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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슈’ ‘생생한 현장’ 위해 제보 조직화 필수
지방자치시대 시의적절하지만 ‘준비없는 개편’ 흔적 여전

|contsmark0|적절한 비평은 보다 양질의 프로그램을 생산하는데 가장 좋은 자양분이다.채널이 늘어나고 프로그램이 다양해지면서 매체비평이나 시청자단체들의 모니터가 늘어나고 있지만 pd들은 이 ‘적절한 비평’에 목말라 있다.프로그램 자체에 대해서라면 가장 전문적인 시각을 가진 pd들은 시청률 경쟁의 풍토에서 타사 프로그램은 물론 자사 프로그램도 비평하려 들지 않는다. 프로그램의 사회적 영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수용자들의 비평은 제작과정에 대한 이해부족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스스로도 못하지만 외부 비평에 대한 신뢰도 없다. 결국은 자신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란게 그 말많고 탈많은 ‘시청률’ 뿐인 상황으로의 악순환이다.이를 극복하고 프로그램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비평문화를 일구어보자는 취지로 프로듀서연합회보는 ‘방송비평’란을 신설했다. 현장에 밀착된 방송비평을 지향하며 방송평론가, 시청자단체, pd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pd연합회 방송비평모임’이 만들어졌고 지난 9일 첫모임에 해당 프로그램의 pd도 참여했다. 모임에서 논의된 내용은 참석자 중 1인의 대표집필로 프로듀서연합회보에 게재한다. 해당 프로그램의 pd가 논의에 참가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보다 풍부한 논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방송비평모임’을 이끌어 갈 구성원은 다음과 같다.
|contsmark1|김기태(서강대 방송아카데미 교수부장)손병우(순천향대 신방과 교수)조정하(한국여성민우회 홍보부장)한정석(kbs pd)이채훈(mbc pd)sbs 미정
|contsmark2|격주로 일요일 아침 7시에 모여 진행되는 공들인 작업이다. pd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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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대표집필 : 김기태우리 모임의 첫 번째 비평 대상은 지난 10월 24일 첫방송을 시작한 kbs-1tv의 [수도권 패트롤](연출 황우섭 외, 매주 금요일 밤 10시 20분∼11시 방영)이었다. 수도권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환경감시기능 강화라는 측면에서 이번 가을 정기개편부터 출발한 프로그램으로 각 지역국에서는 지역 특성에 맞는 독자적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그동안 각 지역국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을 모아 전국적으로 방송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듯 동시에 지역국에서 제작한 환경감시 프로그램을 동시에 각 지역별로 편성한 사례로는 처음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었다.비평모임에서는 먼저 편성 기획상의 의미에 대한 평가를 비롯하여 다루는 주제, 소재 선정 및 전개과정 그리고 이를 풀어가는 진행, 취재보도, 자료 또는 현장화면 등을 중심으로 토론을 진행하였다.먼저 이 프로그램은 본래 의도한 기획의 방향이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동의하였다. 주제 선택에 있어서나 이를 다루는 방식이나 방향에 있어서 ‘정보제공’과 ‘심층취재고발’, ‘화제제공’, ‘여론조성’ 등이 그동안 방송된 내용에서는 골고루 섞여 있어서 다소 나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이 중 어느 한가지보다는 애초 이 모든 기능을 다 소화하겠다는 의도도 있었던 것 같으나 결과적으로 신설 프로그램의 명확한 방향설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아직 고정코너마다 성격이나 제작방향이 명확하지 않아 본격 방송개시 전에 충분한 기획기간을 거치고, 다시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핀 후 본격적인 편성에 들어가야 하는 제작시스템의 ‘기본원칙’에 소홀한 우리 방송사들의 잘못된 관행과 구조에서 기인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다음으로는 코너별 취재보도 내용이 결론적으로 무엇을 위해 다루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고 역시 거론될 수 있는 얘기들을 골고루 담는데만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신속한 정보제공을 일차적 목적으로 하는 단순 보도프로그램이 아닌 만큼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접근을 통해 보다 분명한 문제점 지적과 대안 등이 제시되어야 하는데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 11월 7일 방송분의 한 코너 ‘패트롤 25시’가 다룬 ‘텍사스촌 강제철거, 그들은 떠나고 있는가’에서는 여러 화면과 설명이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진행자가 맺은 마무리는 준비성없는 철거행위에 대한 일반적인 문제제기 정도였다. 