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발언’에 ‘종북몰이’ 총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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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클리핑]종편채널 뉴스 ‘이념·정치 쏠림’ 뚜렷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 새누리당 지도부 등 여권 핵심부가 지난 22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시국미사에서 나온 박창신 원로신부의 ‘북한 연평도 포격’ 발언을 문제 삼아 25일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이에 조선·중앙·중앙 등 보수 신문들은 박 신부의 발언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이라는 핵심적인 문제제기는 외면한 채 종북몰이로 덧칠하는 데 골몰하는 모양새였다.

朴대통령-정총리, 사제단 발언 ‘강경 발언’

<한겨레> 1면 보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 신부의 발언을 겨냥해 “국내외의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들이 많다.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일들을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 <한겨레> 2013년 11월 26일자.

이어 정 총리의 발언 수위는 한층 높았다. 정 총리는 긴급 간부회의에서 박 신부의 발언을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적에 동조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사제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본을 망각한 언동으로 북한의 논리를 대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도발을 옹호하는 것으로, 결코 좌시할 수 없으며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최근 반정부 대남 투쟁 지령을 내린 뒤 대선 불복 운동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예의 주시하면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 사퇴 요구가 북한의 지령과 연계돼 있는 것처럼 주장했다.

민주당은 여권이 시국미사에서 나온 일부 발언에만 초점을 맞춰 맹공을 퍼붓자 “본질은 지난 대선에서 국가기관의 불법과 진실 은폐”라고 맞받았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견강부회식 덮어씌우기, 민주당과의 연계론 제기는 야비한 정략이고 여론공작”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사제들이 시국을 걱정하는 미사를 하게 된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며 “국가기관 대선개입 논란을 푸는 데 궁극적 책임이 있는 박 대통령이 사태의 엄중함을 방치해온 탓”이라고 지적했다.

조중동, 박창신 신부의 발언 핵심보다 사실 여부에 초점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는 박창신 원로 신부의 발언에 대한 사실 여부를 가리는 데 골몰했을 뿐 박 신부가 발언을 하게 된 이유, 즉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한 문제 제기에 대해선 외면했다.

<조선일보>는 3면에서 박 신부가 무책임한 발언을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조선은 박 신부가 지난 2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발언한 내용 가운데 “현재 댓글도 121만개인가 이렇게 되고 컴퓨터에서 개표 조작했다는 증거들이 많이 나와있다. 그러면 엄청난 부정이다”라는 내용을 전했다.

아울러 <조선일보>는 4면에서 정의구현사제단을 두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폭로로 6‧10 민주화 항쟁에 기여했으나 민주화 이후 좌경화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 <중앙일보> 2013년 11월 26일자.

<중앙일보>도 4면 ‘천안함 폭침 때 이지스함 3척?…해군 "당시 1척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창신 신부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며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박 신부는 22일 미사에서 천안함 사건을 거론하며 “이지스함에 1000개의 눈을 가지고 있는 게 세 대나 있다는데 엄청난 그 눈을 가지고 훈련을 하고 있는데, 북한 함정이 와서 어뢰를 쏘고 갔다? 이해가 갑니까?”라고 말했다.

중앙은 해군 측의 인터뷰를 빌어 “천안함이 폭침당한 2010년 3월 해군이 운용 중이던 이지스함은 세 척이 아니라 세종대왕함 한 척이었으며 세종대왕함은 당시 서해에 있지 않았다”며 “박 신부의 발언이 사실무근임이 드러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도 3면 기사에서 “전북 지역 일부 신부들의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미사로 촉발된 논란에 대해 가톨릭계 주류에서는 ‘일부 신부의 도를 넘어선 언동’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라며 “불교와 개신교 일각에서는 시국 움직임이 계속되면서 내부에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KBS·MBC 미사영상 무단으로 쓰며 종북몰이

공영방송과 보수 신문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 박창신 원로신부의 ‘NLL 발언’을 일제히 주요 쟁점으로 부각시키며 정의구현사제단 때리기에 나섰다. <한겨레> 3면은 “‘국가기관 불법행위 비판’은 외면하고 ‘종북몰이’로 국면 전환을 꾀하는 여권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KBS<뉴스9>은 25일, 전날처럼 머리기사부터 연속 네 꼭지로 박 신부 발언 논란을 보도했다. KBS는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국가 정체성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을 붙였다.

