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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문제 해결 없는 정국 정상화 무의미”

[인터뷰] 국회 농성 중인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 박수선 기자l승인2013.11.26 17: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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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가 지난 25일 국회 앞에서 ‘공영방송 정상화’, ‘해직언론인 복직’ 등을 내걸고 지도부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지난해 방송사 연쇄 파업으로 농성을 벌인지 1년 6개월여만에 다시 거리로 나선 것이다.

그 사이 새 정부가 출범하고 방송사 사장도 바뀌었지만 언론 현실은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언론노조가 요구했던 ‘언론장악 진상규명 국정조사’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해직 언론인 복직’ 등 가운데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게 없다. 지난 3월 여야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한 국회 방송공정성 특별위원회는 성과없이 공전만하다 시한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25일 농성 돌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만난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정치권에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언론 문제에 ‘나 몰라라’하는 여당과 무능한 모습을 보인 야당에 실망을 넘어 “화가 난다”고 했다. 강 위원장은 “지금까지 여야가 보여준 모습으론 언론계 현안을 해결할 수는 없다”며 “언론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 청와대를 설득하는 모습이라도 여당이 보여야 한다는 촉구의 의미”라고 말했다.

  ▲ 지난 25일부터 국회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 ⓒ언론노조  
▲ 지난 25일부터 국회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 ⓒ언론노조

"언론계 현안 거래 대상 아니다"

강 위원장은 여야 동수에 방송공정성 특위 위원장까지 맡고 있으면서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민주당 방송공정성특위 위원들이 지난 25일 국회에서 농성을 벌인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절박함과 진정성을 보였다면 벌써 해결됐을 것”이라며 “눈치만 보다가 정작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가 되면 도망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 방송공정성특위 의제 중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우선 합의하자는 민주당의 제안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위원장은 “해직 언론인 문제는 언론장악을 해소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제작 자율성을 보장하는 장치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실질적·제도적으로 언론 장악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안”이라며 “거래 대상으로 삼거나 포기할 수 없는 요구들”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타협은 없다’는 그의 강경한 입장은 방송공정성특위에 요구한 세 가지 의제를 매듭지어야 답답한 언론 현실을 타개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치권이 언론 문제에 손 놓고 있는 사이 언론의 현실은 뒷걸음치고 있다. 방송사 안팎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제작· 보도 자율성 침해 논란으로 공영방송엔 ‘불공정 방송’이라는 꼬리표가 줄곧 따라붙고 있다.

지난 11일 총력 투쟁을 선언하고 2주간 지역을 돌며 만난 조합원과 지역민을 통해서도 이런 필요성을 체감했다고 했다. 그는 “국회 미방위 새누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해진 의원 지역구인 밀양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했는데, 밀양 송전탑 인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기자회견에 참여한 것을 보고 언론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며 “지역 조합원들 역시 ‘관제사장’에 의해 망가지는 일터를 보며 큰 분노와 깊은 좌절에 빠져 있었다”고 전했다.

언론노조는 이번 농성의 기한을 정해놓지 않았다. 강 위원장은 “적어도 연말 예산 국회까지는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정치권도 대표적인 사회 갈등 문제인 언론 현안을 해결하지 않고 다른 법안과 예산 처리를 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노조는 오는 29일에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방송공정성 특위의 논의 결과에 따라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하지만 강 위원장은 총파업 돌입 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KBS와 MBC 조합원들이 각각 3개월, 6월 동안 장기 파업을 벌인 뒤 겪었던 파업 후유증은  컸다. 파업 종료 이후 언론계 내부의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임기를 시작하면서 “조직 안정화”에 주력했던 그도 절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여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투쟁의 방법을 찾아 암중모색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며 “MBC 사장 등 방송사 사장의 대응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국회 방송공정성특위가 성과 없이 마무리 될 경우 정치권 압박에 집중해 왔던 언론노조의 활동 방향과 기조에 대한 재검토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강 위원장은 “정치권이 이정도로 무기력, 무능력 할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번 싸움에서 성과가 없다면 언론노조 역시 근본적인 투쟁 기조부터 다시 고민을 하는 내홍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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