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3 장르 결산 ③ 예능]

KBS·MBC·SBS 등 2013년 지상파 3사 예능의 명암은 뚜렷하게 갈렸다. 주말 예능은 <일밤>의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관찰 예능으로 활력이 넘쳤지만 평일 심야 예능 프로그램들은 맥을 못 췄다. 방송사들은 파일럿이나 신설 예능을 선보이며 반전을 꾀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반면 MBC가 ‘아빠! 어디가?’로 방송가에 육아·직업을 소재로 한 ‘관찰 예능’ 붐을 일으켰다.

이밖에 시청률 변방으로 여겨지던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과 케이블 채널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채널A 등이 중장년을 타깃으로 한 ‘떼토크’에 머물었던 반면 JTBC는 색다른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썰전>, <히든싱어> 등을 선보이면서 나름의 입지를 다져갔다. 또 tvN은 ‘꽃할배’ ‘꽃누나’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 MBC <일밤-아빠! 어디가?>, KBS <해피투게더 시즌3>, SBS <땡큐>,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사진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 ⓒKBS, MBC, SBS

■ 평일 심야 예능 시청률 ‘와르르’= 평일 심야 시간대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들은 올해 성적이 저조했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TNmS가 1월 1일부터 12월 11일까지 조사한 22개의 심야 예능 프로그램(파일럿·종영 프로그램 포함)의 평균 시청률을 살펴보면 낮게는 2~3%대, 높아도 7~8%대에 머물렀다.

특히 지상파 3사의 장수 토크 프로그램들도 시청률 10%를 넘지 못했다. 지난 2007년부터 방영돼온 KBS <해피투게더 시즌3>와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는 각각 7.6%, 7.3%에 그쳤다. 현재 방영 중인 프로그램 KBS <안녕하세요> 8.7%, <우리동네 예체능> 6.8% MBC <나 혼자 산다> 4.1%, SBS <힐림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6.2% 등도 ‘중박’ 수준에 머물렀다.

새로운 예능과 파일럿 프로그램을 앞다퉈 내놓았지만 시청자의 마음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올해 폐지된 예능 프로그램만 해도 7개에 달한다. 그중 MBC <무릎팍 도사>는 7년 만에 폐지됐다.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도 ‘생방송’이라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지난 9월 막을 내렸고, ‘힐링 여행’을 표방한 <땡큐>도 5개월 만에 종영됐다.

스타급 MC 기용도 무용지물이었다. MC 강호동이 지난 1월 복귀작으로 택한 <달빛 프린스>는 시청률 3.7%로 두 달 만에 폐지 수순을 밟았고, 황신혜·심혜진 등 여배우들이 출연한 MBC <토크클럽 배우들>은 혹평 속에 두 달 만에 폐지됐다. 신선함을 무기로 한 파일럿 프로그램의 성적표도 영 좋지 않았다. KBS <근무중 이상무>(3.3%), <바라던 바다>(2.3%), SBS <유행의 발견>(5.2%)등 시청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종영됐다.

■ 육아 앞세운 ‘관찰 예능’ 약진 = 평일 심야 예능이 삐걱대던 것과 달리 주말 예능은 상승세를 탔다. 출연자의 일상을 밀착 촬영하면서 재미있는 요소를 발견하는 ‘관찰 예능’이 방송가를 휩쓸었다. 특히 ‘스타 주니어’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과 천진난만한 반응은 ‘관찰 예능’에 신선함까지 더하면서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넓혔다.

연예인 아빠와 다섯 자녀의 여행기를 그린 MBC ‘아빠! 어디가?’는 ‘육아 예능’ 열풍에 불을 지폈다.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는 윤후, 성준, 김민국, 송지아, 이준수 등은 시청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고, 시청률도 매회 10%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KBS도 지난 추석 연휴 때 파일럿으로 선보인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지난 11월부터 일요 예능으로 정규 편성했다. 48시간 동안 연예인 아빠들이 자녀를 돌보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추성훈의 딸이자 ‘먹방계의 샛별’로 떠오른 추사랑과 타블로의 딸로 ‘시크함’이 돋보이는 이하루가 인기를 끌면서 ‘아빠! 어디가?’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 밖에도 ‘관찰 예능’은 군이나 소방 체험 등으로 확장됐다. 일곱 명의 연예인들이 군 생활을 직접 체험하는 MBC ‘진짜 사나이’가 인기를 끌자, 소방관(SBS <심장이 뛴다>), 경찰관(KBS <근무 중 이상무>) 등 유사한 포맷의 예능이 잇따라 나왔다.

이처럼 ‘관찰 예능’의 붐은 육아·가족·직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주말 예능의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육아 예능’에 출연하는 아이들을 겨냥한 안티 카페가 개설되거나 인신공격성 발언을 포함한 악성 댓글이 난무하기도 했다.

▲ tvN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tvN

■ ‘틈새’ 파고든 종편과 케이블= 지상파가 ‘육아 예능’으로 ‘가뭄에 단비’ 효과를 누릴 때 종편과 케이블 채널은 좀 더 자유롭고, 다양한 포맷을 시도하면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다. 지상파에서 스타 예능 PD들이 대거 옮겨간 JTBC와 tvN은 ‘킬러 콘텐츠’를 선보이며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았다.

JTBC는 타 종편들이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떼 토크’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19금’, ‘모창’으로 틈새를 파고들었다. ‘하드코어 뉴스깨기’와 ‘예능 심판자’라는 코너로 구성된 연예계·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썰전>, 청중단 100명이 블라인드 뒤에 숨은 ‘진짜 가수’와 모창자를 가려내는 <히든싱어>는 시청률 상승세다. 신동엽, 성시경, 허지웅, 샘 해밍턴이 ‘19금 연애’ 토크를 벌이는 <마녀사냥>도 지난 11월 Mnet <슈퍼스타K 5> 시청률을 제치기도 했다.

케이블 채널 tvN은 나영석 PD와 예능 작가 군단의 기획력·섭외력으로 지상파 못지않은 화제성을 모았다. <꽃보다 할배>와 현재 방영 중인 <꽃보다 누나>는 해외배낭 여행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를 담아내 다양한 연령대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췄다.

특히 이순재, 박근형, 신구, 백일섭을 비롯해 윤여정, 김자옥, 이미연, 김희애 등 예능에서 쉽사리 만나기 어려운 배우들이 ‘숨은 예능감’을 선보여 프로그램의 인기를 높이는 데 한몫 했다. 이를 보여주듯 <꽃누나>는 지난달 29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10.5%(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시청률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