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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클리핑] 청와대·국정원, 채동욱 검찰총장 사찰 의혹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3자회담을 열고 정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서로 간의 입장차마나 확인하며 끝났다. 이날 3자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김한길 대표의 요구에 내내 “나는 무관하다”로 일관하거나 오히려 역공을 펼치며 강경하게 나왔다. 한쪽에서는 박 대통령의 ‘불통’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겨레>나 <경향신문>에서는 박 대통령의 ‘불통’의 리더십을 지적하며 경색된 정국이 장기화로 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도 경색된 정국이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는 데는 동의했다.

그러나 조선·중앙·동아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 원인 중 하나인 박 대통령의 ‘불통’을 비판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여야 간의 충돌에만 초점을 맞추거나 박 대통령이 손을 내밀었지만 김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조선·중앙·동아 “90분간 주요 쟁점 충돌”… 朴대통령 ‘불통’ 비판 없어

<조선일보>는 1면 “90분 만남, 골만 깊어졌다” 기사에서 “청와대와 야당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며 “박 대통령은 강도 높은 국정원 개혁을 약속하며 ‘오해가 있는 부분은 서로 풀고 회담의 결실을 맺어서 국민에게 희망을 드렸으면 한다’고 했으나,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회담 뒤 ‘(박 대통령 말에는) 정답이 하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박 대통령은 민주당 장외투쟁의 명분인 국정원 댓글 사건이나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문제에 대해선 ‘사과할 일이 아니다’고 했다”며 “김 대표는 다음 주제로 넘어가려고 하는 박 대통령 말을 가로막으면서 ‘사과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고 김 대표의 태도를 지적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이 재판을 통해 사실로 밝혀지면 문책을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정치에 일절 관여하지 않게 하겠다. 강도 높은 개혁안을 국회에 넘길 테니 알아서 논의해 달라”며 야당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다.

회담 후 천막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김 대표에 대해 황우여 대표는 “박 대통령이 ‘사과’만 빼곤 민주당 요구를 거의 수용한 것 아니냐”면서 “채 총장 문제도 사실이 밝혀지면 그에 따르겠다고까지 했는데, 더 이상을 요구한다면 우리(새누리당)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6면 “대통령이 주제 바꿔도 김 대표 다시 사과 요구…겉돈 90분” 기사에서 “김 대표의 ‘창’과 박 대통령의 ‘방패’가 한 시간 반 내내 충돌하며 정국 정상화는 더욱 멀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며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대립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결국 대통령의 사과 문제를 놓고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충돌했다”며 “김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미리 준비해 간 A4용지를 꺼내 국정원 대선 개입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면서다”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합의문을 내지 못하고 회담을 끝낸 뒤 청와대와 야당은 서로를 공격했다”며 “여야 간에도 공방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회담 후 김 대표는 의총장에서 “할 말은 다 했다”고 했지만 황우여 대표 측 여상규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이 ‘최고사정기관인 검찰총장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 야당이 먼저 나서서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원칙이고 도리 아니냐’고 밝혔을 때 김 대표는 이렇다 할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도 4면 “‘민생’vs‘사과’ 평행선…꼬인 정국의 밤은 더 길어진다” 기사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의 견해차가 생각보다 넓고 깊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실제 김 대표는 지난해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10·4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의 배후 책임 등을 주장하며 회담 내내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고 박 대통령도 자신의 논리에서 물러서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입장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청와대는 “대통령이 진정성 있게 야당의 모든 질문에 성실하게 답하고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며 “(회담 결과에 대해)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에 대해 더이상 민간이나 관에 출입하지 않겠다는 정도로 의지를 밝혔고 검찰총장 건에 대해서도 진실이 규명돼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야당의 의견을 다 수용했다”고 말했다.

또한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가 야당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줬다는 것과 대통령은 민생에 전념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전한 것이 소득”이라며 “어차피 3자회담을 하지 않아도 정국 경색은 풀리기 어려웠기 때문에 더 나빠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이 잘 먹고 잘살도록 무엇을 해야 할지 진심을 담은 제안을 했어야 한다”며 “제1야당의 역할을 망각한 민주당은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조선일보> 2013년 9월 17일 1면.
경향·한겨레, 박 대통령 ‘불통’ 지적…정치무시 비판도

