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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9 앵커는 내 커리어의 마지막”

[인터뷰]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권력-대기업 아닌 시민사회 편 서겠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 장윤선 · 이주영 기자l승인2013.09.03 11: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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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부터 <News9> 앵커, 고민 끝에 맡기로 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조건은 아니었다.
- 건강하고 합리적인 시민사회 편에 서겠다. 그것이 제 보도철학이다. 제가 이걸 지키지 못하면 JTBC에 있을 이유가 없다. 더 미련은 없다.
- 경영진의 편집권 개입은 없다. 없기로 하고 왔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흔들릴 수는 없다.
- <News9> 앵커는 내 커리어의 마지막, 나는 그저 저널리스트일 뿐.
- JTBC 기자들에게 '약속대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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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간 근무했던 MBC를 떠나 지난 5월부터 JTBC 보도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손석희 사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 30년간 근무했던 MBC를 떠나 지난 5월부터 JTBC 보도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손석희 사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팩트, 공정, 균형, 그리고 품위. 이걸 기본 전제로 건강하고 합리적인 시민사회 편에 서겠다. 그게 제 보도철학이다. 어떤 정치권력이나 대기업이 아니라, 또는 극단적 시민사회가 아니라 건강하고 합리적인 시민사회 속에 있겠다. 그걸 지키지 못하면 JTBC에 있을 이유가 없다. 이걸 못 지키는 상황이 되면 더는 미련이 없다는 것이다."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은 단호했다. 30년간 몸 담았던 MBC를 떠나 지난 5월부터 새로 둥지를 튼 JTBC 안에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아주 명확했다. 혹여, 뜻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과감히 떠날 계획도 미리 세워둔 눈치였다. 16일부터 새로 시작할 <News 9> 앵커는 개인적으로 한두 달 고민하다가 맡기로 최종 결심을 했다고 처음 말했다. 그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JTBC 뉴스를 변화시키는 방법일 수 있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 사장은 8월의 마지막 금요일인 30일 서울 중구 순화동 JTBC 보도부문 사장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다. 사장실이라 내심 전망 좋은 방이려니 했으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햇볕 한 줌조차 들어오지 않는, 꽉 막힌 네모상자 같은 방에는 넉 대의 텔레비전이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마이크 앞을 완전히 떠난다고 밝혔던 손 사장은 왜 넉달 만에 다시 마이크 앞에 서게 됐을까. 그는 "뉴스 콘텐츠 관리하는 것도 그렇고, 시청자들에게 JTBC 뉴스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를 알리는 것도 그렇고, 제가 직접 뉴스를 진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그게 제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 사장은 "(경영진의) 편집권 개입은 없다. 없기로 하고 왔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흔들릴 수는 없다"며 "삼성으로 상징되는 대기업 문제는 팩트가 있으면 반드시 다루며, 그건 제가 과거 MBC에서 <시선집중>을 진행했을 때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13년간 MBC에서 <시선집중>이라는 프로그램 하나 진행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정치권에서 대놓고 <시선집중>에 압력을 넣진 않았지만, <시선집중>이라는 프로그램도 그 쉽지 않은 작업의 산물이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손석희 사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지난 8월 30일 서울 순화동 JTBC 보도부문 사장실에서 손석희 사장이 <오마이뉴스>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 지난 8월 30일 서울 순화동 JTBC 보도부문 사장실에서 손석희 사장이 <오마이뉴스>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처음부터 앵커 조건 있었다면 JTBC 안 왔을 것”

- MBC에서 JTBC로 옮긴 지 벌써 석 달하고 보름 정도 됐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개편이 이달 16일이라 일도 많았고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다른 생각을 못할 정도로 바빴다. 모든 언론사가 똑같이 미흡하다고들 하겠지만, 여기도 인력과 시설 등 개선해야 할 게 많아서 거기에 시간을 많이 썼다."

- 주로 어떤 일들을 한 건가.
"인력을 새로 뽑았다. 경력기자, 신입사원 합쳐 12명 정도 충원했다. 장비도 보강했고... 여긴 보도부문 사장이 시사교양까지 담당해야 해서 제가 온 뒤로 시사교양 부문 탐사프로그램 <뉴스맨>을 새로 시작했다. 저널리즘에 여러 분야가 있겠지만, 탐사보도는 포기할 수 없었다. 최근 방송국마다 탐사 보도 프로그램이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인데, 제가 '이건 꼭 하자'고 했다. 탐사보도야말로 저널리즘의 '꽃'일 수 있다."

