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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방송 장르 결산 ④ 시사교양 결산]

이명박 정권에 이어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2013년에도 시사프로그램의 수난은 계속됐다. 정권에 민감한 아이템 보류되고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와 관련된 프로그램은 많아졌다. 다큐멘터리는 3D, 초고화질 등 최첨단 기술과 만나 꽃을 피웠다.

■시사·역사 프로 위축=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시사프로그램도 불방 논란과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 등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가정보원과 관련된 아이템을 다룬 KBS <추적 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무죄 판결의 전말’ 편과 MBC <시사매거진 2580> ‘국정원에 무슨 일이’ 편이 모두 불방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8월 간첩혐의로 구속된 서울시 공무원 유 모씨의 1심 무죄 판결 과정을 다룬 <추적 60분>은 KBS 심의실에서 ‘재판 중인 사건’이라는 이유를 들어 한 차례 방송이 연기돼 내부 구성원은 물론 언론·시민단체로부터 거센 반발을 얻었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국정원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취재한 MBC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 6월 23일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담당 부장의 방송 거부로 통편집됐다. ‘국정원에 무슨 일이’ 편은 검찰의 국정원 수사 결과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국정원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반론, 쟁점별 정치권의 여야의 목소리를 담을 계획이었으나 끝내 빛을 보지 못했다.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진 역사프로그램 편성이 강행되기도 했다. KBS는 지난 4월 봄 개편에서 ‘박정희 미화’ 의혹이 제기된 현대사 프로그램 <다큐극장>을 내부 구성원들의 거센 반대에도 외주제작사를 통해 편성을 확정했다. 당시 내부에서는 “박근혜 정부 출범에 맞춘 ‘박정희 신화 만들기’ 프로그램”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 KBS <추적 60분>(좌), MBC (우). ⓒKBS, MBC

■3D·UHD 다큐 열풍= 올 한해 지상파 다큐멘터리에서는 3D, 초고선명(UHD, Ultra High Definition) 기술 도입 등 ‘보는’ 즐거움에 대한 시도가 이어졌다.

지난 11월 방송된 MBC <곤충, 위대한 본능>은 치열한 곤충들의 생존 본능을 세밀하게 관찰하기 위해 최첨단 3D 카메라를 비롯해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 3D 접사 카메라 등 총 8종류의 3D 카메라가 사용됐다.

EBS에서는 세계문명사 대기획 <위대한 바빌론>, <위대한 로마>를 EBS의 독자적인 3D 방식으로 제작했다. EBS는 지난 2011년 3D 입체다큐멘터리<신들의 땅 앙코르>, 2012년 <한국의 강> 등을 3D로 제작하며 자체 기술을 쌓아왔다.

<위대한 바빌론>에서는 바벨탑, 고대 바빌론 시티, 왕궁, 공중정원 등을 3D 입체 컴퓨터 그래픽으로 복원했고, <위대한 로마>에서는 3D 기술과 컴퓨터 그래픽(CG), 그린스크린 합성을 총동원한 하이브리드 영상기법을 적용했다.

또한 3D와 UHD 기술을 접목한 다큐멘터리도 선보였다. 조선 제22대 왕인 정조의 수원 화성 행차를 담은 KBS 2013 대기획 <의궤 8일간의 축제>는 국내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4K UHD와 3D 방식을 결합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이러한 3D 열풍은 기존에 제작된 2D 다큐멘터리를 극장용 3D 영화로 재탄생시켰다. 지난해 8월 KBS 1TV에서 방송되며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슈퍼 피쉬>는 지난 7월 3D로 재작업되며 더욱 현장감 있게 그려졌다.

▲ MBC <곤충, 위대한 본능> ⓒMBC

■창업·취업 프로그램 곳곳에= 올해 창업, 취업 등 일자리와 관련한 교양 프로그램이 방송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KBS는 지난 10월부터 혁신적인 ‘중견기업’을 발굴해 참된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내용의 <작은 거인>을 방송 중이다. 또한 청년 창업 오디션쇼 <황금의 펜타곤>은 IBK기업은행이 후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결선 진출팀에게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최종 우승자에게는 창업지원 프로그램과 함께 상금 1억원을 지급한다.

MBC는 지난 8월부터 고용노동부가 청년 해외 취업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케이 무브(K-Move)’사업과 연계한 <일자리 창조 프로젝트-드림헌터>를 방송하고 있다. 또한 청년위원회 등의 지원을 받아 국내 유수의 창업경진대회에서 상위 입상한 검증된 인재를 대상으로 한 아이디어 경연대회 <창업서바이벌 왕중왕전 골든 게이트>를 17일 선보였다.

tvN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역시 미래창조과학부와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고용노동부의 후원을 받아 제작된 프로그램으로 기존에 없던 일자리 아이디어를 가진 도전자들이 겨루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 중에는 정부가 기획하거나 제작을 지원한 것도 있어 방송이 정부의 정책 홍보를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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