조선·중앙·동아와 달리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이번 3자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데에는 박 대통령의 ‘불통’ 역시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1면 “박 대통령 ‘불통’… 대결정치 선언” 기사에서 “박 대통령은 김 대표가 준비한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관련 대통령 사과와 법무장관 문책 등 7개항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며 “대치 정국의 마지막 출구로 여겨진 3자회담이 결렬되고, 대통령이 강공 기조를 천명함에 따라 정국 경색은 추석을 넘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김 대표 요구에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에는 왜 국정원 개혁을 안 했나”라면서 “국정원이 혁신적 개혁안을 내놓을 것이며, 이를 통해 정치개입을 확실히 못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박 대통령은 여당 내에서도 거론됐던 포괄적 유감조차 표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국회가 식물상태에 빠져 민생이 타격받고 있는데, 궁극적 책임은 대통령에게 가는 만큼 적극적으로 경색 정국을 타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많은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MB(이명박) 정권과는 다른 정권이길 기대했는데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한겨레>도 6면 “박 대통령 ‘정치 무시’…할말만 하고 끝냈다” 기사에서 “박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과와 개혁, 관련자 처벌 등 김한길 대표가 몇 차례 반복해 꺼내든 요구에 대해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됐던 포괄적 유감 표명은 언급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왜 국정원 개혁을 하지 않았냐”고 한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며 “원외투쟁중인 야당을 설득해 정치를 복원하기보단 국회까지 몸소 나가서 대화를 했다는 명분만 얻고, 정국은 ‘내 맘대로’ 끌고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겨레>는 “이번 만남이 ‘빈 수레 회담’이 된 원인으로는 스스로 5선 의원이면서도 취임 뒤 철저히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 박 대통령의 ‘정치 무시’ 마인드가 꼽힌다”며 “출범 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지연을 야당 탓으로 돌리며 종주목을 쥐고 흔들던 그때 인식은 이번 회담에서도 전혀 바뀌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2013년 9월 17일 1면.
청와대·국정원, 채동욱 검찰총장 사찰 의혹

<한겨레> 2면 기사에 따르면 채동욱 검찰총장이 자신을 사찰한 배후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정치권에서 지목한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에 대해 지난 5일 진상조사를 지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채 총장이 <조선일보>의 ‘혼외아들 의혹’ 보도 전에 이미 자신을 겨냥한 일부 세력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지난 16일 “혼외아들 의혹에 관한 기사가 나오기 직전, 총장이 김 부장의 특정 행태에 대해 ‘사실관계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감찰 전 단계인 ‘진상조사’를 진행중이었으나 총장에 대한 의혹이 보도되면서 중단됐다”고 밝혔다. 대검도 불법사찰 여부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춰왔고 법률 검토를 다양하게 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선일보>의 9월 6일 보도 전인 9월 5일 이중희 민정비서관과 김광수 부장이 전화를 자주 하는 내용들이 대검에서 발각됐다. 그래서 대검에서 감찰을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부장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총장이 곧 물러나니 청와대에 직보하라’는 요구를 받았고, 이후 검찰총장을 건너뛰고 청와대와 직거래한 의혹이 있어 진상을 파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선 검사들도 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이 불거지게 된 배경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청주지검 이진호 검사는 지난 15일 저녁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기획 낙마’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 없는 상태로 총장이 교체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시비는 일상화될 것이며…모든 중요한 수사에 대한 소모적인 국론분열이 재연될 것이다. 국가적 차원의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택균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검사도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려 “문제의 핵심은 총장에 대한 (법무부) 감찰의 적정성”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앞으로 총장님이 될 분이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겠느냐”, “(채 총장 사퇴가) 검찰의 독립성과 관계없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못한다. 하늘이 우리를 노려보고 있다. 우리는 주권자인 국민들만을 바라봐야 한다” 등의 글이 검찰 내부통신망에 잇따라 올랐다.

▲ <한겨레> 2013년 9월 17일 2면.
국정원 여직원 ‘오피스텔 대치’ 때… 심리전단선 민주당 비판글 올렸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 관계자들과 대통령 선거 관련 댓글달기 의혹을 받던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씨가 김씨 오피스텔 앞에서 대치할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인터넷에 민주당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향신문> 14면 기사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4차 공판에서 검찰은 “2012년 12월11일 국정원 여직원 오피스텔 점거 이후 시점에 심리전단이 인터넷에 ‘민주당이 선거 주도권을 잡으려 무고한 국정원 직원을 감금했다’는 내용의 인터넷 게시글 작성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자기 기관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인터넷 댓글활동에 국정원 직원이 동원됐다는 것이다.

이날 공판에서는 또 심리전단이 지난해 10월 대선을 앞두고 KBS <개그콘서트>의 한 장면을 인용한 인터넷 게시글을 내부보고하는 등 북한과 무관한 주제를 다룬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해 10월18일 심리전단이 <개그콘서트>에 출연한 개그맨 정태호가 ‘다음 대통령은 누구냐’고 묻자 방청객이 ‘ㅁ’이라고 답하는 것을 들었다는 내용의 인터넷 커뮤티니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의 글을 보고서에 담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증인으로 나온 이종복 전 심리전단 기획관에게 “<개그콘서트>가 안보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추궁했고, 이 전 기획관은 “개그맨의 대선 관련 발언은 안보 이슈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시인했다.

국정원 심리전단이 대선을 10여개월 앞둔 2012년 2월 이후 인터넷 포털 및 카페 등에 작성한 게시글 및 댓글을 조직적으로 모두 삭제했다는 검찰 주장도 나왔다. 심리전단이 개인 블로그도 관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심리전단 전체 4개 파트 중 2개 파트가 북한 관련 게시글 확인 및 추적 등을 이유로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개인 블로그도 관리해온 것이다. 검찰은 증인으로 나온 국정원 최영탁 전 심리전단 팀장은 자신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거나 모른다고 말했다.

