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국민·효성 등 이름 숨기고 채널A 간접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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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연대 “편법 공모 채널A 재허가 심사서 불이익 부과해야”

한화생명 신탁을 통해 채널A에 109억 9000만원을 투자한 곳은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 효성트랜스월드, 국민은행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승인심사 결과를 검증하고 있는 언론개혁시민연대의 7일 발표에 따르면 하나은행(40억원)과 하나대투증권(40억원), 효성트랜스월드(20억원), 국민은행(9억 9000만원) 등이 한화생명 신탁을 통해 채널A에 투자했다.

언론연대와 언론노조, 언론인권센터가 구성한 종편·보도PP(채널) 승인 검증 TF(태스크포스)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채널A에 출자한 한화생명 신탁(지분율 2.7%)의 위탁자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매체비평 전문지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위탁자가 확인됐다고 이날 밝혔다.

▲ ⓒ언론연대
이들 위탁자들은 채널A의 기존 주요주주가 아니고, 새로 주요주주로 지정될 만큼의 지분을 보유한 게 아닌 만큼 방통위의 승인심사 기준을 위배하진 않았다.

하지만 유가증권 투자 등 자산운용을 본업으로 하는 금융회사들이 한화생명이라는 또 다른 금융회사를 수탁자로 하는 신탁 계약을 통해 채널A에 간접 투자를 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언론연대 측의 지적이다. 신탁 계약을 통해 실제 투자자로서의 자신의 명의를 숨기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가능한 대목인 것이다.

‘신탁 계약’과 ‘출자 쪼개기’ 등의 편법을 동시에 이용해 채널A에 출자한 것 역시 논란거리다. 실례로 하나금융지주그룹의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은 한화생명 신탁을 통해 각각 40억원씩 채널A에 동시 출자했고, 효성그룹 계열사인 효성트랜스월드는 한화생명 신탁을 통해, 또 다른 계열사인 노틸러스효성테크는 SK증권 신탁을 통해 각각 20억원, 30억원씩 채널A에 동시 출자했다.

언론연대는 “금융회사의 자산은 대부분은 예금자·투자자 등의 타인 자금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일반회사에 비해 더 엄격하게 투명성·공공성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자신의 명의를 숨기려 했을 정도로 스스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을 인지한 투자처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건 금융회사로서의 기본원칙을 위배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회사 신탁을 통한 간접출자가 위탁자의 명의를 숨기려는 의도라는 건 상식에 속하는 것인데, 종편·보도PP의 건전성 및 공공성 제고를 책무로 하는 방통위가 이를 묵인했다는 건 사실상의 직무유기로밖에 볼 수 없다”며 “방통위는 현행 심사규정의 미비점을 보완해 향후 승인·재허가 과정에서 이런 편법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련의 편법을 공모한 채널A에 대해 재허가 과정에서 엄정한 불이익을 부과해야 할 것이며, 위탁자인 하나은행·하나대투증권·국민은행과 수탁자인 한화생명·SK증권 등의 금융회사에 대해선 금융감독당국에 통보해 조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연대에 따르면 TV조선 채널A JTBC MBN 뉴스Y 등 5개 종편·보도PP에 대해 15개 국내 금융회사가 모두 531억원 3000만원을 출자했으며, 금융업권별로는 저축은행업에서 6개사가 총 236억원으로 가장 많은 출자를 했다. 은행업 3개사 109억 8000만원, 증권업 4개사 102억 5000만원, 여신전문업 1개사 80억원, 자산운용사 1개사 3억원 등의 종편·보도PP 출자가 있었다.

종편·보도PP별로는 채널A에 11개 금융회사가 총 242억 1500만원으로 가장 많이 출자를 했고, MBN(7개사·139억 9000만원) JTBC(5개사·76억 2500만원) TV조선(3개사·38억원) 뉴스Y(3개사·35억원) 순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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