- 16일부터 JTBC <NEWS 9> 앵커를 맡게 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어떻게 되는 건가.
"그건 전적으로 제가 결정한 문제인데… 고민 끝에 맡기로 했다. 그러나, 제가 여기 올 때 그런 (앵커) 조건은 없었다. 만약 회사에서 그걸 조건으로 걸었다면 안 왔을 것이다. 그건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제게 뉴스 진행을 요구하는 사람은 단 하나도 없다. 그래서 저도 완전히 마이크 앞을 떠난다고 생각했다. 다만, JTBC 뉴스를 보다 혁신하고 변화시키자는 공감대는 있었다."

- 왜 생각을 바꿨나.
"JTBC 뉴스를 가장 효과적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일 수 있겠다 싶었다. 정확히 어떤 시점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한두 달 고민한 것 같다. (이곳에서) 같이 (일을) 하다 보니, 뉴스 콘텐츠 관리하는 것도 그렇고, 시청자들에게 JTBC 뉴스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를 알리는 것도 그렇고, 제가 직접 뉴스를 진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후배들도 저와 빨리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게 제일 중요한 이유였다. 또 그게 제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 지금까지의 JTBC 뉴스는 어떻게 평가하나.
"한꺼번에 다 변해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지금까지 JTBC 뉴스 구성원들이 '크게 다 잘못했다'고도 할 수 없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다들 열심히 보도하며 노력해왔는데,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서 '여태까지 당신들이 했던 건 다 틀렸어' 이렇게 말할 순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여기 오자마자 제가 강조한 게 4가지다. 우선, '팩트(사실)'. 팩트는 과감하게 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은 '공정', 그리고 '균형'이다. 뉴스는 많은 이해관계를 다루기 때문에 균형을 잘 잡아줘야 한다. 마지막은 '품위'다. 모든 뉴스를 품위 있게 전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보도국장이 책임지고 뉴스 콘텐츠를 관리해왔다. 저는 편집회의에도 일부러 참여하지 않았고 가끔씩 보도국장을 통해 문제가 있으면 지적해 전달했을 뿐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어쩔 수 없이 저도 편집에 다 관여해야 한다. 궁극적인 편집권과 인사권이 저에게 있는데, 그 두 가지를 가진 사람이 뉴스 앵커로 직접 나서니까 지금까지와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권한들이 모든 것에 우선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저나 보도국장, 그리고 구성원들이 우리의 방향성에 동의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리라고 믿는다."

- 손 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할 JTBC의 보도방향은 어떤 것인가.
"위의 네 가지를 기본 전제로 하고, 시민사회 편에 서겠다. 거기엔 조건이 있다. 건강하고 합리적인 시민사회 편에 서겠다는 것이다. 그게 저의 보도철학이다. 어떤 정치권력이나 대기업이 아니라, 또 극단적인 시민사회가 아니라, 건강하고 합리적인 시민사회 속에 있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에 말씀드린 네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이건 매우 명확하다. 제가 이걸 지키지 못하면 여기(JTBC)에 있을 이유가 없다. 무슨 이야기냐면, 그걸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더 미련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제가 여기에 온 이유다."

- 시민사회 편에 서서 얻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무엇을 얻겠다는 것이 아니다. 언론은 당연히 그래야 하지 않겠는가. 무엇을 얻겠다고 하는 순간 오히려 잃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 사장이 보도 전면에 나서면 보도국장의 역할은 대폭 축소되는 건가?
"그렇진 않다. 1차 편집 책임은 당연히 보도국장이 갖고 지휘한다. 최종 책임은 저한테 있다. 무슨 이야기냐면, 1차 책임자가 결정한 내용을 최종 책임자가 바꿀 수 있겠지만 그 과정은 합리적일 것이다. 분명한 것은 1차 책임자는 보도국장이고, 최종 책임자는 저라는 점이다.

그럼, 최종 책임자의 결정에 경영진이 참견하고 싶지 않겠냐, 이런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여태까지 그런 일은 없었다. 정말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일이라면 (경영진과) 이야기할 수는 있다. 그건 어느 언론사든 비슷할 것이다. '너희(JTBC)만 하지 마'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 정도의 수준에서 얘기는 할 수 있지만 (경영진의) 편집권 개입은 없다. 없기로 하고 왔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흔들릴 수는 없다."