MBC<뉴스데스크>도 이날, 사흘째 박 신부 발언 관련 뉴스를 머리기사를 포함해 이어진 세 꼭지로 다뤘다. 정의구현사제단이 “민주화에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를 주도한 이후로는 사제단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주장했다.

기사에 따르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도 ‘종북’ 논란을 적극 키우는 태도를 보였다. 조선은 25일치 2면에 ‘대한민국수호 천주교인 모임’ 김계춘 신부 인터뷰를 실어 “사제단이 공산당을 이롭게 한다”는 말을 전했다. 중앙은 정의구현사제단에 대해 “노무현 정부 출범을 전후로 활동이 이념 쪽으로 쏠렸다”며 ‘종북’ 주장에 힘을 실었다. 동아는 박 신부 발언 기사에서 “종북주의자가 적입니까?”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어 한겨레는 KBS, MBC와 종합편성채널 TV조선, JTBC, 채널A는 시국미사를 촬영한 인터넷 언론 <팩트TV>의 영상이나 음성을 무단으로 사용해 비판을 받고 있다. 팩트TV 쪽은 “저작권 위반 행위로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KBS는 인터넷 블로거 ‘미디어몽구’가 찍은 사제단의 거리 행진 영상도 허락 없이 쓴 것으로 드러났다.

종편 뉴스 ‘이념·정치 쏠림’ 뚜렷

<경향신문>은 1면에서 “종합편성채널의 뉴스가 친정부·보수 쪽이고, ‘반공’이나 ‘종북’ 논리로 덧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9~10월 TV조선 <뉴스쇼 판>, 채널A <종합뉴스>, JTBC <뉴스 9>, MBN <뉴스 8> 등 4개 종편의 메인뉴스 앞부분에 배치된 10개 보도의 키워드를 분석했다.

기사에 따르면 두 달간 총 2440개의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이석기’가 293개(12%)로 가장 많았다. 하루 5개꼴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보도가 메인뉴스의 앞을 메웠다.

종편 4사의 키워드 2위엔 242개(9.9%)가 보도된 ‘채동욱’이 차지했다. 북한 212개(8.7%), 국정원 등 국가기관 대선개입 207개(8.5%), 북방한계선(NLL) 140개(5.7%), 사건·사고 135개(5.5%), 박근혜 대통령 126개(5.2%)가 상위 7개에 포함됐다.

이를 두고 경향은 “종편 메인뉴스의 앞부분에서 사건·사고를 뺀 6개 상위 키워드는 정확히 50%를 차지했다. 이념·종북 공세나 정치 이슈로의 쏠림 현상이 컸다”고 해석했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여론시장을 한쪽으로 심각하게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뒤흔드는 해악은 종편이 폭스뉴스를 빼닮았다”며 “언론을 표방하면서 정치적 목적으로 최소한의 금도마저 지키지 않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 <경향신문> 2013년 11월 26일자.

종편, 패널 대부분 친정부·여권 성향

<경향신문>은 종편채널의 키워드 분석에 이어 8면에서는 심층 패널 분석도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종편의 시사토크프로그램에 가장 많이 얼굴을 비친 패널은 ‘진성호 전 새누리당 의원’과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편에는 그 밖에 ‘철 지난 과거의’ 인물이나 극우·보수 발언을 직설적으로 쏟아내는 ‘반공투사’도 자주 출연하고 있다.

<경향신문>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전병헌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9월26일~10월25일 종편 시사대담프로그램 출연자 현황 자료(고정패널 포함)’를 받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11개의 시사토크프로그램은 TV조선의 <김광일의 신통방통> <돌아온 저격수다> <장성민의 시사탱크>, 채널A의 <박종진의 쾌도난마> <이언경의 직언직설> <탕탕평평>, JTBC의 <뉴스콘서트>, MBN의 <시사데이트> <시사마이크> <시사토크 두루치기> <시사스페셜>이다.

보도에 따르면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의 패널로 활동하는 진성호 전 의원과 신혜식 대표는 한 달간 출연빈도가 23회로 가장 많았다.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이 18회,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가 15회,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과 박상헌 공간과미디어 연구소장이 각각 14회로 뒤를 이었다.

