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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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U라디오 어린이 부문 대상 수상 KBS 안경은 PD
  • 승인 1997.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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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20년 세월속 순수의 무게abu라디오 어린이 부문 대상 수상 kbs 안경은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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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언제인가 안경은 선배는 이런 글을 썼다.“나는 작년 도합 세 편의 글을 썼다. 한번은 개혁을 당해야 할 사람이 개혁을 하고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할 사람이 개혁의 물결에 휩쓸려 사라지는 오늘의 개혁의 실태에 대해 썼다. 그런데 누구 하나 읽어주는 사람이 없다. 빈 산에 소리를 질러도 되돌아오는데 우리 조직 속에는 메아리로 받아줄 기력도 없다는 말인가.(중략)”안 선배의 이 글을 읽고 난 할 말을 잊은 채 내가 신입사원이었을 때의 일을 기억하면서 20여년의 세월의 무게속에서도 결코 퇴색하지 않은 하나의 순수를 생각했다.20여년 전의 일이다. 감사원 감사의 태풍이 불어오면 모두들 완벽한 서류와 영수증 정리 등으로 밤을 새워야 했다. 외부취재의 경우 대리수령한 그 얼마안되는 출연료를 지급한 후 곧바로 출연자에게 영수증 용지를 들이밀고 자필로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고 집에 가서(만약 집이 근처면) 도장을 가져 오라던 시절. 감사팀은 이런 영수증도 믿지 못하겠다는 듯 반송엽서를 보내 출연료를 얼마 받았는지 확인하여 그 액수가 다르면 가차없이 인사 불이익(?)주던 그 살벌하던, 아니 슬프던 시절. 서민들의 월동준비 취재를 다녀온 안 선배는 이런 영수증을 제출하였다. 수령인 란에 ‘연탄을 때며 사는 서민 5인’. 도장은커녕 이름도 주소도 없는 이 영수증. 행정담당직원은 기가 차는 모습이었으나 그는 참으로 당당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영수증을 챙기던 나는 그때 얼마나 부끄러웠던가. 그 후 그 영수증에 대해 그 추상같던 감사원 감사도 감히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그랬던 안 선배가 이번에 abu프로그램 콘테스트에서 [소리는 내 친구, 소리와 함께 살아요]라는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부문 대상을 받았다. 독특한 소재를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접근한 이 프로그램은 안 선배만의 맑은 pd정신의 소산이 아닐까. 독특한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독특한 생활과 인식의 방법이 선행되어야 하고 사람 역시 이런 생활의 방식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자기 작품에 예민한 공감과 완성된 예술성을 부여하지 않고는 결코 만족하지 않는 안 선배만의 독특한 생활과 사고방식이 이런 결실을 가져온 것은 아닐까.강자의 일방통행과 약자의 억지가 제어되지 않고 끊임없이 충돌하는 풍토에서는 본질의 개선보다는 시류에 편승하는 무리가 판을 치게 마련이다. 그래서 세상에는 아부꾼과 저돌적 투사만이 남고 사리와 논리는 거부당하기 마련이다.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는 참으로 소중한 pd이다. 소중한 사람이기에 이 글의 처음에 안 선배의 말을 인용했듯 나의 이 글에 대한 메아리가 전혀 없다고 해도 주저하지 않고 그에 대한 단상을 적어보았다. 일상성 안에서의 고요와 평화, 그리고 나른한 현실의 행복에 반쯤 눈을 감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 이렇게 마음 유복하게, 현실은 가난하게 살아가는 안경은 선배.끝으로 한 마디. “머리 좀 깎고 살면 안돼요?”조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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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우리는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bbs [살며 생각하며] 조은정 pd요즘 시류처럼 모든 문화상품이 유사한 것들로 판치고 있는 때는 뭔가 당골차게 진솔한 것이 좋을 때가 많다. 소위 키치미학의 송가를 불러대는 요즘에 부산 토박이 조은정 pd는 단연 보기 드문 사람이다. 며칠전 생방송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책상에 왠 봉투가 하나 올라와 있다. ‘[살며 생각하며]를 그 동안 도와준 분들을 홍대 앞 카페에 초대한다’는 내용, 이를테면 행사안내서인 셈이다. 약도도 꼼꼼하게 붙어있다. 지난 여름에 끙끙 앓도록 일을 한 전력을 감안해 금번 가을 개편에선 그가 [살며 생각하며]를 한 시즌 쉬도록 되었는데 그게 못내 아쉬운 모양이다. 매일 자정부터 두 시간동안 생방송을 하는 그를 해가 반쯤 기울 녘에 만나게 되지만 그는 이 무렵부터 부산하다. 컴퓨터 통신에 들어가서 매번 청취자들에게 제작자로부터의 메모도 남기고, 청취자들의 엽서를 챙기고, 음반실을 들락거리고….