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흔들리는 아성, 막 오른 청취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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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하차 이후 청취자 이탈… '출연자 섭외 경쟁' 치열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이하 <시선집중>)의 청취율이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이 하차한 이후에 크게 하락하면서 동 시간대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간에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이지고 있다. <시선집중>에서 이탈한 청취자들을 붙잡기 위해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는가 하면 출연자 섭외 경쟁도 한층 뜨거워졌다.

한국리서치(4라운드 조사)가 지난 7월 둘째 주에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청취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동호의 시선집중>은 5.8%로 동시간대 점유 청취율 1위를 지켰지만 지난 5월 말 조사에 비해 2.3%가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손석희 사장이 <시선집중>에서 하차한 이후에 처음으로 실시한 청취율 조사로 방송사 내부에선 지난 10년 동안 굳어진 아침 시사프로그램의 지형에 균열이 생긴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 ⓒMBC

김기주 한국리서치 이사는 “손석희 전 교수의 하차 이후에 예상됐던 만큼 시청률이 빠졌는데,음악FM과 동시간대 시사 프로그램의 청취율이 동시에 올라 <시선집중>에서 이탈한 청취자들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청취자들이 어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단계”라고 분석했다.그동안 <시선집중>과의 청취율 격차가 컸던 동시간대 시사 프로그램은 곧장 <시선집중> 추격에 나선 모습이다.

당장 인터뷰 대상자 섭외와 뉴스 생산 경쟁이 치열해졌다. <시선집중>이 진행자 교체 이후에 날이 무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출연자 섭외와 파급력 있는 의제 설정에 신경을 쓰고 있는 분위기다.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는 한 PD는 “손석희 사장이 <시선집중>을 진행할 때는 인터뷰 대상자들이 <시선집중> 출연을 염두하고 있어 섭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청취율이 나올만한 고급 인터뷰이들의 섭외도 가능해졌다“며 ”독보적인 진행자가 하차한 뒤라 이제는 어떤 프로그램이 화제성이 크고 생생한 뉴스를 들을 수 있는 출연자를 섭외하고 인터뷰를 통해 파급력있는 뉴스를 생산하는 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 CBS <김현정의 뉴스쇼>ⓒCBS

이번 조사에서 지난 5월보다 청취율이 70%가량 상승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제작진은 “안팎의 간섭과 눈치를 받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걸 청취자들도 서서히 알아주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받아들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청취자들이 관심을 갖는 이슈를 앞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BS <한수진의 SBS 전망대>는 편성시간을 확대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매일 오전 7시 10분부터 8시까지 청취자를 찾았던 <한수진의 SBS 전망대>는 12일부터 방송 시간을 한 시간 앞당겨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방송된다. 개편 첫 날에는 장하준 캐임브리지대학 교수가 출연해 박근혜 정부의 6개월 경제 성적표를 따져봤다.

허금욱 <SBS 전망대> PD는 “인사 개편 이후 시사프로그램을 강화해보자는 내부 방침에 따라 편성 시간을 확대하게 됐다”며 “<시선집중>을 따라기기보다는 민생과 사회 의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등 변화하고 있는 청취자의 요구를 먼저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고 개편 의도를 설명했다.

▲ SBS <한수진의 SBS전망대> ⓒSBS

손석희 사장의 공백으로 시작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지각변동이 청취자들의 ‘대이동’으로 나타날 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기주 이사는 “라디오 매체는 습관적 청취가 많기 때문에 당장 어떤 프로그램을 듣다가도 익숙하지 않으면 원래 듣던 프로그램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며 “라디오 청취는 주로 라디오 채널, 콘텐츠, 진행자 순으로 영향을 받는데, <시선집중>의 이탈이 계속될지는 다른 프로그램들의 다양한 변화 시도들과 맞물려 9월 조사에서는 승패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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