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D연합회(회장 홍진표)가 정병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대법관 후보로 제청하지 말아달라는 의견서를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24일 전달했다.
한국PD연합회는 의견서를 통해 “현재 추천된 정병두 연구위원은 사회적 논란의 정점에서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지 못하고, 언론자유를 말살하는가 하면 사회적 약자에 대해 무참히 짓밟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며 “‘정치검사’ 정병두 씨가 대법관 후보로 추천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6일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제청대상 후보자로 정병두 연구위원 등 5명을 추천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들 가운데 한 명을 후임 대법관으로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정 연구위원은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한 주요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당시 <PD수첩> 사건을 맡은 임수빈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검사는 무혐의 의견을 주장하다 결국 다음해 1월 사표를 냈다.
한국PD연합회는 “당시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무리하게 기소를 밀어붙였다”며 “그 과정에서 정 검사는 김은희 작가의 개인 이메일을 악의적으로 짜 맞춘 뒤 공개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하는 것도 모자라 피의사실 공표 죄까지 저지르는 등 범법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MBC PD협회(회장 박건식)도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PD수첩> 보도는 대법원에서 무죄를 판결 받았다”며 “그렇다면 정 연구위원은 대법관이 되려고 발버둥치기보다 부당한 기소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자중하는 것이 도리에 맞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지난 22일 “정병두 연구위원이 언론의 자유 등 기본권을 지켜주고, 공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을 지켜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며 “정치권력에서 독립적인 사법부를 만들고 국민 신망을 받아야 할 대법관으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입장을 밝혔다.