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연출노트(44) 자연다큐 박수용 EBS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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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다큐는 연출이 아닌 ‘관찰’이다

|contsmark0|박수용 pd는 요즘 수년전 만난 시베리아 호랑이를 다시 추적하고 있다. 시베리아로 떠난 지 6개월만인 얼마전 박pd는 ebs에 모습을 드러냈다.
|contsmark1|그는 산사람이 다 되어 있었다. 아니 이미 산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입사이후 줄곧 자연다큐에만 매달려 온 그는 물총새, 파충류, 솔부엉이를 따라 다니더니 급기야 야생호랑이까지 맞닥뜨린 범상치 않은 자연다큐 pd로 이름이 나있다.
|contsmark2|내셔널지오그래픽과 bbc가 고가의 장비와 뛰어난 기술, 자본으로 훌륭한 작품을 제작하고 지구촌 곳곳에 방영되고 있지만 야생 상태의 시베리아 호랑이만은 담아내지 못했다고 한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개별적으로 서식하고 그 수가 얼마 남아있지 않아 촬영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작진이 목숨마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큐로 제작된 것이라고는 고작 생포된 야생 시베리아 호랑이에 무선 감지 장치를 매달아 헬기로 추적해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가 전부다.
|contsmark3|죽음의 고비마저 넘나 들어야하는 어려운 길을 자처한 박 pd는 스스로를 pd라고 생각지 않았다. 자연은 연출하고 제작하는 게 아니라 관찰하고 있는 그대로를 카메라에 담는 것.
|contsmark4|일반적으로 방송연출은 인터뷰를 통해서 취재원의 권위를 빌려 사람을 상대하는데 보내는 반면 자연다큐 pd는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contsmark5|“자연다큐는 방송전문가인 pd가 제작하는 장르가 아니라 자연을 잘 알고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기술을 익혀 카메라에 담아낸다고 생각한다. 자연다큐 pd는 대부분의 시간을 자연을 이해하는데 할애해야 하고 그 바탕 위에 자연다큐 pd로서의 자질이 갖춰지는 것이다. 방송 전문가적 기질은 20%만 있으면 된다.”
|contsmark6|그는 스스로가 방송을 제작하는 pd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자연전문가 내지 생태전문가로 도취해 있었다. 그는 pd의 무기이자 언어인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까지 스스럼없이 할 정도.
|contsmark7|박 pd는 자연다큐를 잠시 들렀다가 가는 장르로 제작해서는 안된다고 딱 잘라 말했다.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을 뿐더러 방송제작을 위한 과정에만 머무를 때에는 수개월동안의 산생활이 답답하고 괴로울 수밖에 없다며 인내하지 못할 경우 급기야 세트연출까지 하게 된다고 그는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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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강렬한 호기심이 들어야 한다
|contsmark10|그는 자연다큐 pd라면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고 제일 먼저 강조한다. 어떠한 흔적이 있을 때 그 흔적을 따라 가면 “그것의 끝에는 어떤 무언가가 살아 움직이고 있을까”라는 강렬한 호기심이 들면 자연다큐 pd로서의 자질은 일단 갖추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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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관찰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contsmark13|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찰을 해야한다는 것. 이것이 그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가 아니라는 그의 지론이 설명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박 pd는 ‘나만의 연출노트’가 아닌 ‘나만의 관찰노트’가 되어야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contsmark14|“자연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 제작하는 pd 스스로가 체크하고 관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충분한 자료가 있다고는 하지만 시시각각 다르고 제작하는 무언가에 대한 생태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 부는 바람과 내일 부는 바람이 다르고 오늘 뜬 달과 어제 뜬 달이 다르듯 보편적인 법칙을 pd는 관찰하고 수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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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6|감성과 본능이 가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contsmark17|그가 오랫동안의 자연다큐 제작에서 얻은 부분이다. 자연은 지극히 본능적이고 감성적이지만 사람은 이성이 발달해있기 때문에 자연 속에서의 생활이 어려움에 봉착할 때가 많다고 한다.
|contsmark18|“하지만 사람도 자연이라는 테두리에 속해 있기 때문에 감성과 본능에 의해 생활이 좌지우지된다. 이것을 본능적으로 깨닫지 못하면 수개월이라는 기간동안의 산생활을 할 수도 없다. 사람에게 본능과 감성이 제 기능을 할 때 만이 자연의 흐름을 본능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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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0|자연다큐의 거인이라고까지 평가받는 그는 호랑이와 같은 눈빛을 가졌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1년 중 10개월 이상을 산 속에서 보내는 그의 노력과 진지함은 바로 자연에서 사람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출발한 듯했다.
|contsmark21| 이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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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3|대표작품
|contsmark24|<반디를 보셨나요> <물총새 부부의 여름나기> <한국의 파충류> <솔부엉이> <시베리아, 잃어버리 한국의 야생 동물을 찾아서> 7부작 <한국 야생호랑이의 흔적을 찾아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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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6|수상경력
|contsmark27|제8회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작품상, 제32회 백상예술 대상, 제11회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올해의 pd상 및 tv특집 부문상, 제35회 백상예술대상 tv교양부문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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