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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모두 ‘에드워드 머로’가 될 필요없다 ”

[인터뷰]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방연주 기자l승인2013.11.28 17: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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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내보내고 있는 ‘김진혁의 미니다큐’(이하 <미니다큐>)가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미니다큐>를 만들고 있는 김진혁 교수는 자신의 이름 뒤에 붙던 ‘PD’ 대신 ‘교수’로 불린 지도 반 년가량 됐다. 하지만 일주일에 나흘은 자료를 찾아 공부하고, 영상을 제작하느라 PD시절과 별반 다를 것 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PD저널>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석관동 위치한 연구실에서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전 EBS PD)를 만나 <미니다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진혁 교수는 EBS에서 11년 간 <지식채널e>, <다큐프라임> 등 유수의 프로그램 연출을 맡아왔지만 지난 6월 회사를 떠났다. 그가 회사를 떠나기로 마음 먹은 건 <다큐프라임> ‘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편을 준비하다가 겪은 제작 중단 사태가 결정적이었다. 그는 비제작 부서인 수학교육팀으로 발령받았다. 사측은 또 ‘표적 감사’ 논란에도 <다큐 프라임> 전·현직 PD 45명에 대한 특별 복무 감사를 벌였고, 지난 10월 PD 20명에게 경고 조처를 내렸다.

김 교수는 당시를 떠올리며 “개인적으로 EBS 구성원들에게 죄송스러웠다. 차라리 징계조치를 받고 (EBS를) 나왔다면 마음이 그나마 편했을텐데 그렇지 못한 점이 미안했다”며 “계속 EBS에 남아있어도 계속 시끄러워질 것 같았고, 스스로 명분을 잃지 않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선후배분들에게 미안함을 갚고 싶다”고 말했다.

  ▲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PD저널  
▲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PD저널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김 교수는 PD에서 교수로 직업을 바꿨지만 여전히 “PD 생활의 연장선상 같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방송영상 관련 워크숍 강의들을 맡고 있다. 해당 강의는 실무 위주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아이템을 선정해 영상을 제작하면 김 교수가 조언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수업이다.

그렇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단이다 보니 어려움도 있다. 제작 현장에선 프로그램을 두고 스태프의 의견이 엇갈리면 연출자의 권한으로 방향을 정할 수 있다지만 강단에 선 교수로서 학생들이 작품을 두고 의견이 갈리면 이를 조율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럼에도 김 교수는 PD경력을 살려 학생들에게 ‘본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어떤 사안이든 학생들에게 다양한 각도로 깊숙하게 고민해 본질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요. 본질을 표현할 때에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고, 재미와 감동이 있어야 하고요. 주로 본질을 전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방법이 아닌 상대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기법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도 지난 9월부터 <뉴스타파>측의 제안으로 <미니다큐>를 제작하고 있다. <미니다큐>는 EBS PD로 있을 당시 만든 <지식채널e>의 형식과 주제의식이 비슷하다. 가장 먼저 선보인 작품은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머로가 ‘매카시즘’의 실체를 낱낱이 밝힌 에피소드를 다룬 2부작 ‘굿나잇 앤 굿 럭’(☞ 동영상 보기)이었다. 이어 3부작 ‘친일연구의 선구자 임종국’(☞동영상 보기)을 선보였고 현재 ‘복지국가 스웨덴의 비밀’을 내보내고 있다.

이들 작품들은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굿나잇 앤 굿 럭’편의 누적 조회 수는 17473건(27일 기준), ‘친일연구의 선구자 임종국’편은 17423건에 달한다. 최근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싼 언론 보도 행태와 여전히 해결의 물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교학사 역사 교과서 왜곡 논란’에 비춰보면 <미니다큐>의 조회 수는 유의미한 수치로 풀이된다.

  ▲ 김진혁 교수가 제작한 뉴스타파의 <미니다큐> 2부작‘굿나잇 앤 굿 럭’ⓒ동영상 캡처  
▲ 김진혁 교수가 제작한 뉴스타파의 <미니다큐> 2부작 ‘굿나잇 앤 굿 럭’ⓒ동영상 캡처
김 교수는 “매카시즘을 우리나라 상황에 빗대보면 종북 논리가 통용된다는 점”이라며 “‘종북몰이’를 하고 있는 큰 주체는 정치권이지만, 결국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이 보도를 통해 ‘종북몰이’를 재생산하는 또 다른 축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미니다큐>는 김 교수가 담고자 한 시의성과 사회 현안을 꿰뚫는 주제의식 모두 두드러진다.

김 교수는 <미니다큐>를 만들기 위해 일주일 중 나흘은 자료 조사하고 ‘핵심’을 찾는 데 고군분투한다. 임종국 선생의 일대기를 그리기 위해 수많은 책들을 발췌독하고, 스웨덴 복지국가의 비밀을 풀기 위해 정치·사회·문화적 흐름을 이해하는 게 필수라 방대한 자료를 읽는 걸 마다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인터뷰는 자연스레 공론의 장이 흔들리는 지상파 뉴스에 대한 보도 비평으로 이어졌다. <미니다큐>를 내보내고 있는 대안언론 <뉴스타파>에선 각종 현안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와 심층 취재를 하고 있는 데 반해 지상파 메인 뉴스에서는 연성화된 아이템들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상파 뉴스를 안 본지 오래됐지만 여기저기서 들은 지상파 보도 행태는 자해행위 수준이더라고요.특히 MBC는 과연 무엇을 얻고자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KBS·EBS는 수신료 인상을, SBS는 민영방송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지만 과연 MBC가 얻고자 하는 건 무얼까요. 현재 MBC는 경영권을 쥔 소수의 입맛에 따른 것이라는 거죠.”

이처럼 언론사마다 보도의 공정성이 갈대처럼 흔들리는 상황일수록 방송사 내부 구성원들이 ‘본질’을 찾고자 하는 데서 중심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언론인들 모두가 에드워드 머로가 될 필요는 없죠. 다만 어떤 사안에 대해서 고개를 돌리고 염세적이 되기보다 언론인 개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그러한 방향이 결국 언론사의 정체성을 되찾고 변화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방연주 기자  nalav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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