- 지금까지는 (손 사장이) 뉴스 콘텐츠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진이 할 이야기가 없었을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좀 달라지지 않겠나. 삼성 등 대기업 문제에서 경영진과 충돌하는 이슈가 생기면 어떻게 하겠나. 합리적 시민사회 편에 설 수 있겠나.
"삼성으로 상징되는 대기업 문제는 팩트가 있으면 반드시 다룬다. 그건 제가 과거 MBC에서 <시선집중>을 진행했을 때와 같다. <시선집중>에서 다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팩트가 있다면 다룬다."

- 삼성 반도체 피해자 문제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도 다룬다. 우리가 안 다룬다고 해서 다른 모든 곳이 함께 안 다루는 것도 아니지 않나. 그렇게 하면 우리만 바보 된다. 팩트를 우리만 놓칠 수 있는 건 아니다. 가장 먼저 알기는 어려워도 모를 수는 없다. 그렇다면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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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가 확인되면 보도한다. 거기엔 예외가 없다. 삼성이든 다른 대기업이든 그밖의 어떤 곳이든 팩트가 있으면 뉴스는 나간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약속 대련은 없다... 1분30초 리포팅 포맷도 바꿀 것"

- JTBC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의 영훈중학교 부정입학 의혹 사건을 모르지 않았을 텐데 왜 하루 늦게 다뤘나.
"이 사건, KBS 9시 뉴스가 단독으로 맨 처음 다뤘다. 그럼 우리뿐 아니라 다른 곳도 처음부터 잡지는 못한 거다. 우리는 다음날 낮부터 보도하기 시작했고 메인 뉴스에도 내보냈다. KBS처럼 특종보도 못했다고 야단친다면 저희로서는 할 말이 없다. 저도 (KBS) 보도를 본 다음 날 아침 '이런 기사가 나왔던데, 놓치지 말라'고 했고, 보도국장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다음 날 하루 종일 보도됐다. '그런 문제는 내지 말아야지' 이런 건 없다. 오히려 이 부회장 아들의 영훈중 자퇴 소식은 (JTBC가) 자막으로 제일 먼저 냈다. 네 가지 원칙에 따라 팩트가 확인되면 보도한다. 거기엔 예외가 없다. 삼성이든 다른 대기업이든 그밖의 어떤 곳이든 팩트가 있으면 뉴스는 나간다. 편집권은 보도국에 있다."

- 1999년 MBC <아침뉴스2000>을 이후로 텔레비전 뉴스는 14년 만에 다시 하게 되는 건데, 언론인 손석희에게 다시 앵커로 돌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
"글쎄, 거기까지는 생각 안 해봤는데, 제 커리어에는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다른 커리어를 쌓고 싶은 생각도 없다. 저는 그냥 저널리스트일 뿐이다. 옛날부터 사람들이 저한테 '저널리스트로서 뭘 바라냐'고 물었는데, 특별히 바라는 건 없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끝나고 나갈 때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 '할 만큼 했구나'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된다. 그럼 될 것 같다."

- JTBC만의 뉴스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요즘은 다들 온라인매체나 SNS를 통해 뉴스를 하루 종일 다 소화한다. 옛날에 비하면 텔레비전 뉴스가 갖는 힘이 자꾸 떨어져간다. 저녁 9시에 뉴스가 시작하면, 그전까지 사람들은 이미 많은 뉴스를 소비한 상태다. 그러면 (저녁 방송 뉴스는) 뭔가 좀 달라야 한다. 종일 발생한 뉴스에 대한 일부 복습과 확인도 필요하지만, 저희는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를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뉴스) 당사자도 불러낼 수 있다. 제가 <시선집중>을 진행해 왔기 때문에 그런 스타일이 접목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시는데, 아마 접목될 것 같다. 취재기자들이 늘 하는 1분30초짜리 리포팅 포맷도 많이 바뀔 것이다.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해왔던 1분30초 리포트의 백화점식 나열, 이런 건 많이 바꾸겠다. 영업 비밀이라서 너무 많이 말하면 안 되는데(웃음).

