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민원 신청도 ‘내 멋대로 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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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민원 신청도 ‘내 멋대로 심의’
‘정미홍’ 종편 방송에 민원인 신청 사유 누락…‘손석희 뉴스’ 이중잣대 논란도 여전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3.12.1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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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공정성을 심의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심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가 출연한 TV조선 <뉴스쇼 판>과 손석희 앵커의 JTBC <뉴스9> 심의의 ‘이중 잣대’ 논란으로 방심위 내부에서조차 “정당성을 잃었다”(장낙인 위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방심위가 <뉴스쇼 판>에 대해 민원인의 심의 신청 사유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 언론노조는 11일 오후 방심위가 위치한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 추천 위원들이 방심위를 정권의 ‘충견,’ ‘검열기구’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방심위가 정미홍 전 아나운서를 출연시킨 <뉴스쇼 판>을 비롯한 3개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프로그램들을 심의하면서 민원을 낸 민언련에서 제기한 심의 신청 사유 일부를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 언론노조 등이 11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들의 ‘편향심의’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PD저널
앞서 민언련은 TV조선 <뉴스쇼 판>(1월 21일 방송), JTBC <뉴스9>(1월 21일 방송), 채널A <이언경의 직언직설>(1월 21일) 등의 방송심의규정 공정성(제9조), 객관성(제14조), 명예훼손(제20조) 위반 여부를 심의해 달라는 민원을 방심위에 제기했다. 이들 3개 종편이 해당 프로그램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김성환 노원구청장 등을 종북 성향으로 규정하며 재선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린 정미홍 전 아나운서를 출연시켜 동일한 주장을 방송에서 펼칠 수 있게 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방심위는 지난 11월 12일 열린 보도·교양방송특별위원회에서부터 이들 프로그램에 대해 방송심의규정 제20조(명예훼손 금지) 1항 위반 여부만 심의했다. 이를 둘러싼 문제는 지난 4일 <뉴스쇼 판>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 방송소위에서 터졌다. 야당 추천의 장낙인 위원이 해당 프로그램의 방송심의규정 제9조(공정성) 2항과 제14조(객관성), 제20조 1항 등을 위반을 지적하며 ‘관계자 징계 및 경고’의 법정제재(벌점 4점)를 주장하자, 여당 추천의 권혁부 부위원장이 민원인의 요구는 명예훼손 여부를 살펴달라는 데 있다며 ‘포괄 심의’를 거부하고 ‘문제없음’ 의견을 낸 것이다.

이희완 민언련 사무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명예훼손뿐 아니라 공정성과 객관성 위반 여부까지 심의해 달라고 요청한 것인데 명예훼손 여부만 살피고 여당 추천 위원들이 ‘문제없음’ 의견으로 정리하려 했다”며 “그간 시청자들의 심의 요청을 자의적인 잣대로 걸러낸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기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열린 방송소위에서 권혁부 부위원장은 “민원인이 심의를 요청하며 제시한 사유와 관련한 조항들을 (사무처에서) 빠짐없이 그대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포괄심의를 둘러싼 논란의 책임을 사무처에 물은 것이다. 이어 권 부위원장은 “(민원이 제기된) 공정성, 객관성 조항 위반 여부를 심의하기 위해선 진술인(해당 프로그램 책임자)을 다시 불러야 한다”며 위원들의 동의를 구한 뒤, TV조선 <뉴스쇼 판>에 대한 추가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그러나 TV조선 <뉴스쇼 판>에 대해 추가 의견진술을 받을 경우 공정성, 객관성 조항 위반 여부를 살피지 않은 채 ‘명예훼손 위반’ 관련 조항에 대한 검토만으로 방송소위에서 ‘문제없음’ 결론이 내려진 JTBC <뉴스9>와 채널A <이언경의 직언직설>과의 형평성 문제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여당 추천 방심위원 ‘이중잣대’ 심의 논란 ‘여전’

방심위가 자의적으로 누락한 심의 신청 사유를 포함해 추가 심의가 이뤄지게 됐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당초 <뉴스쇼 판> 심의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배경엔 방심위원들, 특히 여당 추천 위원들의 ‘이중 잣대’ 심의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권 부위원장은 <뉴스쇼 판> 심의를 둘러싼 논란의 책임을 사무처에서 자의적으로 민원인의 심의 신청 사유를 누락한 것에만 돌렸다. 하지만 지난 4일 방송소위에서 여야 추천 위원들이 격돌한 사유는 포괄심의에 대한 권 부위원장의 모순적인 태도에 있다. 당시 권 부위원장은 민원인이 위반 여부를 살펴달라고 제기한 심의조항 외 부분까지 포괄심의한 일이 없는 듯 말했지만, 지난 11월 27일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관련 소식을 전한 JTBC <뉴스9>(11월 5일) 방송에 대해선 다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JTBC <뉴스9>에 대해 제기된 민원은 방송심의규정의 공정성 관련 조항(제9조 2항) 위반을 여부를 심의해 달라는 내용이었지만, 권 부위원장은 의견진술을 위해 출석한 김상우 JTBC 보도국 부국장에게 “JTBC 뉴스의 몇 개 아이템이 심의규정의 공정성 조항뿐 아니라 다른 몇 가지 조항을 위반한 게 있어 출석을 요구했다”며 포괄심의를 예고했다. 실제로 이날 심의 과정에서 권 부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추천 위원들은 민원인의 심의 신청 사유가 아닌 객관성 조항 위반 여부 등을 모두 살핀 뒤 중징계 의견을 냈다.

이와 관련해 11일 기자회견에서 나선 언론·시민단체들은 “방심위가 심의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다. 특히 여당 추천 위원들은 정권에 불리한 내용을 방송한 프로그램에 가차 없이 ‘재갈 물리기’를 하고 있다.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만 해도 쌍심지를 켜고 단어 표현 하나하나까지 꼬투리 잡아 법정제재를 하는 등 방심위를 정권의 ‘충견’ ‘검열기구’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현재 방심위, 특히 여당 추천 위원들의 모습을 보면 정권의 시각을 방송 프로그램에 적용해 국민의 생각까지 조정하려는 것 같다”며 “근본 문제는 (정권 편향적인) 위원 추천제도 있는 만큼 더 이상의 ‘외눈박이’ 심의를 막기 위해선 관련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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