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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개혁 준비가 시급하다
  • 승인 1997.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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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정권교체가 확정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그토록 바랐던 방송개혁 실현을 위해 사상 최고의 호조건이 마련된 것이다.이미 공보처 폐지가 기정사실화됐고, 방송위의 독립성 강화, kbs mbc의 위상변화, 교육방송 공사화 등도 곧 가시화될 전망이다.
|contsmark1|그러나 정작 이를 맞는 방송계 내부의 개혁시계는 여전히 멈춰서 있는 느낌이다.개혁의 대상이어야 할 옛 나팔수들이 뻔뻔스레 ‘신용비어천가’를 소리 높여 읊조리고 있는가 하면, ‘신경영’ 운운하며 개혁을 참칭하기까지 한다.본질적으로는 별로 나을 것도 없는 옛세력의 분파들끼리 물밑 자리다툼을 벌일 뿐, 진정 개혁을 말해왔고 실현할 자격이 있는 ‘주체’들의 움직임은 아직 별 것이 없다. 몇몇 노조차원에서 성명서들이 발표됐을 뿐 구체적인 준비도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개혁주체의 실종상태다.
|contsmark2|우리는 이러한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우리 방송계의 독특한 퇴행성과 그로부터 도출되는 개혁행로, 방식의 특수성 때문이다.주지하듯 우리 방송계의 병은 이미 깊을 만큼 깊다.인적구조, 제도 그리고 관행 등 모든 차원에서 반민주와 굴종, 부패와 무능의 독소가 골수에까지 미쳐있어 자생적인 치유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다.단순히 위로부터의 몇몇 제도개혁으로는 제대로 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거니와 외부의 압력이 완화되는 그 순간부터는 온갖 독소들이 다시 창궐해 개혁을 형해화시켜버릴 위험성이 상존하는게 작금의 현실이다.따라서 방송개혁은, 본질적으로 외과수술이라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정권차원의 개혁만으로는, 그리고 우리가 단순히 지켜보는 것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그 시작부터 방송계 안과 밖이 서로 조응하고 추동해서 기존의 지배구조를 그 뿌리부터 송두리째 도려낼 수 있는가에 그 성패가 달려있는 것이다.개혁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고, 어떻게 구체화될 수 있으며, 어느 수준까지 심화될 수 있는가는 정권차원 보다는 오히려 우리 내부 주체들의 역량과 준비에 따라 결정될 문제인 것이다. 또하나 정치정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신정권 담당세력은 균일하지도 않을뿐더러 국민적 지지도에서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득권 세력의 반발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오히려 우리의 주체적인 역량으로 개혁의 헤게모니를 확고히 형성하고,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각자의 형편과 고민을 짐작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당장 눈앞에서 보너스가 5백 퍼센트 삭감되고 심지어 지명퇴직제마저 운운되는 imf 한파. 정식으로 권력이 이양되기까지는 가급적 기득권 세력의 반발과 중산층의 동요를 줄여야 한다는 정치적 고려. 혼탁할대로 혼탁해져 더불어 미래를 얘기할 수 있는 인사나 세력을 찾기 어려운 방송계의 인적구조 등 신중한 처신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contsmark3|그러나 신중함이 결코 능사는 아닐 것이다. 더구나 손을 놓고 방관하기에는 상황이 너무도 엄중하다.잠시의 태만으로 인해 개혁을 위한 모처럼의 기회를 그냥 흘려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도 못한 채 몇몇 앙상한 제도개혁만을 선물 받는데 그칠 수는 없지 않은가?지금 즉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철저한 자기반성의 기조 위에서 책임을 묻고 책임을 질 준비를 해야 한다. 방송계 내부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들을 철저히 선별해내야 한다. imf시대를 살아갈 방안을 주도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총체적인 하나의 실천 프로그램으로 기획해내야 한다. 송구영신의 계절, 낡은 것과 영원히 이별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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