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제작기 MBC <타임머신> (방송 일요일 밤 10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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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적 상상력 가득한 ‘시간여행’

|contsmark0|하나. 있을 수 없는, 그러나 실재 일들… 신문에 났다니까!
|contsmark1|―6시간 동안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다 거북이를 타고 살아나고―출산한 지 108일 만에 아기를 또 낳고―햄버거에서 손가락이 나왔다!
|contsmark2|타임머신의 아이템을 찾다보면 제작진의 입에서조차 ‘말도 안돼, 설마, 세상에…’ 하는 말들이 절로 나옵니다. 흔히 상대방이 어떤 사실을 믿지 못할 땐 ‘진짜야. 신문에 났다니까!’라는 말들을 하죠. 꼭 신문에 났다는 것이 진실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 경험이나 고백을 넘어, 최소한의 객관적 기록이 남아 있는 사건들이 바로 타임머신의 재료가 됩니다.
|contsmark3|사실, 재밌고 신기한 이야기를 만들어내자면, 6시간이 아니라 12시간 표류 끝에 갈매기를 타고 귀환을 할 수도 있고, 출산한지 50일 만에 아이를 수십 명도 낳을 수 있고, 햄버거에서 더 쇼킹한… 무언가가 나올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사람들이 타임머신을 재밌어하는 이유는 이 모든 게 진짜라는 단순한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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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서울에서 김서방을 찾아라!
|contsmark6|‘진짜’라는 걸 입증해 보라구요? 음… 이게 간단치가 않습니다. 우선 기사나 기록물에 등장한 정보란 정보는 다 긁어모아 봅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의 지명과 관계자 이름이 나와 있는 경우는 그래도 happy하죠. 가능성 있는 지역을 좁힌 뒤, 전화번호를 검색, 동명이인이 한 50명 정도 뜬다면, 그래도 해 볼만합니다.
|contsmark7|“김인자씨 되시죠? 혹시, 30년 전에 충무에 사셨어요? 그 때 혹시 가게에서 거스름돈 덜 받은 게 속상해서 쥐약을 드셨다가 살아나신 분 아니신가요?”라는 질문을 50회 정도 해 가면서 말이죠. 어렵게 주인공을 찾고 나면, 타임머신의 재료는 한결 풍성해 집니다. 취재를 통해 재연 내용도 보완할 수 있고요, “인터뷰도 할 수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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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아직도 말할 수 없다
|contsmark10|타임머신이 무슨 고발프로도 아니고, 게다가 다 지난 일인데. 쉽게들 응해 주실 것이라고 저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건의 주인공들 반응은, ‘아니, 30년이나 지난 일을 이제 와서!’ 입니다.
|contsmark11|그도 그럴 것이, 사람들에겐 재미난 사건의 주인공들, ‘마술사 흉내 내다 바늘이 코로 들어가 고생 끝에 똥으로 나온 소년(지금은 할아버지)’이나, ‘주차단속에 마음이 급한 나머지 통유리를 통과, 코가 없어진 아저씨’나, ‘대낮에 캠퍼스에서 뽀뽀했다고 즉심에 회부된 청년’에게 정작 그 일은 여전히 민망한, 또는 고통스러운 과거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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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3|둘. <타임머신>스러운 재연을 만들자! 오바와 점프, 그리고 즐거운 만화적 상상
|contsmark14|어떻게 <타임머신>만의 재연방식을 만들 것인가. 이것이 타임머신 제작진들의 고민입니다. 그래서 추구(?)하는 것이 이른바 오바와 점프입니다. 과장의 기법을 종종 사용하는데, 주로 기쁨과 슬픔, 놀라움 등 감정표현을 하는데 사용하죠. 그리고 구성에 있어서도 시시콜콜 내용을 이어주기 보다는 중요한 fact들을 중심으로 생략할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합니다. 때문에 드라마와 같은 완벽한 동작, scene의 연결 등과는 거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이것이 ‘타임머신스러운’ 재연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contsmark15|또 하나, 상상력을 한껏 발휘한 화면효과입니다. 우선 거룩한 프로그램에서는 해보기 힘든 이런 저런 것들을 다 시도해 봅니다. 사람을 wire에 달아 날려도 보고, 집을 폭파시켜도 보고, 수중촬영도 하고, 매직스튜디오, 특수효과를 이용하고 애니메이션을 첨가합니다.
|contsmark16|간단한 예로, 속에서 열불이 날 땐 진짜로 가슴에서 불이 난다거나, 궁지에 몰려 몸둘 바를 모르는 경우 사람이 콩알만하게 작아진다거나, 화가 날 땐 인물의 백그라운드가 만화책에서나 볼 수 있는 흑백의 방사선무늬로 변한다거나 하는 곧이 곧대로의, 그래서 더욱 당황스러운 표현들이죠.
|contsmark17|이런 표현을 위해선 fox사의 시리즈 등 재미난 상상력을 발휘한 드라마, 영화들을 참고하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낡은 이야기들에 특수효과라는 현대적 옷을 입히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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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9|<타임머신>의 보이지 않는 손, 그것은?
|contsmark20|좀 더 재미있고 알찬 재연을 위해 pd와 작가들이 모여 농담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다 보면, 때론 참을 수 없는 썰렁함과 유치함이 엄습해 오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서 튀어나오는 아이디어로 재연을 구성합니다. 어떤 부분에서 어떤 효과를 쓰면 좋을지도 서로 의논하고, 같이 영화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그림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contsmark21|팀웍이 아주 좋은 것 같다고요? 그렇죠.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팀간의 보이지 않는 미세한 긴장과 경쟁에 있습니다. 타임머신은 세 개의 팀(임남희, 김새별, 유해진 pd)이 돌아가면서 진행이 되고 있는데, 팀간에 프로그램을 위한 선의의 경쟁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contsmark22|이것이 타임머신을 활기차게 이끌고 있는 보이지 않는 힘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바탕에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있음은 물론입니다. 마치려고 보니, 저희 프로그램에 대한 기밀을 너무 많이 누설했군요. 팔불출처럼 자랑도 많이 한 것 같구요. 선후배 동료 pd 여러분, 혹 우스우시더라도 그냥 젊은 pd의 신나는 프로그램 제작기라고 널리 이해해 주시길….
|contsmark23|김새별mbc 시사제작 2국
|contsmark24||contsmark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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