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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MC교체 약속 불이행 사측 규탄…새노조, 피켓시위

지난해 낙하산 파문을 일으켰던 KBS <TV쇼 진품명품>(이하 <진품명품>) MC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사측의 MC 재선정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제작진과 노조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진품명품> 제작진은 2일 ‘아뢰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새로운 MC선정이 조속히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이뤄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아서 방송이 파행되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경영진과 사측 간부들에게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우리는 녹화 차질이 염려돼 MC없이 스페셜 방송을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묵살됐다”며 “18년 동안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 온 이 프로그램의 앞날은 이제 한 치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새해 첫 방송 녹화가 이뤄지는 2일 오후 4시 예정된 녹화가 불투명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제작진은 “오늘 녹화는 아무도 모른다. 녹화 시간이 되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KBS본부)도 2일 오전 8시 본관 1층에서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피켓팅을 벌였다. KBS본부는 사측이 MC 재선정 문제를 미룬다면 지난해 TV위원회에서의 내용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가 2일 오전 8시 본관 1층에서 MC 교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사측을 규탄하는 피켓팅을 벌이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
<진품명품> 사태는 2012년 10월 사측이 제작진과의 사전 협의 없이 진행자를 돌연 교체하겠다고 통보해 ‘제작 자율성’ 훼손 논란이 일며 시작됐다. 이후 11월 11일 KBS PD협회와 언론노조 KBS본부가 공동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요구로 열린 TV위원회에서 사측이 김동우 아나운서 포함 MC 재선정·제작진 의견 수렴 등을 약속하며 잠시 일단락된 바 있다.

그러나 제작진은 지난해 12월 30일 프로그램 부분 조정에서도 MC 교체가 논의되지 않았다며 사측의 약속 불이행을 문제 삼았다. 

지난 해 12월 23일자로 진주방송국장으로 발령난 <진품명품> 박상조 PD가 인사를 거부하자 사측은 MC 교체를 거듭 약속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또 지난 11월 7일 김동우 아나운서의 <진품명품> 첫 녹화 당시 교양문화국장은 감정위원들에게도 새해부터 MC를 교체한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은 2일 성명에서 “MC선정과정에서 TV본부장과 교양문화국장은 어떤 힘도 없음을 절감한다”며 “KBS는 상식이 사라진 조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한 결정을 하는 어떤 힘만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작진은 “TV본부장과 국장이 PD대표들과 합의한 내용을 번복하게 하는 힘, 국장이 외부인사와 약속을 파기하게 하는 힘, 제작 PD 둘을 다른 곳으로 강제발령 시키는 힘, 본부장이 박상조 PD에게 한 말을 거짓말로 만드는 힘, 상식을 벗어난 이런 결정을 하는 힘들이 어디서 나오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작진은 “상식이 존중되는 회사를 원한다”며 “새로운 MC선정이 조속히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아서 방송이 파행될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경영진과 사측간부들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KBS본부도 2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누가 편성위원회 합의를 파기했는가? 길환영 사장은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KBS본부는 “12월 30일, 사측이 약속했던 TV프로그램 개편이 이뤄지는 순간, 장성환 본부장과 백항규 교양국장은 MC 교체 약속을 파기하고 또 다시 문제를 원점으로 돌려버렸다”며 “그들이 뱉은 모든 약속과 합의를 하루아침에 뒤집은 것이다. 지난 두달간 계속된 제작진과 PD집단의 노력에 침을 뱉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와 KBS PD협회(회장 홍진표), 제작진 및 KBS PD들이 2일 오후 3시부터 녹화가 진행될 TS-1 스튜디오 앞에서 MC교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회사를 규탄하며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
KBS본부가 성명서와 함께 공개한 지난해 11월 TV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진품명품>이 MC를 ‘KBS 편성규약’의 기본 정신에 입각, 제작진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다음 부분 조정 때 까지 논의하여 선정한다고 해도 되겠습니까”라는 홍진표 PD협회장의 질문에 장성환 TV본부장, 백항규 교양문화국장은 “그렇게 생각해도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KBS본부는 “더 늦기전에 약속을 파기한 장성환 본부장과 백항규 국장은 TV편성위원회 합의사항을 이행하라”며 “또한 길환영 사장은 <진품명품>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PD저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TV본부장과 교양문화국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TV본부장은 <정도전> 제작 발표회 참석으로 통화가 어렵다고 밝혔으며, 교양문화국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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