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원칙에 충실한 프로가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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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 원칙에 충실한 프로가 빛을 발한다”
올해의 PD상 받은 EBS <아기성장보고서>류재호·유규오 PD
  • 이서라
  • 승인 2003.03.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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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똑똑한 아기가 아닌 ‘행복한 아기’로 자라는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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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특별기획 <아기성장보고서> (방송 2002년 12월 30일∼2003년 1월3일)를 연출한 류재호·유규오pd가 말하는 프로그램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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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통해 한 아이의 아빠로서 변화를 느꼈다는 류pd는 “제작 후 스스로 아기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미혼인 유pd를 두고 “요즘 들어 외롭다는 말을 하는 것 보니 프로그램 영향인 것 같다”며 슬쩍 프로그램 영향력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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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방송위원회 기획상 수상으로 이미 프로그램의 비전을 인정받았던 <아기성장보고서>는 방송 후 민언련,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등에서 ‘이 달의 좋은 방송’, ‘이 달의 pd상’ 등을 수상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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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에게도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방송 후 재방 요청과 테이프 구입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특히 아동 관련 전문가들이 강의 교재로 쓰고 싶다는 요청도 많다. 국내에서 아기발달 연구가 전무한 상황에서 이번 방송은 학술적인 성과까지 제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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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다큐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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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다큐 영역이 어느 정도 구축된 ebs는 비 자연다큐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 위해 2001년 2월, 인문다큐 팀을 구성했다. 그러던 와중 3월 예나(류pd 딸)가 탄생하면서 아기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데다 유pd도 아기성장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터라 아이템 공유는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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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아빠와 어서 빨리 아빠가 되고 싶은 두 pd가 만나서인지 <아기성장보고서>에서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했던 것도 아기에게 가장 필요한 정과 사랑을 듬뿍 주라는 부모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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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반향이 컸던 내용은 세 번째 방송된 ‘부모와 아기의 애착’편. ‘엄마와 아기의 초기 관계가 어떻게 맺어지는가에 따라 학습능력, 친구관계 등 나머지 인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메시지로 그 동안 ‘인지’에 초점이 맞춰졌던 아기발달 연구 분야에 새로운 지식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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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안전에 세심한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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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박수용 pd(<시베리아, 잃어버린 한국의 야생동물을 찾아서>)에 이어 두 번째로 ebs에서 ‘올해의 pd상’을 거머쥔 <아기성장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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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성장보고서>에는 출연한 아기만도 100여명에 이른다. 류재호pd는 “요즘 엄마들은 예전과 달리 아기의 모습을 기념으로 남기고 싶어해 섭외하는 데 생각만큼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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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참여한 전문가도 30∼40여명. 전문분야가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아기의 한가지 반응을 갖고도 다양한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작기간도 대략 1년 반정도가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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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가장 주의했던 부분은 역시 ‘아기들의 안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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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비를 소독하고 조명도 특수조명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하고 촬영도 아기가 힘들어하지 않도록 짧게 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예상했던 반응을 보여 부랴부랴 촬영 장비를 갖춰오면 아기가 그냥 잠들어 허탈했던 경험도 부지기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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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6월에 방송될 예정이었는데 2월에 체크해보니 10분의 1도 채 제작이 안돼 고민 많이 했었다”며 결국 늦출 수밖에 없었던 당시 암담했던 상황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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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은 아기 돌이라며 초대도 하고 연락이 계속되는 엄마들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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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류 pd는 프로그램에 딸 예나와 카메라맨의 아들 명환이까지 출연시키기도 했다. 류 pd는 “아기들은 장시간 촬영하면 힘들어하지만 내 애니깐 반응이 나올 때까지 욕심을 부렸더니 감기까지 걸리고야 말았다. 결국 계부가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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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후속편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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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pd는 “프로그램 제작 시 상황 연출에 대한 유혹이 있다”고 솔직하게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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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를 속이지 않고 사실에 근거해 정도를 걷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이번 프로그램이 좋은 평을 받았던 것도 원칙에 충실해서 그런 것 같다”고 그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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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아기’란 아이템이 확정 됐을 때는 주로 영재 교육이나 아기를 똑똑하게 키우는 방법 등의 소재가 많이 거론 됐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료를 검토해봤으나 특별한 의미가 없어서 원래 계획대로 했다. 소신껏 하길 잘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똑똑한 아이를 키우는 법, 영어를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 등을 다뤘으면 아마 올해의 pd상은 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들은 다시 한번 수상기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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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그들은 ‘사람들이 더욱 행복하게 사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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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아기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이들은 많은 시청자들의 요청으로 후속 편의 검토 중에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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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당일까지도 수상 결과를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수상 결과 발표때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살짝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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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류재오, 유규오 pd는 시상식 바로 전에 카메라가 다른 팀을 잡고 있어서 “저 팀이 됐나보다, 5부 작 가지고는 안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그런데 조금 있으니 카메라가 우리 쪽으로 오는 것을 보고 그 이후부터는 너무 긴장한 탓인지 상황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며 환한 웃음을 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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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과 철학을 지키는 한 그들은 그렇게 항상 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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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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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성장 보고서> 수상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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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 방송위원회 대상 기획상 수상(200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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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위원회 “이 달의 좋은 프로그램”(2002. 