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연재1 21세기 과학기술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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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연재1 21세기 과학기술의 전망
물리과학의 세기에서 생명과학의 시대로
임경순
<포항공대 교수>
  • 승인 1997.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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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프로듀서연합회보는 현대 문명을 주도하고 있는 첨단 과학기술의 흐름을 각 분야별로 살펴봄으로써 pd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방송pd들이 과학기술프로그램에 대한 소재 및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과학기술 시리즈를 약 7회에 걸쳐 연재한다.이번호에는 첫 번째로 21세기 과학기술을 전망해보는 글을 싣는다. <편집자>21세기가 몇 년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20세기 과학기술의 발전 추세를 바탕으로 해서 21세기의 과학의 모습을 가름해보는 것은 매우 흥미 있고 의미 있는 일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20세기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과학 분야에서는 각 학문 분야별 경계가 서로 모호해지는 새로운 학제간 연구가 발전했으며, 환원론적인 과학관이 쇠퇴하면서, 생명 현상이나 복잡계와 같이 각 부문별 자율성을 강조하는 과학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contsmark1|20세기 과학은 물질의 궁극적인 구성입자를 밝히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톱 쿼크와 w 보존 등 수많은 기본 물질을 찾아내는 등 많은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90년대에 들어오면서 자연의 통일적인 힘과 궁극적인 구성 입자를 찾으려는 과학활동은 실험적 한계에 부딪혀 다소 주춤거리고 있다. 21세기 물리과학에서는 이런 환원주의적인 과학 활동보다는 신소재와 응집 물질, 생명이나 지능 현상을 다루는 분야가 부상될 전망이다. 또한 카오스 이론과 복잡계에 관한 논의가 확대되면서 인공생명에 관한 논의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주론 분야에서도 초기 우주에 대한 연구와 함께 우주 대폭발 이후 생명 더나아가 인간이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는가가 핵심 연구 분야가 될 것이며, 우주 탐사에서도 우주 속의 생명체 존재 여부가 중요한 탐사 대상이 될 것이다.
|contsmark2|20세기가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으로 대변되는 물리과학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아마도 유전자에 의해 대변되는 생명과학의 시대가 될 것이다. 생명 과학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는 유전공학 분야이다. 유전자의 조작을 통해 얻어낸 거대한 감자, 옥수수, 면화 등이 이미 개발되어 있고, 농업 분야에서 유전공학의 응용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또한 인간의 유전자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거대한 연구 프로젝트인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불치병인 암의 치료와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생명 복제 기술은 21세기에 우리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면서 전개될 것이다. 물론 여기서는 인간의 무분별한 생명 조작 문제와 그에 따르는 생명 윤리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21세기에는 인간의 노화에 대한 비밀이 서서히 밝혀져 인간의 수명이 자신의 누릴 수 있는 최대 수명인 120세까지 연장될 지도 모른다. 현재 노화와 함께 노인들에게 자주 발병하는 노인성 치매 즉 알츠하이머 병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장기 이식이 보편화되고 또한 첨단 전자기계공학을 이용한 인공 장기도 개발되어 이 역시 인간의 수명 연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contsmark3|현재 우리가 피부로 실감하고 있듯이 정보통신 분야는 21세기에도 성장을 계속해서 우리 사회의 정보화가 놀라운 속도로 이루어 질 것이다. 이미 저궤도 통신위성, 개인용 휴대전화, 가상현실, 멀티미디어 서비스, 근거리통신망과 인터넷, 쌍방향 텔레비전 및 개별 신문, 신경망이나 지능성 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재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환경과 에너지 분야의 기술 역시 21세기에 두각을 나타날 첨단 기술 분야 가운데 하나이다. 전지구적 규모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현재 태양열과 수소를 이용한 에너지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즉 태양열을 이용한 난방과 태양 전지 등을 개발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물을 전기분해 한 뒤에 대기 오염을 전혀 유발하지 않는 수소를 만들어서 자동차와 여타 수송 수단 등에 보급하는 것이다. 대기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수소자동차, 수소를 대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수소저장합금, 연료를 적게 쓰는 초경량 자동차, 전기 자동차 등 환경 친화적 수송 장치가 현재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21세기에는 20세기에 나타난 수많은 산업처럼 에너지를 과다하게 낭비하지 않고 저에너지를 사용하는 산업이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21세기의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발전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정력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contsmark4|특수 금속 및 합금, 섬유, 플라스틱 등 신소재 분야에서도 놀라운 발전이 예상된다. 신소재 분야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고온초전도체 분야이다. 1986년 스위스 ibm의 베드노르츠와 뮐러가 과거보도 훨씬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 성질을 나타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인 이래로 77k 이상의 온도에서 초전도 성질을 나타내는 고온초전도체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이 고온초전도체는 양자간섭소자(squid), 자기부상열차, 초전도 자기 에너지 저장, 강한 자기장이 요구되는 핵융합 반응, 자기공명영상장치 등에 광범위하게 이용될 전망이다. 형상기억합금이나 앞에서 언급한 수소저장 합금, 탄소 60개가 축구공 모양을 하고 있는 c60과 같은 물질들도 현재 과학기술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미래의 신물질 후보들이다.
|contsmark5|다양한 종류의 로봇 개발 역시 우리 사회를 크게 바꾸어 놓을 것이다. 우주 공간, 깊은 바다, 극저온의 남극과 북극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 인간을 대신해서 작업을 하는 극한작업 로봇이 개발되고 있으며,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학습 능력을 지닌 지능성 로봇도 개발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분야로는 인체의 혈관이나 미세 회로에 침투해서 작업을 할 수 있는 마이크로로봇 분야를 들 수 있다. 이들 마이크로로봇은 인체의 혈관에 투입되어 동맥 경화의 원인이 되는 혈전을 제거하거나 산업체에서 미세한 부분에 대한 제작과 기계 수리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물질이나 기계를 분자 혹은 원자의 크기로 만드는 신기술인 나노테그놀로지 역시 우리의 미래를 바꾸어놓을 수 있는 21세기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원자나 분자 수준에서 기계를 만드는 기술은 마이크로로봇 제작 기술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contsmark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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