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기 방치 언론, 도덕적으로는 ‘방조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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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CBS ‘뉴스쇼’ 출연…“자살방지 법적 장치 마련해야”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노컷뉴스
KBS를 비롯한 일부 언론이 지난 26일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투신을 방조했다는 논란이 아직도 거센 가운데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공개 자살예고의 경우 상담이라든지 자살시도 방지를 위한 법적인 장치 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표 전 교수는 2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목숨을 잃는 순간에서조차 사진을 찍는 것은 자신들의 단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대단히 잔인한 모습을 보였다”며 “아직 우리 판례 상 방관 자체는 방조죄로 처벌하지 않지만 도덕적으로는 방조죄”라고 비판했다.

이어 표 전 교수는 “지난 2012년 12월, 미국 뉴욕에서 50대 한인이 20대 정신병력이 있는 흑인에게 떠밀려서 지하철로 떨어졌고, 이를 <뉴욕포스트> 기자가 사진을 찍어서 다음날 1면에 보도가 된 적이 있다”며 “그때 그 기자는 ‘플래시를 터뜨려서 지하철을 멈추려고 했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어느 누구도 그것을 이해하지 않았고, 한국에서는 ‘한국이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는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26일 한강에서 투신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실제로 성 대표는 취재진 앞에서 한강으로 뛰어내렸다. 당시 현장 사진이 한 트위터리안(트위터 이용자)에 의해 트위터에 공개됐고 현장에 있던 KBS는 ‘자살방조’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KBS는 공식 입장을 내고 자살 방조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KBS는 성 대표의 투신 예고 이후 26일 통화를 통해 내용을 확인, 두 차례에 걸쳐 수난구조대에 구조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KBS는 “인터넷에 유포된 사진은 KBS 취재진이 사건현장에 막 도착했을 당시의 모습으로 정황상 구조에 나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표 전 교수는 “그들(KBS)은 뛰어내릴 줄은 몰랐다고 해명할 수도 있지만 실제 위험가능성을 비교해 본다면 우리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미 바깥난간 쪽으로 가있는 상태였고, 그럴 때는 사진을 찍을 것이 아니라 무조건 다가가서 설득하거나 몸을 잡거나 투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사람으로서 해야 할 기본적인 행동”이라고 일침했다.

또한 표 전 교수는 “지금 남성연대 회원이 성 대표가 마포대교 난간을 잡고 있다가 손을 놓으면서 떨어지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게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며 “기사들도 그냥 그 사진을 갖다 붙이고 있다. 이걸 보면서 청소년이라든지 심신이 미약한 사람에게는 굉장히 자극적인 장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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