한 가지 더 말씀 드리자면, <시선집중> 작가들이 다 이곳으로 왔다. 일부러 빼온 건 아니다. 제가 그만 둔 이후로 패널과 작가들도 그만뒀다. 작가들이 몇 달 놀다가 이리로 왔다. 방송가에서 <시선집중> 작가였다면 어디서든 훨씬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JTBC는 MBC만큼 대우를 못 해준다. 그래도 고맙게도 제 뜻에 공감해 주었다."

- 기자들은 90초짜리 스탠딩 리포트가 익숙할 텐데.
"이미 기자들한테 '약속 대련은 없다'고 말했다. 미리 준비된 질문과 답변을 그대로 읽는 건 없다는 뜻이다. 그럼 원고 없이 하느냐, 그건 아니다. 기본적인 질문이야 서로 공유하겠지만, '플러스 알파'(추가) 질문이 많이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기자들은 현재 이런 보도 행태에 익숙하지 않다. 예를 들면 1번부터 5번까지 정해진 질문대로 갔다. 그런데 이런 방식이 없어진다는 건 기자들이 더 많이 취재해야 한다는 뜻이다. 더 열심히, 더 많이 취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앵커의 질문에 답변 못한 기자는 어떻게 되는 건가.
"답을 못하면 그 다음 날 뉴스에서 마저 전해줘도 된다(웃음). 우리 시청자들은 그걸 양해해주실 거라 믿는다. 우리 기자들이 능력이 없어서 전달 못하는 게 아니라 때로는 놓칠 수도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은 다음 날이라도, 아니면 그 뉴스 말미에라도 마저 취재해서 전해드릴 수 있다. 가능한한 그런 일이 없도록 열심히, 최대한 취재하라는 것이다. 아마 가끔 사고도 날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시청자들의 재미를 위해서 그런 게 아니다. 이런 방식으로 보도해야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를 만들겠다는 의미가 살아날 수 있지 않겠나."

- 시청률조사기관에 따르면 종편 메인뉴스 시청률은 1% 내외다. 그중에서도 JTBC 뉴스가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낮다. 왜 그럴까.
"전반적으로 종편 시청률이 낮다. JTBC <썰전>도 2%대고, <히든싱어>도 많이 봤다고 하지만 5%대다. 공중파 방송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종편보다) 훨씬 강하다. 종편은 채널 돌리면서 거치는 방송이지 않나. 그런 데서 오는 문제라 볼 수 있다. 그리고 뉴스 시청 기호는 잘 바뀌지 않는다. KBS 뉴스 본 사람은 계속 KBS만 본다. SBS·MBC 뉴스를 보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아직까지는 공중파 뉴스가 가진 힘이 그만큼 크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아무래도 차이날 수밖에 없다. 일단, 시청률은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론의 저널리즘, 흔들리지 않고 그 방향을 가져가면 언젠가는 인정받지 않을까 싶다."

“스트레스 때문에 새벽에 식은땀 흘리며 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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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뉴스는 진영논리에 속해있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진영논리에서) 상당 부분 벗어나 있다고 생각한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 한 종편채널 앵커는 나름대로 여야 균형을 맞춘 보도를 하겠다고 야권인사들을 섭외하지만 정작 야권인사가 출연하면 시청자들의 비난이 거세, 차라리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춘 사람들을 섭외한다고 했다.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데 JTBC도 그 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아닌가.
"JTBC는 어떤 진영에도 속해 있지 않을 것이다. 굉장한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일부에서는 '결국 그래봐야 누굴 위한 거냐, 장사논리 아니냐'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아까도 이야기한 것처럼, JTBC 뉴스는 진영논리에 속해 있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진영 논리에서) 상당 부분 벗어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앞으로 JTBC는 점점 더 진영 논리에서 벗어날 것이다. 합리적이고 건강한 시민사회는 진영 논리 속에 있지 않다. 제가 여태까지 30년간 <시선집중>, <100분토론>을 진행해오면서 이 기준을 벗어난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혹시 능력이 모자라 잘 못했을지는 몰라도, 그렇게 해오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제가 너무 모든 걸 자신감 있게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사실 걱정이 많다. 이 모든 것에 대해 걱정이 많다. 솔직히 말하면 새벽에 식은땀과 함께 잠에서 깬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렇다. 안 그렇겠나."

