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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보도교양특위, 김재연 의원 인터뷰 ‘뉴스쇼’ 중징계 의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의 ‘말 바꾸기’ 인터뷰에 대한 책임을 CBS <김현정의 뉴스쇼>(이하 <뉴스쇼>)에 물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과정에서 진행자가 수차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질문을 하고 방송 이후 인터뷰이(interviewee)의 발언에 거짓이 있었다고 알리며 정정을 했음에도 “방송에서 거짓말을 위한 장을 마련해 줬다”고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향후 제작진의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방심위 산하 보도교양방송특별위원회(이하 보도교양특위)는 1일 회의를 열어 이석기 의원 등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내란음모 수사와 관련해 김재연 의원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을 인터뷰한 <뉴스쇼> 8월 30일 방송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중징계가 필요하다는 데 다수 위원의 의견을 모았다.

당시 방송에서 김재연 의원은 국정원이 제기한 내란 음모 혐의를 전면 부정하며 지난 5월 서울 합정동에서 열린 RO(혁명조직) 모임과 관련해 “물론 (모임에) 간 적이 없다. 그런 모임이 저는 없었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모임이 없었는데 어떻게 갈 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 CBS <김현정의 뉴스쇼> ⓒCBS
이 같은 대답에 진행자는 “모임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모임이 열린) 종교시설 측에선 ‘농산물 직거래와 관련된 무슨 회의라고, 즉 다른 이유를 가지고서 장소를 빌렸고 일부가 모였다’는 말을 한다”, “지난 5월 합정동 종교시설에 간 적이 없고, 그런 모임 자체도 있지 않았다. 그렇게 말하는 건가” 등 김 의원 발언의 사실 여부를 추궁했다. 그러나 김재연 의원은 “아는 바가 전혀 없다. 사실이 아니다. 지금 여러 가지 음모들이 얘기되고 있는데, 모두 다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방송 직후인 이날 오전 통합진보당 측은 모임의 존재를 인정했고, 김재연 의원도 이틀 뒤인 지난 9월 1일 <연합뉴스> 보도전문채널 뉴스Y에 출연해 해당 모임에 참석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뉴스쇼>는 같은 달 2일 방송에서 진행자 멘트를 통해 지난 8월 30일 방송 당시 김재연 의원의 발언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었다고 전하며 사실 관계를 바로잡았다.

일련의 상황과 관련해 보도교양특위 위원 9인 중 6인은 방송심의규정 제14조(객관성)와 제17조(오보정정), 제23조(범죄사건 보도 등) 4항 등의 위반을 주장하며 법정제재(‘경고’ 2인, ‘주의’ 4인)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3인의 위원은 진행자가 방송 과정에서 여러 차례 사실 확인을 위한 질문을 했을 뿐 아니라, 당일 방송에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과 인터뷰를 하며 김재연 의원 발언에 대한 반론을 전했다는 점, 그리고 김재연 의원의 ‘말 바꾸기’ 확인 이후 사실 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방송을 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실제로 <뉴스쇼>는 김재연 의원에 이어 곧바로 김진태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진행자는 “김재연 의원이 녹취록을 포함해 제기된 의혹 전체가 날조·조작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고 질문했다. 이에 김진태 의원은 “국회에 자격 제명안이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김재연 의원이) 방송에 나와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좌익사범들이 이런 사건으로 연결됐을 때 단 한 번도 인정하는 걸 본 적이 없다” 등의 비판을 했다.

그러나 중징계의 필요성을 제기한 이들은 <뉴스쇼>에서 김재연 의원의 발언들이 사실과 다름을 방송 직후 인지했음에도 사흘 후인 9월 2일에야 정정을 했고, 지상파 라디오 방송에서 거짓 변명의 장을 마련해준 것 자체가 문제라는 등의 이유로 중징계 의견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교양특위는 자문 역할의 기구인 만큼 이들의 의견이 곧 심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특위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심의의 1차 단계인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제재 여부를 논의하는 만큼, 중징계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 통상 특위에서 다수 위원이 중징계 의견을 낼 경우, 소위에서도 유사한 심의 결과를 내놓는다.

한편 <뉴스쇼>에 대한 방심위의 심의 제재 여부는 지난 8월 22일 방심위가 4년 전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 ‘안철수’ 편에 대해 객관성 위반을 이유로 ‘권고’ 제재를 결정한 것과 맞물려 출연자 발언과 관련해 제작진의 책임 범위에 대한 논란을 예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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