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연출노트(47) 다큐멘터리 이채훈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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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연출노트(47) 다큐멘터리 이채훈 PD
‘끈질김’으로 승부한다
  • 승인 2002.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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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고집스러움, 끈질김. 이런 수식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pd가 있다. 4년간 줄곧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통해 ‘끈질김’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이채훈pd. 그래서인지 그의 가까운 동료 pd들은 그에게 자연스럽게 ‘끈질긴 pd’라는 별명을 붙이고 있다.
|contsmark1|그런 그의 연출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pd는 색깔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러나 필자는 곰곰히 생각한 끝에 이것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사회가 변했다’는 말 속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잃지 않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이는 다큐멘터리 pd에게는 더없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색깔이 섞이더라도 변하지 않는 ‘검정색’이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며 이채훈 pd의 연출론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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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일관된 주제의식 ‘사상과 양심의 자유’
|contsmark5|그의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일관된 한 가지 주제의식을 느끼게 된다. 그건 ‘사상과 양심의 자유’이다. 이pd 스스로도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 제도, 사람에 대해 늘 화가 나있고 pd로서 이를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contsmark6|이렇게 프로그램에 주제의식이 일관되게 드러날 수 있었던 데는 스스로 체화된 자신의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작진 스스로도 체화되지 않은 주제를 프로그램으로 만들면 보는 사람에게도 감동이 전해지지가 않는다. 특히 <이제는…>같은 증언다큐의 경우 이는 더 없이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contsmark7|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제작 순간 순간 느끼는 고민들과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올리고 있다. “프로그램을 할 때마다 매번 이번 프로그램이 제일 어렵다는 생각이 습관이 되다시피 했다”는 그의 말은 ‘사상과 양심의 자유’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어려운 주제임에 분명하다는 뜻일 것이다. 어렵지만 그는 자신의 주제의식을 프로그램에 꾸준히 표현해 왔었다. 스스로 체화된 주제의식을 갖는 것, 마음이 뜨거운 pd가 되는 것. 이것이 그의 연출노하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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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입장을 바꿔 생각하라
|contsmark11|국가보안법, 보도연맹, 제주 4·3사건 등 그가 다루었던 아이템들은 듣기만 해도 취재의 어려움이 뻔히 예상되는 것들이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대명제는 누구나 인정하지만 ‘아직도 말할 수 없는 것’이 많은 현실에서 그래도 그는 고집스럽게 우리가 알고 싶어했던 역사적 진실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줬다. 역사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그는 끈질기게 취재원을 만나고 공개할 수 없는 자료도 얻어냈다.
|contsmark12|그는 취재원의 입을 열게 하기 위해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고민한다고 한다. 무조건 말해달라는 막무가내식 취재보다는 이 얘기를 함으로써 그에게는 어떤 피해가 있고, 얘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충분히 생각한 뒤에 취재에 들어가기 때문에 섣불리 말하기 꺼려하던 사람들도 결국에는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ontsmark13|그렇게 해서 얻어냈던 증언 중의 하나가 ‘보도연맹’의 가해자였던 해병대원들의 증언이었다. 피해자는 말하지만 가해자는 말하기 어려운 것이 보통인데 그의 끈질김 앞에서 그들 또한 입을 연 것. 그런 그가 이제는 ‘national archive’에 있는 미국의 노획문서를 토대로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비쳤다. 이 자료 또한 결코 쉽지 않은 일임에 분명하지만 ‘끈질긴’ 그는 조만간 이 프로그램 또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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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6|편집, 버릴 것을 먼저 생각한다
|contsmark17|모든 장르에서 편집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지만, 다큐멘터리 또한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이 달라질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는 일명 ‘저인망 편집’을 한다. 취재해 온 화면들 중 쓸만한 화면과 멘트를 다 붙인 뒤 일관된 흐름에 맞게 편집을 한다는 것. 보통 50분짜리 프로그램의 경우 150분 정도로 1차 그림을 만든 뒤 그것을 바탕으로 버릴 것은 버리며 편집을 한다. 일반적으로 구성안에 맞춰 붙일 그림이 뭔가를 생각하는 편인데 그는 버릴 것을 생각하기 때문에 보다 더 내용에 충실해 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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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9|이채훈 pd는 올해 방송돼 많은 화제를 모았던 <이제는 말할 수 있다>‘국가보안법’이 스스로 중간결론적인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한국 사회는 경제적으로는 많이 성장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여전히 미숙아적 단계다. 레드 컴플렉스를 치료하지 않은 채 21세기를 맞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왔는데 이젠 결혼 문제, 서울대 문제 같은 좀 더 구체적인 문제들도 짚고 싶다”는 그의 ‘새로운 변신’을 기대해본다.
|contsmark20|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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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2|경력
|contsmark23|1984년 mbc 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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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5|대표작품
|contsmark26|<평화 멀지만 가야할 길>, <정 트리오>, <프리마 발레리나 강수진>, <화제집중> ‘어머니의 보랏빛 수건’, <이제는 말할 수 있다>(1999∼2002) ‘제주 4.3 사건’(99), ‘여수 14연대 반란’(99), ‘보도연맹’(01) ‘국가보안법’(2002)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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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8|수상내역
|contsmark29|백상예술대상, 통일 언론상 특별상, 방송대상, 푸른미디어 상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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