그는 일복을 타고난 사람이다. 95년엔 [바로 보는 불교역사 - 장보고 편]으로 방송대상 라디오 부문 특별상을 받았고, 올해는 [살며 생각하며]로 방송대상 라디오 청소년 부문 우수작품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나서 그가 하는 말은 짧았다. “나는 미친 것 같애.” 심야 포장마차에 걸터앉아 마시던 소주와 꼼장어, 열에 들뜬 얼굴이나 회의 자리에서 그가 토하던 열변과 당찬 추진력. 그런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를 생각하면. 그런데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살며 생각하며]를 제작하면서 그가 한 기획들은 상큼하다. 진행을 맡은 조계종 총무원 문화국장인 덕신 스님의 훈훈한 언변도 좋지만, 그가 하는 작업은 사랑에 대한 진지한 고민처럼 보인다. 가톨릭이나 기독교 신앙인들이, 종교적인 문턱을 넘어설 수 있도록 하고, 늦은 밤에 잠을 즐기지 못하는 - 삶에 관한 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죄다 프로그램에 끌어들였다. 건강이 나빠져 실명한 여고생, 구타하는 아빠를 사랑하는 아이, 가출 부모로 인해 학교와 집안을 떠맡아야 하는 아이들을 그는 데리고 왔다. 그러더니 문득 그 많은 식구들을 전세버스에 태워 저 남쪽땅 경주로 가족 나들이를 떠났다. 자본주의적 키치미학을 즐기는 내가 그에게 이번엔 메모를 남긴다. 그가 이제 한번쯤 불러 볼만한 송가로. 물론 장정일이 김춘수의 [꽃]을 패러디한 것을 내가 다시 도용해서.“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준 것처럼 / 누가 와서 나의 / 굳어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속 버튼을 눌러다오 / 그에게로 가서 나도 /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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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1|나를 찾기위해 만드는 다큐멘터리통일언론상 특별상 수상 정수웅 pd
|contsmark12|취재·촬영은 물론이고, 편집과 원고 작성, 리포트까지 해내는 1인 다역의 비디오 저널리스트 정수웅 pd.(다큐 서울 대표) 그가 [압록강에서 만나는 사람들](지난 8월 28일 mbc 특별기획으로 방영)로 제3회 통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방영 당시 눈물겨운 이산가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전해 잊혀졌던 ‘이산가족1세대’의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던 바로 그 작품이다. 20여년 이상을 다큐멘터리에 매달려온 그를 만났다.“시대를 기록하는 다큐멘터리스트로서 분단 상황의 아픔을 후대에 고스란히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분단을 겪고 있는 이 상황에서 기록해야 할 것은 너무도 많지 않습니까?”다큐멘터리스트로서, 아니 분단 조국을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민족’과 ‘통일’이라는 화두는 너무도 자연스런 귀결이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그렇다면 그는 왜 다큐멘터리만(!) 하는 것일까?“우선 먹고살아야 하니까요. 내가 배운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다큐멘터리밖에 없다는 것이 소박한 대답이고, 좀 치장을 하자면 내 자신을 찾기 위해섭니다. 나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죠. 과연 내가 무엇인가를 다큐멘터리를 통해 찾으려고 합니다.”그가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때에는 몇가지 원칙이 있단다. 그 첫째가 대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요, 둘째는 대등한 시각, 다른 하나가 바로 인내심이다. 또 다큐멘터리스트는 ‘우주에서 온 스파이’여야 한다고 생각한단다. 다큐멘터리는 있는 그대로의 리얼리티가 생명이므로 마음을 비우고, 대상에 대한 어떠한 편견도 갖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정수웅 pd는 스스로의 원칙을 온전히 지키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하면 할수록 더욱 어렵고, 그래서 그는 꼽을만한 대표작이 아직 없다고 한다.하지만 이런 그의 겸손과는 달리 [중국기행-아리랑환상곡], [송화강, 한인의 숨결], [쓰루가의 아리랑환상곡], [시베리아 한의 노래], [애환의 반세기], [휴전선의 아이들], [잃어버린 50년, 캄차카의 한인들], [압록강 두만강 3천3백리] 등 우선 생각나는 것만 열거해도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만한 수작들이다.이제 일생의 대표작을 만들 준비를 한다는 정수웅 pd.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던 총 16부작 다큐멘터리 [동아시아 격동 1백년사] 제작을 내년부터 착수할 예정이라는 정 pd는 후배들에게 ‘21세기를 대비하라’는 부탁을 했다.“21세기는 원맨 프로덕터를 원합니다. 벌써 6㎜ 디지털 비디오가 활약하고 있지 않습니까. ‘나홀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겁니다. 후배들이 제도와 조직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스스로가 메시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공부하는 등 자기무장을 단단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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