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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온 가족이 1000곡에 도전한다

|contsmark0|“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가족이 모두 좋아할 수 있는 스타는 누구일까?
|contsmark1|나는 늘 꿈을 꾼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삼촌, 이모, 아이들 모두가 한 집에서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contsmark2|tv가 동네 만화방에 한 대밖에 없던 시절, 아주 어린 나는 엄마에게 맞기도 많이 맞았었다. 밤 늦도록 tv에 눈이 팔려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contsmark3|시대가 좋아져 라디오, tv, 인터넷, 게임 등 이제 즐길 도구들은 지천에 깔리게 됐다. 그러나 나는 더욱 꿈을 꾼다. 할아버지랑 할머니랑 아빠랑 엄마랑….
|contsmark4|우리집이 tv를 처음 샀을 때 tv는 가족을 모이게 하는, 밥상보다 더 고마운 친구였다. 세월이 좋아져서 이제 방마다 tv가 생기면서 졸지에 우리 가족은 한지붕 아래 세가족, 네가족이 되어버렸다.
|contsmark5|이에 편승해 방송사는 더욱 재촉한다. “시청자를 특화하라!” 이에 질세라 케이블tv는 더욱 시청자층을 쪼갠다. “틈새를 공략하라!”
|contsmark6| 2000년 10월 22일 <도전 1000곡>은 첫 전파를 탔다. 내가 생각해도 <도전 1000곡>은 참 웃기는 프로다. 별 뾰족한 구성도 없이 오직 가사만 심사하는 노래 프로인데 보는 사람이나 노래하는 사람이나 모두 울고 웃으니….
|contsmark7|일단 무엇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노래를 참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디오 시절, 노래는 별을 보며 가사에 감동받던 듣는 음악이었다. tv가 나오면서 보는 음악이 되었다. 이제 컴퓨터가 나오면서 부르는 음악이 되었다. 어찌보면 <도전 1000곡>은 이러한 눈과 귀와 입이 모두 즐거운 음악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거기다 때에 따라 몸까지 흔들 수 있으니….
|contsmark8|노래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는 것 같다. <도전 1000곡> 출연자도 철저히 여기에 맞춘다. 매주 여섯팀이 나오는데 자세히 보면 가족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랑. 출연자들끼리도 서로 예의를 갖춘다. 그러면서 경쟁을 한다. 깨끗한 승부세계의 즐거움! 참 영원한 소재인 것 같다. 경쟁에서 이기자면 노력해야한다.
|contsmark9|안그래도 바쁜 연예인인데 노래 연습까지 해야하니 출연자는 참 고역이다. 그래서 섭외도 일찌감치 한 두달 전에 미리한다. 섭외만 되면 제작자는 느긋하다. 우리는 원래 있던 그릇만 내밀면 되고 음식은 그들이 장만해야 되니까.
|contsmark10|요즘은 그릇이 더 좋아졌다. hdtv라는 새 그릇을 추가했다. 세트도 좋아야하고, 멀티큐브도 잘 닦아야한다. 바닥도 파리가 미끄러질 정도로 평평해야 카메라도 좀 통째로 움직이며 음악에 맞출 수 있는데, 그것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화질, 음질은 참 좋다. 그러다보니 출연자는 더 미칠 노릇이다. 노래방기기 앞에서 진땀을 흘리는 그들의 표정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으니….
|contsmark11|그러나 이게 또하나의 살아있는 맛인 것 같다. 그들도 시청자인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구나. 우리집에도 있는 노래방 반주에 맞춰 합격·불합격에 울고 웃는 똑같은 인간의 모습, 우리는 그런 연예인의 모습에서 사랑과 연민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 추억의 가수도 나오고, 요즘 연예인도 나오고, 재밌는 사람도 나오고. 정말 노래는 향수와 유행이 있는 것 같다.
|contsmark12|<도전 1000곡>은 단순하다. 가사 틀리면 불합격하는 딱 하나의 규칙. 그래서 복잡한 리모콘 조작이 질색인 할아버지, 아빠, 입시 때문에 머리가 복잡한 아들, 딸, 아직 학교도 안 들어간 아이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contsmark13|가수 유채영이 우승했을 때 그녀는 펑펑 울었다.“흐흑, 아직 가요순위 프로에서 1등 한번 못했는데 여기서 이렇게….”그녀는 처음 출연해서 1차전에 탈락했었다. 두 번째 출연해서 2차전 탈락, 세 번째 출연에서 결승전에서 탈락. 드디어 네 번째 출연에서 우승을 한 것이다. 이때 mc의 말이 또 재밌다.
|contsmark14|“이렇게 꾸준히 단계를 밟아서 우승했으니 어린이들에게도 참 귀감이 될 겁니다. 오늘이 5월 5일 어린이 날인데…”
|contsmark15|<도전 1000곡>은 스타들이 출연한다. 그러나 <도전 1000곡>은 <도전 1000곡>만의 스타를 매주 탄생시킨다. 이것이 또 하나의 가족 스타가 아닐까?
|contsmark16|이동규sbs 예능국
|contsmark17||contsmark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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