- 지난 3월 JTBC는 기자들의 인사고과에 '기사별 시청률'을 반영키로 한 지침이 발표돼 물의를 빚었다. 지금도 유효한 평가기준인가.
"요즘은 안 한다. 기존에는 이른바 정량평가였는데 정성평가로 상당 부분 바꿨다."

- 김학의 전 법무차관이 연루된 원주 성접대 보도와 관련 재연 드라마를 내보내 문제가 됐다. 이것도 시청률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나. 이른바 선정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건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신문 뉴스도 마찬가지로 그런 요소를 갖고 있다. 방송 뉴스는 재연을 줄여야 한다는 것. 제가 이야기하기 이전에 태스크 포스팀(TF)에서 기자들이 먼저 얘기했다. 그만큼 고민이 많은 것이다. 저는 앞으로 평기자들과 매주 금요일 점심 때 샌드위치를 먹으며 지난 한 주간 보도된 기사에 대해 토론할 것이다. 두 시간 가량 진행할 생각인데 원하는 기자는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 평기자들과 주1회 샌드위치 회동을 하는 목적은 뭔가.
"제 의견이 틀릴 수도 있지 않나. 사장이자 앵커인 선배가 이렇게 하라고 지시하거나 바꾸자고 했다면 당시에는 동의했던 기자들도 '지나고 보니 이런 문제도 있다', 이렇게 저한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들의 보도에 대해 경계 없이 토론하자는 것이다. 결국 뉴스 콘텐츠를 잘 만들자는 취지다. 대전제는 아까 말한 네 가지와 '건강한 시민사회' 속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켜야 할 게 많은 것처럼 들리지만 실은 다 같은 맥락이다. 이런 식으로 열린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다들 좋다고 했다. 모임 이름은 '샌드위치 미팅'인데, 제가 이름을 지었다. 그런데 이 모임 하다가 제가 중간에 샌드위치가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 기자들을 통솔한다는 건 정말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손 사장 역시 취재기자 출신이 아니라서 보도국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지 않겠냐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어차피 뉴스를 다뤄왔던 사람이기 때문에 큰 어려움을 느끼진 않는다. 꼭 기자들을 '핸들링'(제어)해야 한다는 생각도 안 한다. 왜 기자들을 핸들링해야 하지? 싶다. 그리고 저는 기자들을 핸들링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다. 나는 그냥 동료이자 선배다. 단, 회사 쪽과 통할 수 있는 '채널'로서의 선배다. 그러니 기자들과 어려울 게 뭐가 있나."

“조중동 종편 프레임 벗어나기, 결국에는 그렇게 될 것”

- MBC를 떠나 JTBC에 둥지를 틀 때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언론의 사회통합기능을 실천하고 싶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나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하나.
"이제 시작이다. 여태까지는 시작하기 위한 준비 단계였다. 그 모든 것보다도 여기는 우선 인프라를 잘 만들어가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에 여태까지 이 부분에 더 신경을 썼다. 이제는 한 걸음을 떼야 하는 상황이다. 언론학자들이 언론의 사회통합기능을 계속 강조하는 건 언론이 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언론이 상당 부분 진영논리에 빠져 있기도 하고, 또 솔직히 말해 그것이 때로는 수익모델을 창출하기도 하지 않나. 어찌 보면 진영 논리에 빠져 있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위험하다. 수익모델이 안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 저나 이 조직은 이제 모험을 시작한 것이나 같다. 모험이란 걸 알지만 일단 이렇게 시작한다. 매우 걱정도 되고, 불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그 길로 갈 것이다. 경영 논리와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그건 제가 현명하게 대처해보겠다."

