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재승인 앞두고 명맥끊겼던 드라마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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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에 이어 채널A, MBN 내년 목표로 드라마 편성 검토

재승인 앞둔 ‘구색맞추기’ 편성일까. 자발적인 볼거리 확대 노력일까.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에서 지난해 시청률 참패를 겪고 제작을 접었던 드라마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TV조선이 최근 드라마 3편의 편성을 확정짓고 연말부터 방송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채널A와 MBN도 내년 방송을 목표로 드라마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2011년 종편 출범 당시 종편 4사 모두 드라마를 선보였지만 현재는 JTBC 이외의 종편에서 드라마는 자취를 감췄다. 초창기 0%대 시청률에 머물렀던 종편 입장에서 제작비 부담이 큰 드라마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가장 먼저 재개 움직임을 보인 곳은 TV 조선이다. TV조선은 KBS에서 ‘박정희 미화’에 대한 반발로 편성이 무산됐던 <불꽃 속으로>를 비롯해 <파랑새는 있다>, <신부가 필요해>를 편성하고 연말부터 방송을 순차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TV조선은 지난해 1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한반도>,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 <지운수대통> 등의 드라마를 방송한 이후 후속작을 내놓지 않고 있었다.

드라마 명맥이 끊어지다시피한 채널A와 MBN도 드라마 편성 검토에 들어갔다. 이영돈 채널A  제작담당 상무는 “종편의 특색에 맞는 드라마는 어떤 드라마인지, 효율적인 구조를 어떻게 만들지 등을 TF팀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먼저 내년쯤에는 몇편의 드라마를 선보이고, 2015년에는 더 늘리는 방안을 고민 중인데 12월에는 대략적인 윤곽이 나올 것 같다”라고 말했다.

MBN관계자도 “내년 3월경에는 프로그램 다양성을 위해 드라마와 코미디 장르를 다시 선보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출범 초반에 잦은 프로그램 교체로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개국 3년째가 되는 2014년에는 프로그램 장르 확대와 재방 비율 축소 등 전반적인 편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편성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목적이라면 종편 시청자 입장에선 반길만한 소식이다.

문제는 종편 3사의 드라마 재개 시점이 종편 재승인 심사와 맞물린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재승인을 염두한 일종의 ‘페이크’가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선 종편의 보도프로그램 편중 현상을 주요 문제점으로 꼽았다.

올 상반기 종편 4사 보도 편성 비율은 TV조선 48.3%, 채널A 47.5%, MBN 44.8%, JTBC 14.1%으로, JTBC를 제외하고는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또 지난 달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애초 사업계획서에서 편성했던 드라마를 올해 한 편도 방송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연유 때문에 종편의 드라마 편성 움직임은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식의 편성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한 종편 관계자는 “TV조선의 작품 모두 방영권만 산 작품으로 알고 있다”며 “<불꽃 속으로>의 경우도 다른 종편에서 모두 거절했던 작품인데 급하게 편성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시민단체와 이번 국정감사에서 종편의 문제점으로 줄곧 지적했던 부분이 현재의 모습이 종합 편성이 아니라는 지점이었다”며 “일부 종편의 재승인 탈락 가능성을 감안해서 드라마 제작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지만  이마저도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을까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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