‘1심 무죄’ 받았던 한명숙 전 총리, 항소심에선 징역 2년 실형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이 엇갈리고, 한 전 총리가 현직 국회의원인 점을 감안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8면 기사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부(정형식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 전 총리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8000만원을 선고했다.

한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한 전 대표에게 3차례에 걸쳐 현금과 수표·미화 등 9억여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지만 1심 재판에서 돌연 모든 사실관계를 부인하며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1심은 한 전 대표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며 검찰이 제시한 간접증거를 모두 배척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한 전 대표가 1심 법정에서 진술번복한 것이 거짓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의 동생이 한 전 대표가 발행한 1억원권 수표를 사용한 점도 간접적인 증거로 인정했다. 1심은 이 돈이 한 전 총리 동생이 한 전 대표 비서를 통해 빌린 것이라는 한 전 총리 측 주장을 받아들인 바 있다. 재판부는 추가기소에 대한 두려움으로 한 전 대표가 거짓진술을 했다고 본 1심 판단도 배척했다.

한 전 총리는 선고 직후 “재판부가 검찰 주장을 100% 받아들였다”면서 “나는 돈을 받은 적이 없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상고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명숙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김현·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심 재판부가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검찰 주장과 증거를 모두 끼워맞췄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이번 판결은 법리와 사실관계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정치적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즉각 상고해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 전 총리는 앞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미화 9만달러를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으나 대법원이 지난 3월 무죄를 확정한 바 있다.

역사 왜곡 교과서 대표 저자들, 교학사 압박…“발행 철회 땐 소송”

교학사가 저자들의 압박에 밀려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킨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발행하기로 지난 16일 입장을 바꿨다. 저자들은 교과서에 대한 비판을 이념 논쟁으로 비화시키며 교과서 발행을 강행하고 있다. <한국일보> 10면 기사다.

교학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진오 대표 등 교학사 측과 대표 저자인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이명희 한국현대사학회 회장(공주대 교수)은 지난 13일에도 만나 의견을 조율했으나 고성만 오가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저자들은 “교학사가 발행을 철회하면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는 “‘교육부 눈치 보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지난 11일 검정에 합격한 8종 교과서 모두를 10월말까지 수정ㆍ보완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문제의 진원지인 교학사가 교과서를 내지 않을 경우 교육부가 난감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학사 교과서의 활용 여부는 일선 학교들의 채택에 맡겨질 것으로 보이지만 교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포함해 전국의 중·고교 역사교사 7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99.5%(760명)가 교학사 교과서가 ‘고교 교과서로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전교조 소속이 아닌 교사(159명)들만 따로 봐도 97.2%가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교학사 교과서 저자들은 ‘이념논쟁’에 불을 지필 태세다. 이들은 “대한민국을 극복 대상으로 설정하는 ‘반(反)대한민국적 역사관’은 사라져야 한다”며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 <경향신문> 2013년 9월 17일 23면.
‘군대 방송’ 전성기… 시트콤·서바이벌까지 확장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 tvN 시트콤 <푸른거탑> 등 군대를 소재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며 방송에서도 군대 이야기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한 대형마트는 반합 등 군대용품을 판매했다. 정전 60주년 기념 전시에선 뽀글이, 바나나 라떼, 건프레이크 등 군대음식 시식 이벤트 등도 열었다. <경향신문> 23면 기사다.

지상파 방송에서 군대가 본격적으로 다뤄진 것은 1970년대 KBS 다큐 드라마 <배달의 기수>가 효시다. 남북이 격하게 대치하던 상황에서 국군 활약상을 그린 홍보가 목적이었다. 1989년 첫 방송된 MBC <우정의 무대>는 9년간 이어진 장수 프로그램이다. 입대한 아들들이 TV를 통해 얼굴을 비치는 등 생활상을 보여줬다.

1990년대 초 군대는 코미디 소재로도 소비됐다. KBS 2TV 코미디 프로그램 <유머 일번지>의 코너 ‘동작 그만’이 전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다. KBS 1TV에서는 1997년 종방한 <우정의 무대> 뒤를 이은 ‘군부대 방문’ 프로그램 <TV내무반 신고합니다>이 생겼고 2003년부터 <청춘! 신고합니다>로 이름을 바꾸고 애인 없는 사병의 연애 등에 초점을 맞춰졌다.

이후 군 소재 방송은 지상파에서는 좀처럼 다뤄지지 않다가 지난 1월 케이블 채널 tvN 군대 시트콤 <푸른거탑> 시즌1이 인기를 끌었다. 당초 <롤러코스터>의 한 코너였으나 인기에 힘입어 단독 시트콤으로 독립했고, 최근 <푸른거탑 제로>가 시즌2로 제작돼 방송 중이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도 뜻밖의 인기를 얻었다. 대본 없이 실제 군대 생활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시청자를 끌어모았고, 최근 케이블 채널 XTM은 군대 서바이벌 <국가가 부른다> 응모자를 공개모집하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하재근씨는 “군 관련 프로그램은 꾸준히 있어왔고 몰입도가 높은 편에 속했다”며 “한국 사람 절반이 군대 문화에 대한 정서적 공감을 갖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간접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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