- 정치권 압력 등 내·외부 변수가 생길 때는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예를 들어 <시선집중>이라는 프로그램 하나 진행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13년간의 <시선집중>도 사실은 그런 과정을 통해 나온 산물이다. 정치권에서 대놓고 <시선집중>에 압력을 넣진 않았지만, <시선집중>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도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시선집중> 정도의 다양성과 콘텐츠는 제가 만들고 있는 뉴스에서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 저를 상당 부분 규정해온 게 <시선집중>과 <100분토론>인데, 그것도 쉽게 만들어 낸 콘텐츠는 아니었다. 앞으로 최소한 그 정도는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JTBC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두 분 공히 공중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활동하다 종편으로 옮겼다. 정말 제약이 없겠나.
"제약에 대한 우려를 계속 말씀하시는데 아직 일어난 일이 아니니 지켜봐주길 바란다. 정관용 교수는 제가 오자마자 섭외하려 했다. 저는 정 교수를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예전에 같은 시기에 양대 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서로 스타일은 다르지만,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정 교수가 2008년 KBS <심야토론>을 그만둔 다음 책을 냈는데, 그 책 추천의 글을 제가 썼다. 추구하는 바를 알기 때문에 마음먹고 썼다. 이른바 '중립지대', 양극단으로 잘못 흘러가는 사회에 대한 중립지대 역할을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소통의 시대가 없으면 전진할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분이 생각하는 진보는 소통이다. 한쪽에서만 진보를 외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중립지대에서 다 같이 소통하면서 나아가는 게 진보가 아닐까 생각했다. 아마 그분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저도 같은 생각이다. 두 사람 스타일이 다르지만 생각은 같은 것 같다. 우리 사회에 진보 또는 보수만 있을 수 없는 데다 양쪽이 싸움만 하고 있으면 전진은 없다. 궁극적 차원에서 같이 진보하자는 것이다. 그게 바로 제가 여기에 온 이유하고 100% 맞아떨어진다. 그래서 (정 교수를) 만나 이야기했고, '와서 같이 일하자'고 했다. 정 교수가 고민해 보겠다고 했는데, 그 고민의 산물이 결국 같이 하는 걸로 됐다. <정관용 라이브>는 이번 개편의 핵심 중 핵심이다."

- 통합진보당이 내란예비음모 문제를 취재하던 종편 기자들의 취재를 불허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사장께서는 JTBC가 특정 진영 안에 속해 있지 않다고 했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조중동 종편' 프레임이 존재한다. 취재에 불이익이 생길 때 어떻게 하겠나.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한동안 보도가 안 나갔다. 그런데 제가 나가서 취재하라고 했다. 집회가 커지면서 중계차를 내보냈다. 그나마 우리가 거의 처음이었다. 현장에선 취재하지 말라는 요구도 있었다. 기자들은 서운했을 거다. 그러나, '그건 우리가 감수해야 할 문제다, 나중을 생각하고 지금은 감수하자'고 말했다. 그렇다고, 촛불집회 하는 사람들의 편을 들라는 게 아니다. 객관적으로 보도하면 훗날에는 (촛불시위 현장에서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지금은 객관적 보도를 안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어서 그런 것인데, 그건 감수해야지 어쩌겠나. 꾸준하게 참을성을 가지고 객관적으로 보도하면 끝내 인정받을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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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론으로 가고 싶다. 그렇게 되면 이른바 '조중동 종편' 프레임에서도 나오게 될 것이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 '조중동 종편'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자신하나.
"그것이 부정적 이미지를 주는 것이라면 벗어나야 한다. 자신 있느냐…, 음....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되리라고 본다. 정론으로 가고 싶다. 그렇게 되면 이른바 '조중동 종편' 프레임에서도 나오게 될 것이다. 우리는 정론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일부러 과장하거나 쇼하면 시청자들이 이제 다 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TV뉴스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많은 경로를 통해 뉴스를 접하기 때문에 과장하거나 쇼를 하면 시청자들이 모를 수가 없다.

'저널리즘'의 '저널'(journal)은 서양에선 일기라는 뜻이다. 왜 저널에 '이즘'(ism)을 붙일까. 그건 저널리즘이 현상을 보도하되 그 현상에 대한 고민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그 고민을 시작할 것이다. 무엇이 언론으로서 우리 사회의 갈라진 틈을 메우는 역할을 하는 것인지 고민하겠다. 그래서 정론의 저널리즘을 하겠다. 다른 '데코레이션'이 필요하지 않다. 그게 안 되면, 불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안 되도록 노력하겠다. 우리가 편견에 빠져 있다면 그 편견을 버려야 할 것이고, 타성에 젖어 있다면 고쳐야 할 것이다."

- 끝으로, 꼭 묻고 싶은 게 있다. MBC는 왜 그만두었나.
"나는 MBC에서 30년을 일했다. 떠나왔어도 거긴 내 고향이다. 고향에 대해선 누구나 좋은 기억을 남겨두고 싶어 한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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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권우성 · 장윤선 · 이주영 기자  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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