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진영 사태, 정치적 미숙·참모진 오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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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뉴스쇼’ 출연…“책임장관제 살려야”

▲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전 중앙대 교수).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항의성 사퇴 의사에 이어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표 수리 등 박근혜 정부의 인사와 국정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낸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정부가) 정치적으로 굉장히 미숙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상돈 전 위원은 3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각료급 인사가 진정한 뜻으로 사표를 내면 그냥 수리하는 게 맞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사표 수리를 보류하고 반려해서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그것을 해명하기 위해서 더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전 위원은 청와대가 진영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추측하기는 국정감사에서 야당이 기초연금 공약 후퇴와 관련해 벼르고 있다는 점에서 진영 장관이 야당의 공격에 대처하고 방어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진영 장관은 자기로서는 (방어) 하기가 어렵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진영 장관은 지난 29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허락해 달라”며 거듭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진 장관은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것에 반대했고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며 “내가 반대해왔던 기초연금안에 대해 장관으로서 어떻게 국민을, 국회와 야당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 이것은 ‘양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진 장관은 지난 27일 사표를 제출했지만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를 반려했고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진 장관은 자신의 사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것이다.

이 같은 진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이 전 위원은 “(진 장관은) 내 소신과 다르게 정책이 나왔는데 그것을 내가 어떻게 방어하느냐고 아주 분명하게 말을 했다”며 “떠나는 장관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위원은 “진영 장관의 말이 다 진실이라고 한다면 현재의 청와대 참모들이 장관, 즉 내각에 군림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이런 뉘앙스를 느끼게 된다”며 “지난번 이른바 증세논쟁에서도 주무장관을 제치고 경제수석이 기자회견을 하다가 거위털 얘기해서 완전히 자폭을 해 버리는 등 참모진은 자신들이 국정을 리더해야 한다는 식으로 오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8월 ‘중산층 쥐어짜기’라는 비판을 받은 정부의 2013 세제개편안에 대해 “마치 거위에게서 고통 없이 털을 뽑는 방식으로 해보려고 한 게 이번 세법 개정안의 정신”이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 전 위원은 “(참모가 내각에 군림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걱정인데 실질적으로 그렇게 되면 국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며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에 몇 번씩 언급했던 책임총리제·책임장관제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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