또 ‘북풍 사건’ 등 각종 공안사건을 조작하고 안기부 공금 10억원을 횡령해 실형을 선고받았던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나 2004년 개최된 국가보안법 사수 국민대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관을 폭행하도록 방조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이명박 대통령 때 특별사면된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도 종편에 출연한 적이 있다.

이를 두고 경향은 “전문성이 입증되지 않고 우편향적인 패널들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나 자극적·선정적인 ‘막말’을 쏟아내면서 종편은 방통심의위의 제재를 많이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을 정치평론가라는 이름을 붙여서 출연시키는 것은 방송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일차적으로는 방송사가 알아서 해야 하지만 자정기능이 없다면 방통심의위에서 더 엄격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대표 회동… 전환점 가능성

민주당이 25일 새누리당을 향해 뜻밖의 당대표 회동을 전격 제안하면서 경색된 정국이 조만간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두 당대표의 만남은 아무런 합의도 이끌어 내지 못했지만 향후 국회 운영 정상화의 물꼬를 틀 중요한 변곡점은 충분히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신문> 4면 기사다.

서울은 “민주당은 이날 전격 제안을 통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미사’에 대한 새누리당의 공격에 쏠리는 여론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민주당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특검을 역제안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과 사초(史草) 폐기 등의 문제까지 모두 다루는 것이라면 특검도 고려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앞서 여야 대표는 국회에서 만나 정국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비공개 회동에서 김 대표는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포함하는 ‘2+2 협의체’를 구성해 국가정보원 개혁 특위와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 문제를 논의하자”고 황 대표에게 제안했다.

4인 협의체 중심으로 △대선 개입 의혹 규명을 위한 특위 신설과 특검 도입 △새해 예산안 중점 법안 논의 기구 신설 △기초단체 정당공천제 폐지 등 정치개혁 논의 기구 마련 등을 요구했다.

연제욱 청와대 국방비서관·옥도경 사이버사령관 소환 조사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국방부가 최근 옥도경(육군 준장) 사이버사령관과 연제욱(육군 소장) 청와대 국방비서관을 잇달아 불러 조사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한국일보> 1면 기사다.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조사본부가 사이버사령부의 조직적 정치 개입 및 국가정보원과의 연계 의혹 등을 살펴보기 위해 24일 연 비서관을 소환 조사했다"며 "연 비서관이 사이버사령관으로 재직할 때 참모장이었던 옥 사령관도 최근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수사에 착수한 조사본부가 현재까지 수사 대상에 올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요원은 전체 140여명 중 1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상당수 요원들의 인터넷 아이디(ID)와 아이피(IPㆍ인터넷 주소)에 대해서는 압수수색도 이뤄졌다.

▲ <한겨레> 2013년 11월 26일자.

기업들, 모바일 드라마 붐 일으킨다

<한겨레> 문화면에서는 스마트 기기의 보편화에 따른 SNS 드라마 붐을 주목했다.

기사에 따르면 현재 임슬옹(2AM)·김슬기 주연의 <무한동력>과 성열(인피니트)·남지현(포미닛)·클라라가 출연하는 <러브포텐-순정의 시대> 등이 오로지 온라인을 통해서만 드라마 팬들을 찾아가고 있다. 이밖에도 <20’s 스무살>(12월), <후유증>(내년 1월), <러브 인 메모리 시즌2>(내년 2~3월)도 줄줄이 방영 대기 중이다.

<러브 인 메모리>와 <무한동력> 등을 제작한 아폴로픽쳐스의 박선재 팀장은 “기업들이 만드는 SNS드라마는 광고보다는 정보에 초점을 맞춘다. <러브 인 메모리>가 사랑·꿈·가족을, <무한동력>이 청춘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기업이 하나의 인격체가 돼 2030 세대와 에스엔에스 누리꾼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했다.

12월 중순 온라인에 공개되는 <20’s 스무살>은 자체 케이블 채널들을 보유한 CJ E&M이 만드는 모바일 드라마라 눈길을 끈다. 안미현 홍보 차장은 “소비자 패턴 변화에 맞춘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모바일 플랫폼을 처음 시도하고 있다. 시청자의 피드백을 보고 맞춤 콘텐츠를 생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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