결국 제작진들이 현지 취재과정에서 심각한 위협까지 불사하고 제작한 프로그램이 이미 여러차례 보아온 화면을 다시 되돌려보는 정도밖에 새로운 의미를 제공하지 못했다면 보다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 셈이다. 제 2회분인 10월 31일 방송된 ‘혼잡통행료 징수 1년, 그 득과 실’의 경우도 보다 명확한 문제점 지적과 보완대책 등 결론 부분이 미흡했는데 궁극적으로 이 제도에 대한 근본적 개선을 주장하는지 아니면 그대로 밀고나가야 한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통행료를 아끼기 위해 사용하는 여러 가지 요령을 가볍게 다룸으로써 혼잡통행료 제도 실시 이후 생긴 새로운 풍속도를 재미있게 그린 스케치 프로그램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한편 10월 24일 방송된 ‘패트롤 25시’의 ‘상암지구, 월드컵으로 다시 서는가’와 10월 31일 방송된 ‘다시 태어나는 여의도 광장’의 경우는 이미 보도를 통해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정보를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만든 내용외에 별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 환경감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의 신설의도가 과연 발휘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물론 [수도권 패트롤]이 기존 유사 프로그램들과 차별화된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 내용들도 있었다.예를 들면 안양시 동안구청의 ‘체납 자동차세 징수 신풍속도’(11월 7일 방영)나 ‘서초경찰서 교통과의 긴 하루’(10월 24일 방영)와 같은 프로그램은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일 뿐 아니라 다루고 있는 주제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내용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이 프로그램들도 결론적으로 시민의식을 강조하기 위한 캠페인 효과에 중점을 두었는지 아니면 관련 제도 시행상의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었는지를 보다 명확히 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나타내는 참석자도 있었다.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다루는데 있어서 진행자와 리포터가 어떤 틀에 박힌 결론으로 마무리하는데 습관이 들어있는 것은 아닌지를 걱정하는 소리도 있었는데 ‘시민의식도 중요하고 제도개선도 필요하다’는 식의 지당한 결론이 그것이다. 보다 명확한 책임 소재나 상대적으로 시급한 순서대로 문제점이 지적되어야 현장에서 실천력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민원현장’을 찾아 문제점을 밝히는 ‘인천 아파트 앞 진입로 체증’(10월 31일 방영)과, 같은 서울시내에서도 구(區)마다 다르게 받고 있는 쓰레기 봉투 값에 대해 다룬 ‘천차만별 쓰레기 봉투 값’(11월 7일 방영)은 비평모임 참석자 대부분이 칭찬을 아끼지 않은 내용들이었다. 특히 시민의 직접참여를 통해 제작된 ‘관악산 녹지고원의 몰래쓰레기’는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나아갈 방향을 암시해주는 좋은 시도였다는데 이견이 없었다.[수도권 패트롤]이 보다 빠르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착되기 위해서 비평모임 참석자들이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기로 하였다.우선 ‘새로운’ 이슈와 ‘생생한’ 현장이 많은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 시청자들의 제보나 참여를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수렴하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겠다.아울러 내용의 피상성이나 나열식의 전개를 극복하기 위해 주간단위의 프로그램이지만 취재는 장기적으로 할 수 있도록 취재시스템을 변화시키는 방안인데 이 경우에는 인력보강 등 난제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한 프로그램 내에서 다룰 주제를 줄이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한 일이라는 제안이 있었다. 개편 초기일 뿐 아니라 우리 비평모임의 첫 대상 프로그램이어서 다양한 문제점 지적과 논의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지방자치제의 정착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매우 시의적절한 프로그램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따라서 가능한 한 빠른 시간내에 훌륭한 환경감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촉구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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