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기자협, 보도국장 신임투표 여부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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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채동욱 보도 긴급 공방위 개최 요구

KBS가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 TV조선의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아들 의혹 보도를 사실 확인 없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을 놓고 내부에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KBS기자협회(회장 조일수)는 2일 밤 9시 기자총회를 열고 보도국장에 대한 신임투표 여부를 논의할 계획다. 또 KBS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 이하 KBS노조)도 오는 8일 긴급 임시 공정방송위원회(이하 공방위)를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KBS <뉴스9>는 지난 9월 30일 TV조선이 뉴스특보를 통해 보도한 채 전 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 여인 가사도우미의 발언 관련 내용을 톱뉴스로 4꼭지나 전달했다. TV조선은 이날 임 모씨의 집에서 일한 가사도우미 이 모씨가 “채 전 총장이 임씨 아들의 아버지인 것이 확실히 맞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KBS 한 관계자는 “이번 기자총회에서 보도국장의 신임투표 여부에 대해 논의한다는 것은 기자들 사이에서 그동안 축적되어 온 KBS뉴스에 대한 문제의식이 이번 TV조선 인용 보도 사태를 계기로 터져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 KBS 메인 뉴스인 <뉴스9>가 지난 9월 30일 TV조선이 보도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을 사실 관계에 대한 확인 절차 없이 그대로 인용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화면캡처
KBS노조는 2일 성명을 내고 사측에 긴급 임시 공방위 개최를 요구할 것이라 밝혔다. KBS노조는 “사측은 점점 더 궁지로 몰리고 있는 박근혜 정권을 호위하기 위해 ‘TV조선 베끼기’도 모자라 이를 톱으로 두 꼭지씩이나 보도하는 전대 미문의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이미 보도책임자로서의 신뢰와 자질을 상실하고 9시뉴스를 처참하게 망치고 있는 김시곤 보도국장을 해임시키기 위해 긴급 공방위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 이하 KBS본부)도 2일 성명을 내고 “사상초유의 만행을 저질렀다”며 임창건 보도본부장과 김시곤 보도국장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KBS본부는 “채 전 총장과 법적 다툼까지 벌이고 있는 언론사 종편의 취재물을 최소한의 확인절차도 없이 녹취를 받아서 톱으로 방송한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며 “담당기자가 강하게 반발하는데도 우격다짐으로 제작하게 함으로서 KBS 기자들의 자존심마저 짓밟아버렸다”고 비판했다.

KBS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KBS 심의실은 공식 모니터의견에서 “기사의 가치 면에서도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의문의 여인의 폭로인데다, 설령 사실이라 해도 채 총장이 자연인으로 돌아간 상황에 개인의 사생활을 무차별적으로 폭로하는 것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우리는 최근 일련의 사태의 책임이 정권과 사장에 충성하는 것 이외에는 관심이 없고 무능력한데다 KBS 기자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조차 없는 김시곤 보도국장과 주간단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수신료 현실화의 최대 방해세력은 임창건, 김시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KBS본부는 “KBS의 보도에 대한 비난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수신료 현실화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랄 바에야 차라리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것이 더 낫다”며 “차라리 수신료 포기 선언을 해라”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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