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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 이렇게 밖에 못하나?

|contsmark0|방송3사 tv의 가을 개편이 뒤늦게 완료됐다. 이로써 앞으로 6개월여 동안 대다수 pd들의 노동형태가 결정되고 국민 대다수의 tv시청행태가 새로운 규정을 받게 된다.하지만 이번 개편 역시 전반적으로 실망스럽기만 하다. 특히 kbs·mbc 두 메이저 방송사의 경우는 개편의 주체와 방식, 그리고 내용 모든 측면에서 나아진 것이 거의 없다.
|contsmark1|우선 두드러지는 것은 개편과정 전반에 있어 현업pd의 철저한 소외 그리고 경영진과 일부간부들의 전횡이다. 양사의 경우 신설프로그램들 중 현업pd들의 제안에 의한 것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외국 프로그램을 절반이상 복사해 테잎과 함께 떨어진 낙하산이 대부분이다.(kbs [이것이 인생] 등) 심지어 경영진이 직접 복사한 테잎을 틀어주기도 했다고 한다.철학의 부재로 인한 눈치보기 역시 극에 달해있다. 상대사의 동향정보에 따라 개편일자를 몇차례씩 순연하다 3일전에야 확정했는가 하면, 치졸한 맞대응 편성도 변함이 없다.( [바람은 불어도] 재방설 때문에 맞편성된 mbc [사랑이 뭐길래] 등)방향성과 내용의 측면에서 시청률지상주의가 전혀 극복되지 않고 있음은 물론이다. 10대 성향 오락프로그램이 오히려 확대편성되는가 하면([토요일 전원출발] 등) 수차례나 물의를 일으킨 이른바 ‘귀신’ 프로그램들이 건재하고 또 새로 추가됐다. 과다 편성된 드라마의 양도 전혀 줄지 않았다.
|contsmark2|이러한 구태는 sbs의 변신노력에 비추어볼때 더욱 두드러진다. 이번 가을 개편에 앞서 sbs는 충분한 기간을 두고 현업pd들에게 기획안을 공모했다. 채택된 아이디어중 일부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사회까지 열었다. 또한 시간배정도 제작진의 요구를 대폭 수용했다.([그것이 알고 싶다]의 일요일 골든타임 편성 등)비록 전반적인 개선은 아니라해도 긍정적인 진일보라고 평가하지 않을수 없다.
|contsmark3|우리는 양대 방송의 경영진들에게 묻는다. 양사보다 앞서 시청률지상주의와 권의주의적 개편의 길을 걸었던 sbs가 왜 지금 방향선회를 하고있다고 보는가? 언제까지 지금같은 ‘개’ 편을 되풀이할 것인가? 현업pd가 주체가 돼 시청률지상주의를 극복하는 진정한 개편! ‘궁여지책’이라는 일각의 냉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sbs의 새로운 시도와 변신에 주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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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권 기자를 위한 변명
|contsmark9|한 방송기자가 곤욕을 치루고 있다.지난 17일 대성동 주민 파납사건과 관련한 리포트 때문이다. 비무장지대를 무단 취재하려했고, 통일촌의 화면을 찍어 대성동이라고 허위보도했다는 비난이 그에게 쏟아지고 있다.물론 맞는 얘기다. 특히 허위보도 부분은 담당기자와 데스크 모두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소위 ‘무단취재’에 관한 한 달리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대성동이란 지역의 특수성 때문이다.
|contsmark10|대성동은 비무장 지대 안의 대북선전부락이다. 문제는 이곳이 벌써 10년째 우리 pd와 기자들에게 금단의 지역으로 존재해왔다는 사실이다. 일년에 단 하루, 그것도 그 마을 초등학교 졸업식 외에는 일체의 접근과 취재가 봉쇄되는 성역이라는 점이다. 정전협정 준수, 주민 프라이버시 보호, 취재진 안전 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하다는 un군 사령부의 방침 때문이다.
|contsmark11|그러나 우리는 평소부터 이러한 규제가 너무 과도하지 않은가 하는 의문을 지녀왔다. 우선 정전협정에는 직접적으로 언론의 접근을 불허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주민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안전 및 보안 문제는 취재원의 동의와 군당국의 안내, 취재진의 협조 등으로 충분히 조정가능한 사항이기 때문이다.실제로 87년까지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취재가 허용되지 않았던가? 올핌픽 당시 외신 기자들이 몰려들까봐 이런 방침을 세웠다는 게 실무선의 고백이고 보면 이제는 규제를 적정선으로 완화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다.
|contsmark12|따라서 비록 돌출적이긴 했지만 권 기자의 ‘튀는’ 행동은 바로 이 과도하고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반발로 이해될 수도 있는 측면이 있다. 또한 그동안 우리 언론계가 그들이 정한 성역을 너무 쉽게 인정해온 관행에 대한 문제제기로 해석될 수 있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불합리하게 유지되는 성역을 깨뜨리는 것은 언론의 속성이자 사명이기도 한 까닭이다.
|contsmark13|마주보는 북한의 기정동과 국기게양대 높이기 경쟁 끝에 1백m 높이에 가로 20m, 세로 30m의 대형태극기가 펄럭인다는 대성동.이 치열한 분단의 현장은 우리 언론인에게 진지한 취재의 영역으로 되돌려져야 한다. 과도한 규제는 철폐돼야 하며 이를 위해 집단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입사 2년차라는 권 기자. 여러 가지로 아직 미숙할 수밖에 없는 나이다. 많은 자기반성이 있어야겠지만 우리의 분단현실에 대한 치열한 문제의식만은 잃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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