로 의료나 몸에 대한 정보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광고나 미디어에서 무분별한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 5월 성형수술의 부작용과 문제점을 진단해 호평을 받은  SBS <SBS 스페셜> ‘그녀, 뼈를 깎다-내 딸의 양악수술’편의 박상욱 SBS PD는 토론자로 참석해 취재 과정에서 느낀 성형열풍과 외모지상주의 풍조에 대한 심각성을 전하기도 했다.

▲ 지난 5월 26일에 방영된 ‘그녀, 뼈를 깎다-내 딸의 양악수술’ 편 ⓒSBS

박 PD는  “프로그램 하기 전까진 양악수술 받는 사람들이 미의 기준에서 예뻐질 순 있지만 개성이 사라지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막상 (출연자와 인터뷰를 하다보니)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 지고 싶어 했다”며 “그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보니까 결국 제가 바라보는 시선과도 연결된 게 아닐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모 지상주의에서 비롯된 성형 열풍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그 원인 제공을 한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정주 소장은 “미디어에서 외모와 성형수술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것만으로도 이 광풍을 조금이라도 잠재울 수 있다”며 “프로그램 또는 기사 내에서 연예인의 성형수술 방법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소장은 “오락 프로그램에서 성형수술을 지나치게 너무 가볍게 웃음거리로 다루거나 동안선발대회 같은 외모지상주의를 부치기는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해서는 안 되며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성형수술 방법을 획기적인 수술로 소개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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