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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가 시장으로 간 까닭은?

|contsmark0|지난 4월 15일부터 19일까지 영화제로 유명한 프랑스 칸느에서 최대의 tv 프로그램 견본시인 mip-tv 2002 (marche international des programmes de television 2002)가 열렸다. 이 행사에 kbs에선 콘텐츠정책팀과 제작pd 3명이 합류하여 현장을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contsmark1|올해로 39년째인 이 행사에 세계 97개국 10,104명이 22,709개사를 대표하여 참가,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시장의 큰 특징은 크게 봐서 지난 9.11테러 이후 세계경제의 침체와 함께 광고시장이 얼어붙었고 따라서 재정이 어려워진 방송사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레 구매자의 협상력이 커지는 buyer’s market이었고, 프로그램도 픽션보다는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가 다소 강세였으며, 아시아의 용들이 다시 한번 포효했다는 현지신문의 표현처럼 아시아 각국의 참여가 활발했다는 점이다.
|contsmark2|mip-tv 이틀 전에 열리는 다큐멘터리 전문시장 mip-doc에서는 9000건 이상의 프로그램이 스크린 되었는데 상위 11건 중 6건이 9.11테러와 연관이 있는 주제여서 9.11테러가 방송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그 여파를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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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유럽시장을 달군 <리얼리티쇼>
|contsmark5|각종 컨퍼런스에서는 방송사의 재원확보방안이 공통의 고민거리로 등장했는데, 이미 흥행의 보증수표로 검증이 끝난 <리얼리티 쇼>가 여전히 큰 화두였다. 유럽의 방송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리얼리티 쇼>는 넌 스크립티드 포맷으로 가감 없는 일상의 리얼리티에 퀴즈, 경쟁, 게임 등 오락적 요소와 시청자참여를 가미한 것으로 응용 포맷들을 연속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contsmark6|감시하듯 들여다보는 <빅 브라더>나 <서바이버> <로프트 스토리>에 이어 <사랑의 리퀘스트>에 <체험 삶의 현장>을 섞은 것 같은 <솔리대리티>, 스타탄생을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여 뽑는 ‘팝 아이돌’류의 리얼리티 쇼는 저 예산이면서도 시청자 참여를 재원으로 삼아 시청률과 이익창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면서도 미국 헐리우드 메이저사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카드로 유럽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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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한국은 여덟번째로 큰 전시국가
|contsmark9|행사주관사인 리드미뎀사에 따르면 아시아지역 특히 일본과 한국의 전시 판매자들이 늘면서 일본은 4번째, 한국은 8번째로 큰 전시국가가 되었으며, 이러한 성장은 현지 언론의 머릿기사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우리 나라는 2000년도부터 문광부 지원으로 코리아 파빌리온이라는 공동부스를 운영, 방송3사와 아리랑tv, 독립제작사 등이 함께 프로모션 활동을 했다.
|contsmark10|국내 방송사와 제작사들의 수출은 문화적 할인이 낮고 제작능력이 우수한 애니메이션만이 비교적 지역적 편중을 극복하고 활발한 판매성과를 거뒀을 뿐, 대부분은 여전히 아시아시장 위주의, 그것도 드라마 위주의 판매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와 아쉬움을 남겼다.
|contsmark11|그런 가운데서도 한가지 반가운 점은 그 동안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사극의 해외수출을 처음으로 성사시켰다는 것이다. <명성황후>가 대만에 판매되었고 현재 싱가폴과 홍콩에도 거래가 진행 중에 있다. 사극처럼 스토리 자체의 특수성이 있다하더라도 스토리 텔링이 보편적이라면 얼마든지 역사적 배경지식이 없는 외국의 안방에 상륙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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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3|우리나라 영상산업 여전히 걸음마
|contsmark14|그러나 전반적으로 우리 나라의 영상산업의 현주소는, 언어와 문화적 토양이 달라 ‘문화적 할인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해외 메이저들과 경쟁하기에는 기획력, 제작역량, 자본력, 마케팅 모든 부분이 아직은 역부족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contsmark15|nhk의 경영진과 시니어 프로듀서가 직접 나서 수 년째 가전사들을 이끌며 세계무대에서 hd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이 특히 인상적이었으며, bbc 월드와이드가 항시 그 넓은 부스를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로 가득 채울 수 있는 경쟁력과 글로벌한 비전이 더할 나위 없이 부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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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7|세계방송의 흐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장
|contsmark18|칸느의 mip-tv는 단지 프로그램만 사고 파는 전시장이 아니다. 이제라도 더 많은 pd들이 이런 시장에 익숙해야할 이유가 있다. 첫째, 행사기간 내내 많은 컨퍼런스가 해마다 다른 주제로 열린다.
|contsmark19|다른 방송사들의 ceo와 pd들이 직접 컨퍼런스를 주도하기도 하는데, 그 주제는 예를 들어 “어떤 형식의 프로그램이 살아남을 것인가?” “인터넷 이후 - 새로운 표현수단, 새로운 형식” “생산 수익성 - 누가 비용을 투자할 것인가?” “팝 아이돌 케이스 스터디” “새로운 제작기술 - 저비용 혹은 고비용의 프로그램 만들기” “미래의 tv 포맷”등이다. 이곳에서 세계 방송사들의 고민과 비전, 프로그램 제작의 흐름을 읽을 수가 있다.
|contsmark20|그 동안 국내 방송사는 너나할 것없이 모두 프로그램의 구매와 판매 위주로 참여해왔기에 이러한 세계시장의 조류를 제대로 제작과 경영에 피드백하기가 어려웠다.
|contsmark21|두 번째로는 세계 유수의 방송사나 제작사들이 그들의 최근 베스트 프로그램을 상품으로 들고 온다. 현재 세계시장에서 통용되는 아이템과 기획방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pd들에겐 기획과의 싸움이 운명인데, 그 모티브를 충분히 찾고 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contsmark22|세 번째로는 이러한 시장은 국내외 방송산업 관계자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장이다. 이번 참관에서 우리 팀은 시간을 쪼개 가능하면 많은 관계자들을 만나며 의견교환을 했고 cctv, nhk등과 코 프로덕션을 타진하는 성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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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4|프로그램은 작품이다
|contsmark25|tv 프로그램은 궁극적으로 작품이자 상품의 양상을 띤다.너무 당연하게도 pd들은 치열하게 작품에 몰두하지만 상품에는 별 관심이 없다.그러나 프로그램이 pd의 손을 떠나는 순간 작품은 상품으로 탈바꿈한다. 따지고 보면 방송은 생래적으로 자신만을 위한 예술일 수 없는, 대중의 소비가 전제되는 시청자의 상품이지 않은가.
|contsmark26|방송 이후의 그 2차적 활용이나, 특히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프로그램은 더욱 철저히 상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렇게 보면 시청률은 소비자 반응도로, 광고판매율은 매상액으로, 수출액은 상품가격으로 환치될 수 있을 것이다. 내 작품을 더 많은 세계인이 소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는 때부터 당신은 이미 ‘글로벌한 pd’이다. pd가 시장을 배우는 일은 더 나은 제작으로의 피드백을 위한 좋은 기회이자 투자이다.
|contsmark27|권오대kbs 콘텐츠정책팀|contsmark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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