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인터넷 상용화 20년, 무엇을 바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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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말의 해, 청마(靑馬)의 해라고 한다. 그런데 2014년은 인터넷 역사에서도 의미 있는 해이다. 바로 인터넷이 상용화 된 지 20년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1994년 6월 한국통신(현 KT)이 최초로 인터넷 상용 서비스인 KORNET을 개시했고, 이후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ISP)와 기업들이 이메일과 홈페이지 등을 활용해 일반인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20년이 지난 2014년은 유선을 넘어 무선인터넷이 보편화하고,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터넷이 인간에게 공기나 물과 같은 일상적인 것이 됐다.

불과 20년 만에 인터넷이 일상에 미친 영향은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변화는 충격이라 할 만하다. 정치적으로 인터넷을 활용한 정치, 행정행위가 가능하고 시민들의 인터넷 정치참여도 가능하다. 경제적 변화는 더욱 거대하다.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 세계적 기업의 반열에 오르는가 하면, 이른바 ‘굴뚝산업’으로 불리던 제조업도 인터넷과 결합하여 혁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자동차 전시장이 어느 사이엔가 첨단 전자장비와 무선인터넷 경연장이 된 지도 오래다.

사회‧문화적인 변화는 충격을 넘어 ‘쇼크’라는 표현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인간 일상 모든 것이 네트워크화되고 인터넷만으로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특히 무선인터넷과 스마트 폰의 보급은 인터넷의 진화를 가속화 시켰다. 심지어 인터넷만 연결되는 공간에서 살기가 가능할 정도이니 말이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분야일 것이다. 미디어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가 상용화되었고 신문과 라디오, 방송이 인터넷과 결합하는 컨버전스 미디어가 가능하다. 여기에 전문가에서 수용자로의 정보전달과정이 약화하고, 무선 인터넷을 이용한 1인 미디어가 등장했으며 이를 전문으로 서비스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활성화되고 있다.

인터넷은 세 가지 측면에서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추동하고 있다. 첫째, 전통적 미디어 공급자와 유통자, 수용자 구분이 의미 없게 되었다. 인터넷이 등장하고 뉴스와 정보 생산, 소비구조는 변화 중이다. 공급, 유통, 수용자간 경계가 없어지고, 융합이 진행되고 있으며 새로운 정보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둘째, 시민이 참여하는 미디어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시민참여 저널리즘 또는 1인 미디어라고 하는데 무선인터넷과 간단한 응용 프로그램으로 가능하다. 중계차가 없어도 실시간 동영상 송출이 가능하고 현장에서 타인과 연결이 가능하다. 거대 자본과 인적 자산 없는 미디어 운영도 가능하다.

셋째, 소셜 미디어로 불리는 SNS 중심의 정보 유통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불특정 다수를 추천받는 공개형 SNS에서 선택적인 반공개 폐쇄형 SNS가 보급되면서 개인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소비하여 미디어 환경은 더욱 다원화되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20년 동안 겪어왔던 것 중에는 부정적 문제도 많다. 익명성, 악성댓글, 프라이버시 침해, 사이버 따돌림, 불법 허위정보의 유포, 사이비 인터넷 언론사, 과도한 이념적 분극화, 사회적 갈등 양산 등 문제점도 많다.

▲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
하지만 인터넷 보급 20년을 돌이켜 보면, 인터넷이 가진 장점은 더욱 많다. 이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인터넷을 사용하고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봐도 인간은 자신에게 유용하지 않는 기술은 아무리 뛰어나도 선택하지 않는다. 결국 인터넷이 오늘날 사회 전 분야에 걸친 변혁을 야기한 것을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인터넷 미디어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도 있지만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한다면 인류는 금속활자 이래 가장 거대한 정보혁명을 진행시킬 수 있다. 앞으로 인터넷은 지나온 20년과 마찬가지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여러 변화를 가능케 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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