12)▷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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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pd상” (200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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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언련 “이 달의 좋은 방송” (2003.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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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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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재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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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6월 교육방송 입사1996년 3월 의학다큐 ‘건강을 위한 40분’ 연출1997년 3월 ebs 스페셜 ‘사숙, 그 오랜 가르침’ 등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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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규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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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7월 교육방송 입사1997년 8월 딩동댕 유치원 연출1998년 2월 논리와 논술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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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가 본 남편, 류재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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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아내는 ‘굳세어라 금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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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pd가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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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견상 pd라는 직업이 남부러울 수도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항시 엄청난 노력, 과중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시달리는 존재다.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달리 어떻게 해줄 수 없어 안쓰러울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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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고 싶은 직업이기도 하지만 선뜻 다가서기 어려운 직업이기도 하다. 많은 시간을 공들여 작품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갖는다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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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나는 그가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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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아이와 혼자 나가 아빠와 손잡고 있는 다른 가족을 보면 질투가 난다. 쉬는 공휴일 혼자 회사를 지키겠다는 것인지… 늦게 귀가한다는 전화도 받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아이가 아빠를 찾을 때, 맛있는 저녁밥 해놓고 기다릴 때, 결혼기념일 등등.정말 pd 아내는 ‘굳세어라 금순이’이어야 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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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때로 나는 pd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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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과 편집 때문에 몇 일을 뜬 눈으로 지새우기도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텔레비젼에 그가 해 놓은 작품이 시작할 때면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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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행착오의 시간이 지나고 땀과 노력의 결과물이 탄생하는 순간, 그는 얼마나 감격스럽고 가슴이 벅차 오를까. 이 때가 되면 남편으로서, 아이 아빠로서 그 동안 괴씸(?)하고 서운했던 마음들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리고, 오히려 pd 아내라는 사실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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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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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배가 본 선배 유규오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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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를 에드워드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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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유규오 pd를 에드워드(edward)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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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 팀장, 실장님도 자주 그러시는 걸 들었다. 별명 혹은 별칭이 에드워드 노튼, 에드워드 펄롱 같은 영화배우와 영화감독인 에드워드 양(양덕창)의 이름과 같고 기획다큐멘터리를 2년여간 공들여 프로듀서상 대상을 타고 현재는 정책기획실에 근무하는 pd라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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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으로 방송국 경영자 과정을 거치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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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성의 모든 부서를 거치고 제작경력만큼 편성프로듀서 경력이 많고 정책실에도 근무하고 ebs의 중요한 수입원의 하나인 출판사업분야도 잘 알아 10년 차 pd가 너무 많은 경험을 하지 않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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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pd는 다른 사람 말 잘 들어주고 소탈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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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장단점과 무엇보다 자기자신과 현재 진행중인 일의 본질과 방향에 대하여 점쟁이 수준으로 집어내는 통찰력과 분석력이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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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이란 이미지도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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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을 탄 걸 스스로 행운이라고도 표현하지만 옆에서 본 제작기간 마지막 6개월간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진하는 것을 본 저로서는 좋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이 부럽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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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은 충분한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된다. <아기성장보고서>를 책으로 엮어 내는 일도 프로그램처럼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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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학교입시팀 김훈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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